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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현금 보유도 전략이다" 때를 기다리는 투자법

현금과 투자 50대 50 비중 지키면 장기적으로 수익…불확실성을 현금 보유로 대체

2022.11.30(Wed) 18:01:47

[비즈한국] “나는 한국 선수들을 대단히 사랑한다. 그들의 순수함은 나를 들뜨게 한다. 당신들이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비판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때, 나는 6월을 기다려 왔다. 세계 유명 축구팀들이 우리를 비웃어도 반박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월드컵에서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이 열리는 이쯤에서 떠올려보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어록이다.

 

한때 5대 0으로 패배하면서 ‘오대영 감독’으로 낙인찍혔던 그는 탄탄한 기초를 토대로 준비한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의 위업을 이뤄냈다. 4강의 기적 이후 히딩크 감독이 말 한마디, 한 마디가 어록이 돼 히딩크식 리더십, 히딩크식 경영 등 여러 분야의 전략으로 이용됐다. 히딩크 감독이 무엇보다 강조했던 것은 ‘기초체력’이다. 그는 “한국 선수들이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체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한국 축구는 체력과 투지’라는 대부분의 인식과는 달리, 체력 훈련에 집중하면서 비판과 수모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기본기를 중시한 그의 전술은 월드컵 무대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운동선수의 기본이 체력이라고 한다면 기업의 기본은 펀더멘털이다. 그렇다면 투자자의 기본은 무엇일까. ‘현금 보유’부터 시작한다고 볼 수 있다. 언제 올지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현금 보유’라는 준비가 필요하다.

 

불확실성이 강한 시기에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 자체가 투자가 될 수 있다.

 

‘제2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세계적인 가치투자자 세스 클라만 바우포스트그룹 창립자는 “현금 보유도 투자”라고 강조한 바 있다. 헤지펀드를 이끄는 그는 현금에 집착하는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기 보다는 보수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시장 전망이 불확실할 때는 투자 포트폴리오의 50% 이상을 현금으로 보유하기도 하는데, 현금을 갖고 있어야 기회가 왔을 때 발 빠르게 투자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주식을 장기로 투자해야 한다’는 워런 버핏과 다르게 그는 ‘포트폴리오를 정기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원칙도 갖고 있다. 시장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직장인 A 씨는 주식 한 종목으로 50%의 수익을 냈다. 변동성 장세에서도 원금과 번 돈을 보태 다시 투자에 나섰다. 40%의 손실이 났지만, 벌었다고 생각했다. 진짜 그럴까. 원금 1000만 원을 투자해 50%의 수익이 나면 1500만 원이 된다. 1500만 원을 모두 재투자해 손실이 40% 나면 잔액은 900만 원이 된다. 수중에 남은 돈은 1000만 원도 아닌, 900만 원이다.

 

반면, 직장인 B씨는 원금 1000만 원 가운데 절반인 500만 원으로 주식 투자에 나섰다. A씨처럼 50% 수익을 내 평가금이 1250만 원이 됐다. 그는 다시 전체 투자금 절반을 남기고 625만 원으로 재투자했다가 A씨처럼 40%의 손실이 났다. 250만 원을 잃었지만, 전체 평가금은 1000만 원이 됐다. 이처럼 세계적인 수학자 클로드 섀넌이 발표한 도깨비 이론에 따르면 현금과 투자금을 50대 50의 비중으로 매일 리밸런싱하면 전체 수익이 상승하게 된다. 현금 몰빵이 아닌, 현금과 투자금을 적절히 보유하는 게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에 대해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내년 1분기에 주요국들의 경기가 저점을 형성할 것이라고도 한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로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나라가 1%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1980년 오일쇼크,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때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5% 이상까지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최종 기준금리를 3.5~3.75% 수준으로 높게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여기다 수출 둔화, 환율 변동성, 고물가 등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부담스러운 변수들만 산적해 있다. 이 때문에 ‘현금 보유’가 특히나 중요한 때라고 볼 수 있다.

 

월드컵이 열리기 1년 전까지만 해도 경질설에 휩싸였던 히딩크 감독은 막이 오르면서 마법을 부렸다. 진짜 마법을 부린 것일까. 철저한 준비와 선수들의 숨은 능력을 찾아내는 특별한 눈이야말로 마법의 비밀이었다. 투자자들도 마찬가지다. 탄탄한 현금 보유로 저평가된 종목이나 투자처를 끊임없이 탐색하는 것이야말로 꾸준히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불변의 법칙이다. 그러나 우리는 변동성이 높고 수익이 나지 않을수록 마음이 조급해진다. 홈쇼핑을 보면 화면에 ‘매진 임박’이라는 문구를 왜 보여줄까. 한정판이나 매진 임박 소식을 들으면 조급해져 구입에 나서게 된다. 그러나 ‘현금’이라는 총알을 갖고 있다면 때를 기다릴 수 있게 된다. ‘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는 ‘도광양회’의 투자 정신이 필요할 때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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