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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월드컵 시즌, 뮌헨 스포츠박람회에서 만난 혁신

스포츠 용품·패션 관련 업체들 한자리에…여성 스포츠화 제작, 디지털 시뮬레이션 스타트업 등 수상

2022.12.06(Tue) 10:10:09

[비즈한국] 이번 카타르 월드컵은 이례적인 ‘겨울 월드컵’이라 유럽에선 예전 같은 월드컵 분위기는 느끼기 어렵다. 게다가 독일이 16강에서 탈락하는 바람에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한풀 꺾이고 연말 분위기가 더 강하다. 그런데도 마주치는 독일 친구들이 “한국이 포르투갈을 꺾고 16강에 진출했더라, 다음 경기도 응원해!”라고 인사하는 걸 보면, 월드컵이 독일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음을 몸소 느끼게 된다. 

 

지난 11월 28일부터 30일까지 독일 뮌헨에서는 전 세계 스포츠 사업가들의 축제인 스포츠 박람회 ISPO가 열렸다. 스포츠용품과 스포츠 패션 관련 회사들이 저마다 최고의 솔루션을 뽐내며 한자리에 모였다. 이 분야의 혁신을 이끄는 스타트업도 이 행사에 함께했다. 

 

뮌헨 스포츠 박람회 ISPO가 2년 만에 재개됐다. 사진=Messe München

 

#2년 만에 다시 열린 박람회, ‘지속 가능성’에 초점

 

뮌헨 ISPO(International Trade Fair for Sporting Goods and Sports Fashion)는 1970년 뮌헨에서 시작해 매년 열리고 있다. 2007년부터는 ISPO 베이징, 2015년부터는 ISPO 상하이로 확장되어, 아시아 태평양 시장으로의 확장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주로 스포츠, 아웃도어, 스키, 스포츠패션, 건강&피트니스 솔루션, 스포츠 소재 부문으로 전시 영역이 나누어지는데, 2017년에는 전 세계 2700개가 넘는 전시 업체가 참여할 정도로 성황을 이루었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으로 2020년과 2021년 ISPO 베이징 전시회가 취소되면서 주춤하다가 올해 행사가 다시 열리면서 활기를 되찾았다.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ISPO에는 전 세계 117개국에서 총 1700여 업체가 참가했고, 비즈니스 방문객만 약 4만 명이 참석했다.

 

참여 업체의 약 90%는 독일 이외 국가다. 특히 패션 및 스포츠 용품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프랑스의 업체가 가장 많이 참여했고, 중국, 대만이 그 뒤를 이었다. 올해 ISPO의 큰 주제는 ‘지속 가능성’이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ISPO에서는 ‘보여주기식’ 전시회가 아닌 ‘절제’된 전시회가 되도록 업체가 ‘지속 가능성’의 기준을 충족해야만 참여할 수 있게 했다. 이는 환경 친화적인 재료에서부터 디자인, 생산, 포장에 이르기까지 가치 사슬의 모든 과정에 적용됐다. 

 

#ISPO에서 돋보인 스포츠 스타트업들

 

ISPO에서 돋보인 스타트업들도 모두 ‘지속 가능성’의 측면에서 깊이 있는 고민을 보여줬다. 2018년 스위스에서 설립된 문탁나르드(Muntagnard)는 재활용 소재로 의류를 만드는 스타트업이다. 이번 ISPO에서는 특히 재활용 가능하고, 생분해 되는 소재로 만든 미유텍 이소(MIUtec Iso) 재킷을 선보여 ‘ISPO어워드 2022’를 수상했다.

 

생분해 소재를 사용해 스포츠웨어를 개발한 스위스 스타트업 문탁나르드가 ISPO어워드를 수상했다. 사진=Muntagnard

 

품질, 성능, 편안함을 유지한 스포츠 웨어를 개발하되, 이 소재가 재킷으로 재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초기 아이디어였다. ‘재킷은 다시 재킷으로 재활용될 수 있어야 한다’를 모토로 삼아 지퍼부터 봉제실, 충전재, 겉감, 안감을 모두 재활용 가능한 소재와 생분해성 폴리 아미드 소재를 사용했다. 문탁나르드는 스위스 디자인 회사인 이노베이션 유니트(Innovation Unit)와 협력해 미유텍 이소 재킷을 개발했다. 

 

박람회의 두 번째 날,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에게 주는 ‘ISPO 브랜드뉴(Brandnew)’ 상을 두고도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세 번에 걸친 심사 과정을 통해서 최종 후보에 오른 스포츠 스타트업들이 박람회 현장 무대에 올라 90초 동안 자사의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엘리베이터 피치’를 통해 최종 우승자를 가려냈다.

