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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증명] '유전자 가위 특허' 김진수 전 교수가 유죄 선고 받은 까닭

직무발명 신고 하지 않고 자신 회사에 이전…예약승계 규정 따르지 않으면 배임 성립

2022.12.06(Tue) 11:05:47

[비즈한국] 최근 유전자가위 특허 기술을 개발한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의 유죄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김 전 교수는 2010~2014년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연구재단 연구비를 받아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기술을 완성하고도 이에 대한 발명 신고를 하지 않고 총 3건의 특허를 툴젠 명의로 이전한 혐의가 인정됐다. 툴젠은 김 전 교수가 설립하고 최대 주주로 있는 회사다.

 

김진수 전 서울대 교수. 사진=연합뉴스

 

발명을 완성한 발명자도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배임죄란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그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로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이를 취득하게 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때 성립하는 범죄다. 직무발명을 완성한 발명자가 사용자 측에 알리지 않고 특허 출원해 공개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특허를 획득하게 한 경우에도 성립될 수 있다.

 

다만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우선 발명이 직무발명에 해당하여야 하고, 발명자와 사용자 간에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시키는 계약이 있거나 그러한 계약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직무발명에 대한 배임죄는 사용자 등에게 승계하기로 한 계약 등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발명자가 이를 알리지 않고 외부로 기술을 유출한 경우에 성립될 수 있다.

 

직무발명이란 종업원이 직무에 관해 발명한 것이 성질상 사용자 업무 범위에 속하고 그 발명을 하게 된 행위가 종업원의 현재 또는 과거 직무에 속하는 발명을 말한다.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는 원시적으로 종업원에게 귀속되지만 사용자 등은 미리 계약이나 근무규정을 통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승계할 수 있다. 이를 ‘예약승계규정’이라 한다.

 

직무발명에 대한 예약승계규정이 있는 경우 발명자가 발명을 완성하게 되면 직무발명 완성 사실을 사용자에게 즉시 통지해야 한다. 이때 사용자에게 발명자가 하는 완성 사실 통지는 서면에 의해야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회사 내 직무발명을 신고하는 특별한 양식이 존재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에 해당 양식을 이용해 사용자 측에 통지해야 한다.

 

이렇게 발명자가 사용자 측에 직무발명 완성사실을 통지하면 사용자는 4개월 이내 직무발명을 승계할지 여부를 종업원에게 통지해야 한다. 이 또한 서면으로 이뤄져야 한다. 사용자가 승계의사를 밝히면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가 사용자측으로 승계되고, 포기 의사를 밝히면 그 권리는 발명자에게 최종 귀속된다. 다만 사용자 측에서 발명 완성 사실 통지를 받고도 4개월내 승계 여부를 발명자 측에게 통지하지 않으면 사용자는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본다. 이 경우에는 직무발명에 대한 무상의 통상실시권도 발생하지 않으므로 사용자 측도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다시 유전자가위 특허 사건으로 돌아오면, 김 전 교수는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으로 근무하면서 한국연구재단 연구비를 받아 개발한 유전자 가위 관련 특허기술은 직무발명에 해당된다고 보여진다. 또한, 통상적으로 기초과학연구원과 연구원 사이 직무발명에 대한 예약승계 규정이 존재하므로, 김 전 교수는 유전자가위 관련 특허발명을 완성한 즉시 사용자인 기초과학연구원에 서면으로 알리고 기초과학연구원으로부터 승계 의사를 확인해야 했다. 이러한 발명 완성 사실 통지 없이 자신이 설립한 법인에 직무발명에 대한 권리를 이전함으로써, 김 전 교수 행위가 기초과학연구원에 대한 배임에 해당될 수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 사건을 통해 현실에서 직무발명에 대한 보상이 적절히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명자와 사용자 측의 예약승계 규정이 있고, 사용자 측이 직무발명을 승계하는 경우 사용자 측은 발명자에게 합리적인 보상을 해주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사용자 측이 규정한 보상금액이 매우 미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발명자가 더 많은 보상을 위해 사용자 측과 소송을 하는 것도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발명자가 ‘딴 마음’을 갖게 할 동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교수의 행위를 옹호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이 같은 사건이 또다시 일어나는 일을 막기 위해서는 행위의 이면에도 관심을 두고 발명자와 사측이 함께 양보하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 

공우상 특허사무소 공앤유 변리사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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