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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세계 최대 의료기기 박람회 '메디카'에서 다양한 플레이어들을 만나다

전 세계 5000개 사, 한국 기업도 320개 사 참가…메디컬 관련 스타트업과 투자자들 집결

2022.11.22(Tue) 10:41:41

[비즈한국]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독일 최대 경제 지역구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NRW)주의 주도 뒤셀도르프에서 메디카 전시회(Medica 2022)가 열렸다. 메디카는 전 세계 메디컬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세계 최대의 의료기기 박람회다. 코로나19로 주춤했던 2021년에도 150개국 4만 6000여 명이 방문했다. 참여 기업 수도 70개국 3523개 사에 달했을 정도로 중요한 행사다. 

 

전 세계 의료기기 기업이 모두 모인 뒤셀도르프 메디카 2022. 사진=Messe Düsseldorf

 

2022년에는 참여 기업 수만 5000개 사가 넘었고, 방문객은 8만 1000명으로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온전히 오프라인 행사로 열린 덕분이다. 중국과 독일 참가 기업들이 600여 곳으로 가장 많고, 한국 기업도 320여 곳이나 참가해 존재감을 과시했다. 메디카 방문객의 4분의 3은 독일 이외 지역에서 왔을 정도로 국제적인 이 행사에서 의료기기 관련 스타트업들의 움직임은 어떠했을까. 메디카를 직접 방문해 만난 스타트업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혁신을 찾아 나선 그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봤다. 

 

#독일 최대 종합병원 자나 클리닉의 변신, 자나 디지털

 

가장 먼저 만난 사람들은 메디컬 스타트업을 찾아나선 자나 디지털(Sana Digital)의 프로젝트 매니저 질리아스 바트와 미하엘 휘브너다. 

 

자나 클리닉(Sana Klinikum)은 독일에서 가장 큰 종합병원 그룹 중 하나로, 1976년 25개의 보험사가 직접 주주가 되어 설립한 병원이다. 민간 보험회사가 주주이므로 자연스레 의료를 ‘서비스’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자나 클리닉은 환자가 최적의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미래 지향적이고 실용적인 치료법으로 혁신을 꾀한다고 자랑한다. 단순히 ‘병원’이 아닌 ‘통합적인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것이 이들의 목표이다. 공적 의료 영역이 큰 독일에서 민간 보험사의 힘으로 세워진 병원이기에 기존 종합병원과 상당히 다른 행보를 보인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의 ‘차별점’은 자나 클리닉이 운영하는 혁신 부서인 자나 디지털(Sana Digital)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자나 클리닉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바로 ‘디지털화’다. 자나 클리닉은 최첨단 의학의 길로 가는 데 디지털화가 가장 중요한 화두라고 생각하고, 디지털 솔루션을 사용하는 파일럿 프로젝트를 이미 14개나 완료했다. 이 중 10개의 프로젝트는 그 결과가 매우 만족스러워 여전히 의료 현장에서 쓰이고 있다. 자나 디지털은 현장에서 쓰일 혁신적인 디지털 의료 솔루션을 발굴하는 부서다. 자나 클리닉에서 실제로 쓰일 메디컬 스타트업에 투자하거나 그들과 파트너십을 맺어 스타트업의 솔루션을 직접 적용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자나 디지털은 세계적인 바이오 제약사인 스위스 기업 로슈(Roche)와 미국 액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가 함께 설립한 뮌헨의 메디컬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크레아스피어(Startup Creasphere)의 파트너이다. 또 베를린의 메디컬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플라잉 헬스(Flying Health), 베를린시 산하의 메디컬 분야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비전 헬스 파이어니어(Vision Health Pioneers)의 파트너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자나 디지털의 바트 프로젝트 매니저는 “메디컬 기업의 최대 축제인 메디카에서 가장 잘하는 스타트업이 어디인지 직접 만나 확인하고 그들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것이 우리의 방문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KHIDI)에서 지원하는 한국의 9개 메디컬 헬스 스타트업을 모두 직접 만나 이들의 솔루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었다. 

 

한국 메디컬 스타트업을 만난 자나 디지털의 바트(왼쪽), 휘브너 프로젝트 매니저. 사진=이은서 제공

 

휘브너 프로젝트 매니저는 “각기 다른 솔루션을 가진 한국 메디컬 스타트업의 아이디어가 놀랍도록 신선한 부분도 있었고, 어떤 스타트업은 아직 국제화되기에 준비가 부족해 보였다. 모두 자기의 솔루션이 독창적(unique)이라고 주장하지만, 세계 무대의 다양한 경쟁자들을 좀 더 살펴 보고 시야를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 스타트업을 만난 소감을 밝혔다. 

