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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하이텍 추가 매수할 수도, 팔 수도 없는…지주사 강제 전환 앞둔 DB '딜레마'

공정위 통보 후 1년 지난 현재 조건 미충족…공정위 "유예기간 끝날 때까지 일시적 변화는 평가 안 해"

2022.11.24(Thu) 18:02:36

[비즈한국] 올해 지주사 성립 요건을 갖추며 강제 지주전환 문제가 생긴 DB가 1년 남짓한 시간에 어떻게 해결해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DB의​ 자회사인 DB하이텍 주식가액 합계액이 지난해 말 ​DB 자산총액의 50%를 넘기며 공정위로부터 지주사 강제 전환을 통보 받았다. 하지만 3분기 기준 이 비율이 50% 이하로 낮아지며 일시적으로 지주사 전환 기준에 미치지 못한 상태다.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왼쪽)과 장남 김남호 현 회장. 사진=비즈한국 DB

 

DB하이텍을 자회사로 둔 DB의 최대주주는 김남호 DB그룹 회장으로 지분 16.84%를 보유하고 있다. 김준기 전 회장(11.61%)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43.81%다. DB하이텍의 지분은 DB가 12.42%, 김준기 전 회장이 3.61% 등 특수관계인이 17.4%를 보유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전환요건은 별도기준 자산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이면서 자회사 지분가액의 합계액이 지주사 자산총액의 50% 이상이면 충족된다. 이때 지주사는 자회사가 상장사일 경우 2년 안에 지분을 30% 이상 확보하거나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야 한다. 다만 2년의 유예기간을 둘 수 있다. 

 

지난해 말 별도 기준 DB의 자산총액은 6104억 원, DB가 보유한 DB하이텍 지분 12.4%의 공정가액은 4007억 원이다. DB 자산총액의 66%에 달하며 지주사 전환요건에 부합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강제 전환 의무가 생기는데, 이를 충족하기 위해선 상장사의 경우 지주사가 자회사의 지분 30%를 확보해야 한다. 

 

DB는 DB하이텍의 주식 12.4%를 보유하고 있다. 17.6%의 지분을 더 확보해야 하는데, 주식 수로는 약 790만 주, 현재 주가 기준으로는 약 3700억 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3분기 기준 DB의 현금성자산은 226억 원 수준. DB가 지주사로 전환하려면 시가총액(1668억 원)보다 2배 이상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3분기 기준 일시적으로 지주사 강제 전환 문제가 해결된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DB의 3분기 기준 자산총액은 4623억 원까지 내려왔으며, DB가 보유한 DB하이텍의 주식 공정가액도 2059억 원 선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말 7만 원 선이었던 DB하이텍 주식이 물적분할 논란 등을 겪으며 3만 7500원선까지 폭락하는 바람에 공정가액과 자산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지난 9월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물적분할이 철회됐고, 3분기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DB하이텍의 주가는 회복세로 전환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DB하이텍의 3분기 매출은 4473억 원, 영업이익은 220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 85% 증가했다. 2021년 이후 7개 분기 연속 최대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DB하이텍의 3분기 호실적은 전력반도체의 수요가 견고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자동차·산업·의료 분야의 비중을 확대한 것과 관련이 깊다.

 

공정위 관계자는 “현재 DB의 지주사 전환은 2년의 유예기간이 있는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자본 변동 등의 이유로 재평가 되진 않는다. 유예기간 만료 후에 지주사 조건이 유지되는지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주사 조건을 충족한 상황에서 지분을 매입하지 않은 경우엔 법적으로 산정한 기준의 과태료 등이 부과된다”고 덧붙였다.

 

DB는 DB하이텍 지분을 늘려 법적인 지주사가 되거나 DB하이텍 보유 지분을 매각해 지주사 기준에서 벗어나야 한다. 물적분할 논란으로 주가가 떨어졌을 때 주식을 매입할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DB가 보유한 DB하이텍 주식 수는 변동이 없었으며 지금도 지분 매입 등의 움직임이 없다. DB그룹 또한 DB하이텍 매각 의사가 없다고 강조한 상태라 지주사 전환 문제를 어떻게 헤쳐갈지 눈길이 쏠린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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