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는 스타 작가 탄생에 초점을 맞춘 다른 공모전과 달리 민주적으로 작가를 발굴해 미술계의 텃밭을 기름지게 하려는 것이 목표다. 따라서 특정 경향이나 장르 혹은 미술 활동 경력, 나이에 상관없이 대상 작가의 스펙트럼이 넓다. 일곱 번의 시즌을 통해 180여 명의 작가를 발굴했다. 이 중에는 미술계에 첫발을 내딛은 작가가 있는가 하면, 활동 경력이 풍부한 작가도 있었다.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게 된 작가도 나왔고, 작품 활동의 모멘트가 된 작가도 있었다. 무엇보다도 프로젝트 출신 작가들이 ‘한국미술응원프로젝트협회’를 만들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결실이다.
회화의 언어는 형태와 색채다. 형태가 뼈대라면 색채는 혈액이다. 정신의 구조를 단단하게 잡아주고 명쾌하게 해석해내는 것이 형태로 나타난다. 반면에 그 틀을 깨고 자유로운 세계로 날아가게 만들어 주는 것은 색채로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형태는 이성적인 면을, 색채는 감성적인 면을 담아내는 회화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의지를 담아 본격적으로 회화가 발전하기 시작한 르네상스 이후 서양미술은 이 두 언어가 서로의 빈자리를 채워 주는 방식으로 세력을 주고받으며 회화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20세기로 넘어오기 전까지 서양미술 흐름을 주도한 방식은 편도 일차선 같은 느낌이다. 큰 흐름은 바로크-로코코-고전주의-낭만주의-사실주의-인상주의의 순서이다. 이 중 바로크, 고전주의, 사실주의는 형태가 강조되는 이성적인 표현이 우세했다. 그리고 로코코, 낭만주의, 인상주의는 색채를 통한 감성의 표현에 힘을 실었다.
20세기 들어와 두 회화 언어를 집중 탐구한 것이 입체파(형태)와 야수파(색채)다. 마티스로 대표되는 야수파 화가들은 색채에 대한 기존 개념을 바꿔버렸다. 이전까지 색채는 사물을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였다. 화가들은 색채가 감정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야수파 화가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색채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워 독립적인 회화 언어로 만들었다.
피카소를 필두로 한 입체파 화가들도 형태에 대한 생각을 새롭게 창조했다. 그간 회화에서 형태의 의미는 사물을 정확하게 그려내는 데 있었다. 이를 통해 이야기를 실감 나게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회화에서 이야기는 영웅담이나 신화, 왕이나 귀족의 업적 그리고 성서의 내용 등이었다.
입체파 화가들은 형태를 자연 만물의 존재 문제에 대한 해석이나 새로운 세상을 구축하는 새로운 언어로 바꾸어버렸다. 이를 통해 회화가 현실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대미술에서는 이러한 회화언어로 지극히 개별적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우리 미술에서도 이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작가들은 색채의 고유한 가치와 형태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보다 대중적 회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별머핀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젊은 작가다. 화명도 자신이 좋아하는 별과 머핀을 합성해서 쓰고 있다. 기존의 친근한 이미지에다 자신의 취향을 덧입히는 방식에서 이 작가의 그림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그는 ‘벨루가’(흰색의 돌고래)를 그린다. 그렇다고 고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벨루가가 보여주는 사랑스런 이미지에 행복과 희망을 담아낸다. 고래 형태를 통해 자신이 보고 싶은 세계를 표현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보라색의 화가로 주목받고 있다. 스펙트럼이 넓은 보라색을 통해 환상적인 세상을 보여준다. 색채에 부여한 새로운 의미는 벨루가가 펼치는 동화적 화면의 깊이를 더해 우리에게 행복한 이미지를 전달해주고 있다.
전준엽 화가·비즈한국 아트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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