 

또 기술과 아이디어가 뛰어나다면 유럽 스타트업이든 한국 스타트업이든 ‘국적은 불문’이라며 도전할 것을 독려했다. 자나 디지털이 스타트업을 위해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자나 클리닉 홈페이지에서 확인해 볼 수 있다.  

 

#독일, 프랑스, 스코틀랜드, 스위스 지자체들의 스타트업 유치전도 흥미

 

메디카에서 또 눈에 띈 것은 각국 지자체들의 기업 유치를 위한 움직임이었다. 각국 관계자들은 부스에서 다양한 강연, 네트워킹 파티 등 행사를 기획하고, 직접 스타트업 부스를 찾아다니면서 자기 지역이 어떻게 스타트업을 지원하는지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메디카가 열리는 지역이자 독일 최대 인구, 최대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독일의 NRW주가 가장 크고 화려한 부스를 자랑했다. 이 부스에는 NRW주에 위치한 의료 관련 대학, 연구기관, 클러스터 등 무려 21개의 지역 네트워크 기관이 참여했다. NRW주에 진출하는 전 세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무역공사 NRW 글로벌 비즈니스(NRW Global Business)의 한국 담당자 페트라 헬러-코이젠 씨는 “한국 스타트업이 NRW주에 법인을 세울 경우 초기 법인 설립 지원금, 법률 자문, 비자 관련 상담 등 다양한 지원이 있으니, 언제든 문을 두드리라”고 말했다.  

 

주최 지역답게 거대한 부스를 자랑한 독일 NRW주 부스. 사진=NRW주정부 홈페이지

 

프랑스 파리의 공공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추스 파리스 리젼(Choose Paris Region)’ 헬스 테크/생명공학 전문가인 얀 매슨 씨는 “파리는 국제 비즈니스를 위한 최고의 무대이고 전 세계 혁신의 중심이다. 특히 헬스 테크 스타트업이 프랑스에서 성공할 수 있도록 최적의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를 알리기 위해 메디카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파리의 공공 액셀러레이터인 추스 파리스 리젼의 얀 매슨 매니저(왼쪽)도 직접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해 메디카를 찾았다. 사진=김경재 제공

 

스코틀랜드 국제개발공사(Scottish Development International)의 카타리나 크래한 선임 매니저는 해외 스타트업의 스코틀랜드 및 영국 유치를 위해 뒤셀도르프에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메디카와 같은 국제 행사에서 직접 기업을 만나 스코틀랜드 국제개발공사가 스타트업과 기업을 위해 어떤 지원을 하는지 알리는 것은 크래한 매니저의 주요한 업무다. “코로나 이후 스코틀랜드에서 메디컬 관련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이 늘었다. 정신건강, 암, 노년건강, 치매, 피부학, 정형외과학 분야를 중점 분야로 삼아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다. 메디컬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녹색 에너지 분야도 많은 지원을 하는데,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스타트업의 스코틀랜드 진출을 돕는 ‘그린 난방 혁신 지원 프로그램 (Green Heat Innovation Support Programme)’ 등의 R&D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스코틀랜드 국제개발공사가 중점을 두는 분야. 사진=SHIP 제공

  

스위스 투자공사인 그레이터 제네바 베른(GGBa)의 사라 슈나이더-하매이 디렉터와 스위스 지역 메디컬/바이오 클러스터인 바이오알프스 협회(BioAlps Association)의 사무총장 마갈리 비쇼프 씨도 메디카를 방문해 직접 스타트업들을 만났다. 

 

메디카에서 한국의 메디컬 스타트업 DNX를 만나고 있는 스위스 관계자들. 사진=이은서 제공

 

슈나이더-하매이 씨는 “GGBa는 외국 기업과 스타트업이 스위스에서 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정보, 세금, 노동법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우리는 공공기관이므로 모두 무료로 진행한다”고 스위스의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비쇼프 사무총장은 “스위스는 메디컬, 생명공학 기업과 스타트업에 최적의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바이오 알프스 클러스터에는 1200개 이상의 기업, 63개의 연구학술 기관, 67개의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고, 5000여 명의 학생과 연구원, 3만 5000개의 일자리가 있는 규모가 큰 생태계다. 특히 외국 기업에 대한 지원이 많으니 눈여겨봐달라”고 당부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들고 자신만의 독창성을 주장하는 스타트업들은 물론이거니와 이번 메디카에서는 스타트업을 직접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나서 의료기관과 공공기관이 특히 눈에 띄었다. 스타트업 생태계는 단순히 스타트업만이 아닌 대기업, 연구기관, 대학기관, 공공기관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에 의해 풍부해진다는 것이 실감 나는 현장이었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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