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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왜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보다 가치 투자를 강조할까

모멘텀 의존하는 투자는 변수 많아…가치 투자의 기본 '배당주'에 대한 시각 바꿔야

2022.12.07(Wed) 10:23:33

[비즈한국] “시청률을 올릴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한 경제방송의 PD는 항상 시청률을 올릴 고민을 했다. 최신 경제 뉴스를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도 해보고, 인기 경제전문가도 섭외해봤다. 프로그램 이름이나 스튜디오도 시청자의 눈길을 끌 수 있도록 바꿔도 봤다. 그러나 그는 결국 이렇게 말했다. “시청률을 올릴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주식 종목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 것이었어요.” 결국 시청자이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종목 선택’이었던 것이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늘 오를 것 같은 개별 종목에 쏠려 있지만, 전문가들은 늘 가치 투자를 강조한다.

 

사실 주식 투자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 투자뿐만 아니라 그동안 소개했던 여러 재테크 방법에서도 ‘투자를 해야 할 곳’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다. 모 자산운용사 대표도 “항상 주식 투자를 꾸준히 해야 한다, 장기로 투자해야 한다, 가치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강조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내왔다고 했다. 그렇다면 궁금해졌다. 도대체 어떤 종목으로 수익을 냈을까. 또 어떤 종목을 좋아할까. 하지만 그는 어떤 종목인지, 어떤 종목이 유망한지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했다. 당시 수익을 냈던 기업의 상황도 변했거니와 특정 기업을 거론함으로써 색안경이 씌워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모멘텀이 가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실적 모멘텀’이니, ‘호재 모멘텀’이니 하는 것들 말이다. 긍정적인 기대감이 있어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매수하고, 모멘텀이 없어 주가가 지지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면 매도하는 방법이다. A 회사의 임원 B씨는 항상 “회사 주가는 더 올라야 하므로 지금이라도 투자하라”고 말했다. A 라는 기술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 회사 주가는 꾸준히 올랐다. 팬데믹 시기에도 다른 회사들의 주가가 내려가는 사이, A 회사의 주가는 잘 버텼지만, 지난해부터 급락하기 시작했다. 재무 건전성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한탕을 노리는 모멘텀 투자보다 가치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주식으로 돈을 벌기 위해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고집했다. 첫 번째 원칙은 ‘절대로 손해 보지 않는 것’이고 두 번째 원칙은 ‘첫 번째 원칙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배당’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배당주 투자에 대해서는 ‘찬 바람 불면 호빵 대신 배당주, 지금 사도 될까’에서 언급한 적이 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배당 수익에 관심을 두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쓴 글이었다. 보통 배당주는 배당 기산일이 끝나면 주가가 하락한다. 지급할 배당금만큼 주가를 할인하는데 이를 배당락이라고 한다. 이 때문에 배당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연말에 나오는 배당을 보고 11월이나 12월에 사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오히려 배당락이 이뤄져 주가가 하락한 시점에 주식을 사는 방법도 있다. 배당을 주는 기업은 한 해만 주는 것이 아니라 그다음 해에도 비슷한 수준으로 주기 때문이다.

 

연초가 되면 배당금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기 때문에 과도하게 떨어진 고배당주를 살 수 있는 찬스가 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12월을 넘어 연초까지 가져갈 배당주를 고른다면, 매출성장률이 높은 고배당주가 좋다”며 “배당주는 배당락 이후 연초 주가 회복이 더디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연초에는 ‘올해가 좋다는 기대감이 높은 매출 성장에 드러난 종목’이 초과 성과를 낸다”며 “매출성장률이 높은 고배당주라면 빠른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배당주의 특성은 벤치마크 대비 변동성이 낮고 방어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라며 “2001년 이후 한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였던 대표적인 4번의 사례를 비교해보면 배당주는 하락 구간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염 연구원은 “주가지수가 반등하는 구간에는 배당주의 성과는 부진해 보일 수도 있지만 하락 구간과 반등 구간을 누적해 평가한다면 배당주는 우월한 성과를 보여왔다”고 분석했다. 배당주의 특성상 덜 떨어지고 덜 올라 투자 재미는 없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누적 수익률을 안겨줄 수 있다.

 

내년에도 글로벌 경제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배당주는 가치투자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는 투기가 아닌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기를 하려면 3가지 원칙을 지키라고 말했다. “없어도 될 여유자금을 가지고 하라,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정신 바짝 차려 하라, 본업에 지장을 줄 정도까지 빠지지 마라” 하나라도 못 지킬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가치투자의 원칙을 지켜 투자하라고 권한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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