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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줄고 수수료는 오르고…'TV 버릴까 말까' 홈쇼핑 딜레마

홈쇼핑 4사, 3분기 영업이익 감소…2030은 라이브커머스에 익숙, 쇼호스트 학원도 인기 시들

2022.11.10(Thu) 10:43:49

[비즈한국] 주요 홈쇼핑 4개사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된 후 업계 분위기가 침울하다. 4개사 모두 영업이익이 줄어든 상황. 특히 홈쇼핑의 뿌리로 여겨지는 TV 채널이 성장의 발목을 잡으면서 이제 홈쇼핑이 TV를 버릴 때가 온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롯데홈쇼핑, 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등 주요 홈쇼핑사의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사진=현대홈쇼핑 홈페이지

 

#완판 행렬 이어지던 홈쇼핑, 수익성 악화 이어져

 

주요 홈쇼핑 4개사의 3분기 실적이 공개됐다. 롯데홈쇼핑, GS샵,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모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줄었다. 롯데홈쇼핑의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5.3% 줄어든 2562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0.5% 줄어든 212억 원을 기록했다. 롯데쇼핑 측은 “여행과 렌털 등 저마진 상품 비중의 증가로 순매출액이 감소했고, 송출수수료 증가 영향 등이 지속되며 영업이익이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주요 홈쇼핑 4개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을 면했던 GS샵도 3분기에는 맥을 추지 못했다. GS샵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 하락한 2894억 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도 6% 감소한 262억 원에 그쳤다. GS리테일은 엔데믹으로 인한 온라인 매출 감소와 가전 카테고리 부진으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의 홈쇼핑 부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8% 늘어난 2756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292억 원으로 1.5% 감소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은 CJ온스타일이다. CJ ENM 커머스 부문인 CJ온스타일은 3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 감소해 3095억 원으로 집계됐고, 영업이익은 78.8% 줄어든 57억 원으로 나타났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타 사 대비 송출수수료가 높아 수익성이 악화됐다. 또 3분기에 M&A나 디지털 시프트를 위한 전략적 투자비용이 늘었다. 미래성장을 위한 투자가 많이 반영된 것이라 4분기에는 회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CJ온스타일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면서 업계 분위기는 뒤숭숭하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체는 정부에 영업이익의 13%를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납부한다. 홈쇼핑의 영업이익이 크게 줄면 정부도 난감해지는 상황”이라며 “특히 CJ온스타일은 업계 2위로 꼽히는데 이런 상위 업체도 실적 부진이 크게 나타나지 않나. 정부도 시장 상황을 주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홈쇼핑 업계는 이미 5년 전부터 휘청였다. 방송 송출수수료 등 관련 비용이 급격히 상승하고, TV 선호도가 낮아지며 위기감이 커졌다. 올해는 엔데믹으로 야외활동이 늘어나 TV 시청률이 떨어진 데다 젊은 고객은 이커머스의 온라인 ‘라방(라이브방송)’에 뺏겨 상황이 더 악화됐다. 기존 고객도 지키지 못하고, 신규 고객 유입에도 애를 먹는 상황이다.

 

달라진 홈쇼핑의 위상은 쇼호스트 학원가에서도 엿볼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아나운서 과정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것이 홈쇼핑 쇼호스트 수업이다. 하지만 최근 학원가에는 홈쇼핑 쇼호스트 과정을 찾는 이들보다 라이브커머스 진행자 수업 문의가 더 많다.

 

젊은 수강생들은 TV​ 홈쇼핑보다 라이브커머스에 익숙하다 보니 직업을 선택하는 데서도 흐름이 바뀌고 있다. 관련 수업을 진행하는 학원 관계자는 “최근에는 홈쇼핑 쇼호스트 공채 과정보다 라이브커머스 과정의 수강 문의가 더 많다. 진입장벽이 홈쇼핑보다 낮기도 하지만 홈쇼핑은 ‘올드 매체’라는 인식이 강하다. 홈쇼핑 쇼호스트를 준비하던 수강생들도 라이브커머스로 옮겨간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TV 홈쇼핑의 송출수수료 부담이 크다 보니 ‘남는 것 없는 장사’가 되는 상황이다. 사진=롯데홈쇼핑 홈페이지

 

#‘남는 것 없는 장사’ 그만할까, TV 탈출 꿈꾸는 홈쇼핑 

 

이미 홈쇼핑 업계는 체질 개선을 위해 TV와 거리두기에 들어갔다. TV 홈쇼핑의 주 연령대가 4060이고 젊은 고객 유입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현재의 고객 구매력이 떨어지면 TV 홈쇼핑도 명맥을 이어가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과 온라인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이유다.

 

한국TV홈쇼핑협회가 집계한 7개 홈쇼핑의 전체 매출액 대비 방송 매출액 비율을 보면 2017년 63.7%였던 것이 2021년에는 51.4%까지 떨어졌다. TV로 송출되는 홈쇼핑 방송의 매출은 절반가량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온라인몰이나 모바일 앱에서 나오는 실정이다.

 

홈쇼핑이 TV에 미련을 버리는 이유는 또 하나 있다. 송출수수료 부담이 너무 커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홈쇼핑 12개사가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전년보다 11.2% 증가한 2조 2508억 원으로 집계됐다. 송출수수료는 2019년 12%, 2020년 10%, 2021년 11%로 매해 전년보다 10% 이상씩 상승했다. 주요 홈쇼핑 업체도 입을 모아 3분기 영업이익 감소의 이유를 ‘송출수수료 인상’으로 꼽을 정도다.

 

한국TV홈쇼핑협회 관계자는 “송출수수료가 방송 매출의 60%까지 올랐다. IPTV 업계의 송출수수료 의존 비중이 갈수록 커지는 구조”라며 “홈쇼핑은 IPTV 채널을 포기할 수 없다 보니 쥐어 짜내 수수료를 맞추고 있다. 장사가 안 된다고 임대료를 깎아줘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홈쇼핑이 망하면 IPTV 업계도 답이 없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 상생하는 방안을 찾는 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고 당장은 TV를 완전히 떠날 수도 없어 고민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 업계가 가장 잘하는 것이 TV방송이다 보니 버릴 수는 없다. 최근에는 새 전략으로 다시 TV 비중을 늘리는 회사들도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당장 매출이 나오지 않더라도 TV를 어떻게 버릴 수 있겠나. 매출 비중이 많이 줄면 어느 순간 포기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은 어떻게든 TV 방송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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