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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의 책] 내년 사업계획서 쓰고 있다면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데이터 기반으로 올해 소비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를 일목요연하게 정리

2022.11.15(Tue) 15:54:06

[비즈한국] 매년 10월에서 11월 사이가 되면 ‘트렌드’ 관한 책이 쏟아진다. 이 시기에 많은 기업들이 내년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데, 그 과정에서 참고할 만한 책이 잘 팔리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과연 ‘트렌드’라는 게 뭘까. 트렌드의 사전적 의미는 “어떠한 상황이나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의 일반적인 발전이나 혹은 변화”다. 한자로 바꾸면 짤막하게 ‘유행’이라고 해도 크게 무리가 없다. 만약 내년에 무엇이 유행할지 정확히 알 수만 있다면, 부자가 되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많은 사람이 연말에 트렌드 서적을 찾는 이유다.

 

유명 학자나 연구소가 내놓는 인기 있는 일부 트렌드 서적은 마치 ‘자기실현적 예언’과도 같아서, 그걸 여러 매스미디어가 인용하고 다시 재가공되는 과정에서 그 예측이 실제와 맞아떨어지기도 한다. 그러다가 인기가 조금 시들해지면 예지력도 함께 저하된다. 지난해 발간돼 2022년을 예측한 모 유명 트렌드 서적을 살펴보니 “도대체 이게 뭐 무슨 말인가” 싶을 정도로 하나도 맞는게 없었다.

 

마케팅 전문가들이 주목한 라이프스타일 인사이트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이노션 인사이트 그룹 지음, 싱긋

327쪽, 1만 8500원

 

글로벌 광고대행사 이노션의 인사이트그룹이 2020년 부터 3년째 내고 있는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 역시 올해 10월에 나온 트렌드 서적이다. 책 이름에 2023이 들어갔으니 당연히 내년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실은 책 내용의 90%가 2022년에 대한 분석으로 짜여 있다. 그러니 일단 예언서는 아닌 셈이다.

 

책은 놀이, 일상, 세상, 마케팅, 스페셜리포트 5가지 카테고리로 올해 대중들이 무엇에 집착하고 기꺼이 지갑을 열었는지 잘 정리했다. 각각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쉽게 풀어냈지만, 키워드 검색량 데이터, 서베이, 사례 등 구체적인 근거도 함께 제시하고 있어 신뢰감을 준다. 이런 게 대부분 내년 사업기획안을 쓸 때 목마른 것들이기도 하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업 마케팅은 대부분 MZ세대에 맞춰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이 소비시장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책 역시 이러한 2030 세대 혹은 40대 초중반까지의 관심사에 대해 주로 다루고 있다. 지난해 성수동을 중심으로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난 ‘팝업스토어’를 비롯해 ‘핫플’이라면 1시간 이상 줄을 서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고, 돈 많은 아저씨들이나 마시는 위스키를 탐하는 독특한 주류 문화까지. 이미 우리가 알고 익숙한 올해 트렌드를 총망라했다. 평소 트렌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할 복습서가,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평소 궁금했던 현상에 대한 친절한 해설서 역할을 한다.

 

‘친절한 트렌드 뒷담화 2023’라는 책 이름에서 가장 설득력 있는 단어는 ‘친절한’이고, 그다음으로는 ‘뒷담화’다. 어른들의 사정 때문인지 2023이 붙긴 했지만, 대부분 2022에 대한 내용을 친절하게 다루고 있다. 그런데 오히려 이 대목이 이 책을 차별화하는 요소가 된다. 허황한 예언이나 짜맞추기식 신조어를 남발하기 보다 올해 현상에 대한 친절하고 철저한 분석이 더 영양가 있는 얘기라서 그렇다.

 

어차피 내년에 어떤 트렌드가 주목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계정세는 불안하고, 경제는 요동치고 있으며, 사건 사고는 끊이지 않는다. 당장 내일 환율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데 내년 트렌드 예측이 과연 가당키나 한가.

 

중요한 건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고 그 물살에 같이 휩쓸려가고자 하는 마음가짐이다. 그 정도도 못 하는 기업이 도처에 널렸다. 경영자도 실무자도 나이를 먹고 과거 성공방식에만 매몰돼 있으면 순식간에 그렇게 된다.​​

봉성창 기자

b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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