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글로벌 긴축 장세로 인한 증시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유동화 경색 우려에 여의도 증권가에 올 겨울 대대적인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아직 중소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수준이지만 업황에 따라 대형 증권사들도 대대적인 조직 슬림화를 단행할 것으로 보여 증권업계 종사자들에게 그 어느 때보다 혹독한 겨울이 예고된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까지 이뤄진 기록적인 유동성 장세에 편승해 증권사들은 부동산 PF사업과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을 강화했지만 올 하반기 이후 부동산 경기와 채권시장이 본격적으로 얼어붙으면서 이들 조직에 대한 슬림화가 불가피해졌다. 그렇지 않으면 내년 1분기 쯤 상황 악화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비정규직 비율이 높은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폭이 클 것이라는 전언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IB 부문 감원을 검토 중이다. BNK투자증권은 일부 IB 부문을 축소해 BNK부산은행 쪽에 인력 배치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프투자증권은 법인 상대 영업 조직과 리서치사업부를 폐지하고 관련 사업을 중단했다.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은 신입사원을 제외한 전 정규직을 상대로 지난 달 28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회사는 입사 1년 미만에게도 희망퇴직을 신청 받아 큰 충격을 던졌다. 임원은 영업 부문을 제외하고 상무급 이상 임원 전원이 사직서를 냈다. 하이투자증권도 현재 희망퇴직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비정규직 비율이 무려 50% 안팎에 달하는 증권사들의 행보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은 지난해 최대 실적에 힘입어 직원 수와 비정규직 비율이 대체로 늘었다.
다올투자증권은 3분기 말 현재 총 직원 수 529명 중 61.6%인 326명이 비정규직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직원 수 447명(비정규직 비율 61.96%)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한양증권은 3분기 기준 직원 524명 중 비정규직은 280 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53.43%에 달한다. 지난해 말 직원 수 516명(비정규직 비율 51.55%)에 비해 직원 수와 비정규직 비율이 소폭 늘었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직원 921명 중 비정규직은 370명으로 비정규직 비율이 40.17%에 달했다. 지난해 직원 수는 854명(비정규직 비율 36.18%)이었다.
3분기 직원 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메리츠증권과 하나증권도 올 상반기 기준 비정규직 비율이 과반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메리츠증권은 직원 1556명 중 무려 62.98%에 해당하는 980명이 비정규직이었다. 직원 수도 지난해 말 1501명에 비해 100명 가까이 늘었다. 하나증권은 6월 말 기준 1824명 중 52.46%에 해당하는 957명이 비정규직이다. 단 하나증권은 지난해 말 1859명에 비해 직원 수가 소폭 줄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유동성 장세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에도 업계에서는 노사 합의에 따라 만족스러운 희망 퇴직이 실시됐었다”며 “그러나 올해는 업황 악화에 따른 감원과 조직 슬림화라는 점에서 지난해와 양상이 전혀 다르고 혹독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록적인 실적 잔치에 비정규직을 포함한 직원 1인당 연간 급여 총액(급여, 상여, 성과급, 복리후생비 포함)이 2억 원을 넘긴 증권사는 BNK투자증권, 부국증권, 한양증권, 다올투자증권 등 4곳이었다. 다올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평균 급여 총액이 1억 9900만 원에 달해 2억 원에 육박했었다. 지난해 나머지 대다수 증권사들도 직원 급여 총액이 1억 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일부 증권사에서 행해진 희망퇴직이 잡음없이 이뤄질 수 있었던 이유였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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