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금감원, LG엔솔 전산 장애 논란 증권사에 민원처리 보상 권고

[비즈한국] 엘지에너지솔루션의 증권시장 상장 당시 투자자들이 제기한 거래시스템 장애 주장을 부인해온 대신증권이 지난 9월 금융당국 민원 처리 과정에서 피해 보상금 지급 권고를 받은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지난해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당시 발생한 전산장애로 1년째 보상 처리를 하고 있는 대신증권은 보상가격을 낮게 책정해 한 차례 부실 대응 논란을 빚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 신속민원처리센터는 올해 1월 27일 엘지에너지솔루션(엔솔) 증권시장 상장 당시 대신증권 거래시스템에서 장애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일부 투자자에 대해 피해 보상금을 지급하라고 지난 9월 대신증권에 권고했다. 보상 대상은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투자자 400여 명 중 실제 피해가 입증된 20%가량이다. 대신증권은 금감원 권고에 대한 수용 의사를 밝힌 뒤 현재 해당 투자자에 대한 보상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증권은 그간 엔솔 상장일에 거래시스템 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이 회사는 엔솔 상장일인 올해 1월 27일 뉴시스에 “전산장애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지난 4월 매일경제에 “자체적으로 조사를 했을 때 전산장애가 없었기 때문에 따로 보상 절차는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난 22일 비즈한국과의 통화에서도 “(거래시스템) 전산 오류가 있어야 보상이 이뤄지는 것인데 확인 결과 전산오류는 없었다”고 재차 말했다. 

금융감독원 신속민원처리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카카오페이 상장 당시 증권사에서 발생한 전산장애와 관련한 민원의 경우 회사들이 대부분 전산 오류 사실을 인정해 자율 조정이 이뤄졌지만, 엘지에너지솔루션 전산 오류 관련 민원은 대신증권이 거래시스템의 전산 장애 여부를 전면적으로 인정하지 않아 사례별로 피해가 입증되는 건에 대해서 지급을 권고를 내렸다”고 말했다.

거래시스템 장애에 대한 대신증권의 소극적인 대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당시에도 거래시스템 장애가 발생했는데, 2개월이 지난 올해 1월 보상 대책을 내놓았다. 이후 같은달인 1월과 올해 2월, 4월에 걸쳐 세 차례 보상을 진행했지만, 일부 민원인이 보상안에 반대하면서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보상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회사는 오는 25일 보상안 미동의자를 제외한 나머지 민원인에게 보상금을 일괄 지급하고 보상 절차를 종료할 계획이다. 보상금 지급 인원은 전체 민원인 99.8% 수준으로 전해졌다. ​카카오페이 상장일 비슷한 장애가 발생했던 삼성증권은 지난해 12월 보상안을 발표하고 같은 달 보상을 마무리 지었다.  ​

카카오페이 상장일 ​대신증권 ​거래시스템 장애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가 보상대책을 수용하지 않는 배경에는 낮은 보상가격이 있다. 대신증권은 카카오페이 상장일 전산 장애에 대한 보상 기준가격을 서비스 지연시간(9시 1분~10분)의 시장 거래량과 거래가액을 가중평균해 19만 4759원으로 산출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오류가 난 시간대(9시~9시 2분)에서 최고가(23만 원)를 기록한 9시 1분 42초를 기준으로 30초간 가격을 가중 평균해 보상가격을 21만 원으로 책정했다.

한편 대신증권이 회사 전산 운영에 사용하는 돈은 거둬들이는 증권거래수수료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대신증권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간 전산운영비로 사용한 비용은 1571억 원으로 같은 기간 증권거래수수료 수입 1조 275억 원의 20%를 차지했다. 우리나라 전체 증권사의 전산운영비는 총 4조 8992억 원, 전체 증권거래수수료에서 전산운영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7%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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