 

ISPO 브랜드뉴는 아웃도어, 겨울 스포츠 부문(Outdoor, Adventure & Snowsports), 퍼포먼스, 신체&정신 부문(Performance, Body & Mind), 스포츠 기술, 플랫폼 부문(Sports Technology & Platforms)으로 나뉘었다. 

 

먼저 아웃도어, 겨울 스포츠 부문 우승자는 독일 카를스루에의 스타트업 카메디(Kamedi GmbH)가 개발한 힛잇(heat it®) 이 선정되었다. 힛잇은 “모기에 물려본 적 있나요? 모기가 여러분의 야외 활동 완전히 망친 적이 있을 것입니다”라는 한 문장으로 현장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곤충이나 모기에 물린 부분의 가려움증을 없애주는 힛잇. 사진=heatit.de

 

힛잇은 모기나 곤충에 물린 피부 부위에 열을 가해서 몇 초 만에 가려움증과 통증을 없애주는 일종의 의료 기기다.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어 배터리가 따로 필요없다. 특별한 화학 물질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을 통한 열 생성만으로 작용한다. 앱을 이용해 아이, 어른 등 연령에 맞게 열 강도를 조절할 수도 있다.

 

퍼포먼스, 신체&정신 부문의 우승은 아이다 스포츠(IDA sports)가 차지했다. 아이다 스포츠는 2017년에 설립된 캐나다 스타트업으로 ‘여성 전용 스포츠화’를 제작한다. 기존 스포츠 용품이 대부분 남성을 기준으로 제작됐음에 착안해 ‘여성은 작은 남성이 아니다’라는 모토로 여성의 신체에 적합한 운동화를 만든다. 

 

여성 선수 전용 스포츠화를 제작하는 스타트업 아이다 스포츠. 사진=idasprots.com

 

남성과 여성의 발의 형태는 근본적으로 다르지만, 기존 대형 브랜드에선 신발을 ‘작고 예쁘게’ 만 만들어 여성의 신체구조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 주를 이루었다. 따라서 운동을 많이 하거나 전문적으로 운동을 하는 여성이 운동 능력을 향상하는 데 근본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아이다의 생각이었다.

 

특히 축구는 여성용 축구화가 따로 없어 선수들조차 작은 남성용 축구화나 큰 아동용 축구화를 신을 수밖에는 없었다. 일반적으로 여성의 발 아치 높이, 발의 측면 두께, 발뒤꿈치의 넓이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반영하여 제작한 것이 아이다 스포츠화의 특징이다. 

 

스포츠 기술, 플랫폼 부문의 우승자로는 이탈리아의 스타트업 코비전미디어(CovisionMedia)가 선정됐다. 코비전미디어는 디지털 트윈을 이용한 제품 제작 프로세스를 3D스캐너를 활용해 자동화하는 솔루션을 내놓았다. 디지털 트윈은 디지털을 통해 제품의 쌍둥이(twin)를 만들어,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미리 디지털 시뮬레이션 해봄으로써 제품을 생산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코비전미디어는 특히 ‘스포츠화’에 특화되어 있다. 고객사에서 코비전미디어로 스포츠화를 배송하면, 이후 자동화된 3D프로세스를 통해 디지털 트윈을 만들고, 이 디지털 트윈을 기반으로 마케팅 등에 활용한다. 단순하게는 전자 상거래에 사용하는 입체 사진 등을 만들어 고객이 360도로 제품을 경험할하는 마케팅 자료로 쓰이고, 증강현실과 비디오 애니메이션 등으로 제작되어 다양한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스타트업 피치 세션에 참여한 코비전미디어 CEO 프란츠 침벤(Franz Tschimben). 사진=코비전미디어 링크드인

 

세 부문의 우승자 중 참여한 관객에게 가장 표를 많이 받은 스타트업에게 ISPO브랜드뉴 전체 부문 우승자의 자격이 주어지는데, 전체 부문에서는 아이다 스포츠가 가장 많은 표를 받았다.

 

중앙에 트로피를 들고 있는 여성이 아이다 스포츠 CEO 라우라 영슨(Laura Youngson). 사진=München Messe

 

이제 크리스마스 행사를 제외하고 올해 굵직한 행사들은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유럽은 벌써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리며, 매주 1개의 대림절 초를 켜고 매일 1개씩 초콜릿 상자를 여는 어드벤트 캘린더를 시작했다. 올 한 해 혁신을 이끈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마무리하고 있을까. 박람회나 행사마다 선정된 유망 스타트업들이 여전히 웃으며 한 해를 보내고 있을지 궁금하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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