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가 ‘디지털 기념품’으로 해석되는 영문 명칭을 사업에 독점적으로 사용하겠다며 출원한 상표가 올해 하반기 잇달아 거절 결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은 상품 성질을 표시한 이 상표가 다른 상표와 구분되는 식별력이 없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렸는데, 하이브는 이에 불복해 등록 거절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심판을 제기했다.
특허청에 따르면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은 하이브가 ‘09류’ 상품에 사용하겠다며 출원한 영문 상표 ‘DigitalSouvenir’에 대해 지난달 6일 등록 거절 결정을 내렸다. 하이브는 앞서 지난 3월 이 상표를 연예오락서비스업 등 41류, 소매업 등 35류, 가상통화 소프트웨어 등 09류 상품에 사용하겠다며 각각 상표를 출원했다. 35류와 41류를 지정 상품으로 한 출원 상표는 각각 지난 7월과 8월 거절 결정을 받았다.
하이브는 현재 상표로 출원한 이 명칭을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4월 회사 첫 번째 걸 그룹인 르세라핌의 자작형 디지털 콘텐츠 ‘디지털수비니어(DigitalSouvenir)’를 팬덤에게 제공했다. 그룹 데뷔 한 달 앞둔 시점에 공개된 이 콘텐츠는 팬덤이 소속사가 제공한 가수 이미지에 원하는 글자와 소리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제작됐다. 당시 총 12만 장 생산된 이미지는 빠르게 소진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브가 출원한 ‘DigitalSouvenir’ 상표가 등록 거절 결정을 받은 이유는 식별력 때문이다. 상표는 자기 상품과 다른 상품을 식별하고자 사용하는 표장을 말한다. 특허청은 ‘디지털 기념품’으로 해석되는 이 단어가 단순히 상품의 성질을 표시한 표장일 뿐 다른 상품과 식별되지 않는다고 봤다. 상표법에 따라 용도나 형상, 방식 등 상품 성질 자체를 상표로 사용하거나, 수요자가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지 식별할 수 없는 상표는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다. 상표 심사관은 출원 상표가 등록 거절 사유에 해당하면 이유를 통지한 뒤 의견을 받아 거절 결정을 낸다.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은 “‘Digital’은 ‘디지털 방식의’를 의미하고, ‘Souvenir’는 ‘기념품’을 뜻하므로 ‘디지털 방식의 기념품’으로 쉽게 인식되고, 실거래에서도 이런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며 “출원상표는 지정상품의 성질을 직접적으로 표시한 표장으로서 식별력이 없으며, 해당 문자의 결합으로 새로운 식별력이 형성되는 것도 아니고, 동종 거래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에게 그 사용이 개방돼야 하는 표장으로서 공익상 특정인에게 독점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으며, 나아가 일반 수요자나 거래자들이 이 사건 출원상표를 보고 누구의 업무에 관련된 상품을 표시하는 것인가를 식별하기 곤란한 표장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특허청 상표 등록 거부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심판을 제기한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 9월 35류, 41류에 대한 상표 등록 거절 결정에 불복 심판을 청구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에는 09류 거절 결정에 대해 불폭 심판을 제기했다. 이 사건들은 현재 심판관이 지정돼 불복 심판을 앞두고 있다. 상표법에 따라 상표 등록 거절 결정을 받은 받은 사람은 거절 결정 등본을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 불복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하이브 측은 앞서 특허청 상표 등록 거절 사유에 대해 “(상품) 본래의 용도, 기능 등은 있지만, 수요자들이 해당 제품에 중요한 의미나 가치를 둔다거나, 기념할 만큼의 값어치가 있는 제품일 수 있다는 내용을 추가로 부여한 것으로, 이는 지정상품의 성질 및 내용을 암시, 강조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출원 상표는 출원인이 창작한 조어상표로 현재 출원된 상표와 동일하게 사용 중이고 아이돌 MD 상품으로 일반 수요자들이나 대중들이 널리 인식하고 있는 등 상표로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 수요자는 출원상표가 식별력이 없는 상표가 아니라 출원인이 사용하는 특정 상표로 인식하고 있다. 나아가 ‘DigitalSouvevir’는 사회통념상 식별력이 있고, 다수인에 의해 현실적으로 사용되는 표현도 아니어서 특정인이 독점해도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의견을 진술했다.
한편 비즈한국은 상표등록거부결정에 대한 불복 취지를 듣고자 하이브 측에 연락을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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