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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태원 참사 세계음식거리 건물 35%가 불법 증축 '위반건축물'

전수조사 결과 49동 중 17동 해당, 실제론 더 많을 것…용산구청 "추후 행정대집행도 검토"

2022.11.10(Thu) 14:16:06

[비즈한국] 이태원 참사 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통행로를 좁게 만든 위반건축물이 지목되는 가운데, 참사 발생지인 서울 용산구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인접 건물 35%가량이 무단으로 증축된 위반건축물인 것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관할 지자체인 용산구는 이 건물들을 평균 6년 이상 위반건축물로 관리했지만, 아직 원래 상태로 복구하지 못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인접 건물 35%가량이 무단 증축된 불법건축물로 비즈한국 취재 결과 확인됐다. 사진은 참사 현장 인근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 추모 공간. 사진=차형조 기자

 

이태원세계음식거리는 용산구가 2013년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뒤편에 조성한 세계 음식 특화 거리다. 옛 용산 미군기지 인근 상권으로 외국인을 상대로 한 음식점과 문화 시설이 다수 들어섰다. 거리는 폭 6미터, 길이 300미터인 주도로(이태원로27번가길)와 5개 보조도로로 구성된다. 이번 참사가 발생한 도로는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주도로를 차도인 이태원로와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으로 연결하는 보조도로다. 폭 3.5미터, 길이 41미터, 경사도 10% 수준인 짧고 좁고 경사진 길이었다.

 

비즈한국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세계음식거리에 접한 대지 위 건축물 49동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체 35% 수준인 17동이 무단 증축된 위반건축물로 확인됐다. 대부분 사용 승인된 기존 건물에 철골, 나무, 새시, 패널, 유리 등 건자재를 덧대 건물 규모를 늘리고 이 공간을 영업 시설에 활용했다. 위반건축물 17동 중 9동은 1층 공간을 무단으로 넓혔다. 

 

무단 증축된 위반건축물이 이태원세계음식거리 경계선을 직접 침범하는 것은 아니었으나, 건물을 출입하는 사람이나 도로 보행자가 유사시 임시로 머물 수 있는 대지 내 빈 공간(공지)이 무단 증축 과정에서 일부 사라진 것을 확인했다. 참사 발생 지점 뒤편이자 이태원로27번가길에 접한 해밀톤호텔 2층 후면부도 서류상 공지여야 하지만 테라스가 17.4제곱미터 규모로 무단 증축돼 보행자가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참사 발생 지점 뒤편이자 이태원로27번가길에 접한 해밀톤호텔 2층 후면부(사진 왼쪽)도 서류상 공지여야 하지만 테라스가 17.4제곱미터 규모로 무단 증축돼 보행자가 접근할 수 없는 공간이 됐다. 사진=차형조 기자

 

일대 위반건축물 등재 기간도 평균 6년에 달했다. 등재 기간이 5년 이상인 건축물은 8동, 1년 이상 5년 미만인 건축물은 7동, 1년 미만 건축물은 2동이었다. 주택 용도로 6.4제곱미터를 무단 증축한 한 건축물의 경우 2009년 7월 용산구에 적발된 이후 13년 4개월째 위반건축물로 관리되고 있었다. 위반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이 연 1회 이상 부과되는 점을 미뤄 위반건축물 대부분이 이행강제금을 내며 버텨온 것으로 보인다. 

 

무단 증축이 두 차례 이상 적발된 위반건축물도 다수 발견됐다. 일대 위반건축물 5동은 위반건축물 등재 상태에서 또 다른 무단 증축 행위가 적발돼 위반사항이 추가로 건축물대장에 기재됐고, 위반건축물 7동은 앞서 건물을 원상복구 해 위반사항이 해소됐다가 재차 무단 증축 행위가 적발돼 위반건축물에 등재됐다. 

 

실제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일대에 무단 증축된 건물은 용산구가 관리하는 위반건축물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세계음식거리 보조도로에 접한 해밀톤호텔 측면부에는 건축선을 침범한 철제 가벽이 설치돼 있었는데, 용산구는 이를 위반건축물로 관리하지 않았다. 현재 이 가벽은 참사 현장 도로폭을 줄여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해밀톤호텔 뒤편 테라스의 경우도 과거 사진을 확인한 결과 2010년~2011년 무렵 처음 지어진 이후 형태가 변형됐지만 위반 사항은 지난해가 돼서야 적발됐다.

 

이태원세계음식거리 주도로(실선)와 보조도로(점선)에 인접한 위반건축물(별표) 현황. 사진=카카오맵 캡처

 

위반건축물이 만연한 데에는 느슨한 행정 처분도 한몫을 했다. 용산구가 서울시의회 최재란 의원에게 제출한 이행강제금 부과현황 자료에 따르면 용산구가 ​지난해 ​위반건축물에 부과한 강제이행금은 1950건, 부과 금액은 총 17억 9716만 원 수준이다. 위반건축물 1건당 평균 110만 원이 부과된 셈이다. 반면 전체 서울시에서 위반건축물로 고발 조치가 된 건수는 2020년 201건, 2021년 140건, 2022년(9월 기준) 91건 수준에 그쳤다. 

 

위반건축물이란 허가나 신고 절차를 밟지 않은 채 건축 행위가 이뤄진 건물을 말한다. 건축법에 따라 건물을 새로 짓는 것은 물론 건물 규모를 기존보다 늘리거나 일정 수준 이상 고칠 때, 사용 용도를 바꿀 때에도 관할 지자체에 신고하거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지자체는 각종 점검이나 민원 신고로 위반건축물을 적발하면 시정명령을 거쳐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거나 건축주를 사법기관에 고발한다. 위반건축물이 공익을 심하게 해칠 때는 물리력을 동원한 행정대집행으로 원래 상태를 복구할 수 있다.

 

용산구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위반건축물에 대한 행정조치 현황은 현재 수사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에 공개하기 어렵다”면서 “현재 위반건축물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는 물론 고발 조치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건축법이나 행정대집행법을 검토해 이 건물들에 행정대집행 추진하는 방안도 추가로 들여다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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