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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은데 주가 왜이래…롯데렌탈, 공모가 밑도는 속사정

영업익 940억, 전년 대비 28.9% 성장…쏘카 투자 손실에 성장성 둔화 '악재'

2022.11.08(Tue) 17:48:34

[비즈한국] 롯데렌탈이 7일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시장의 예상대로 롯데렌탈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부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며 호실적을 낸 덕이다. 하지만 마냥 웃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증시 입성 1년이 넘었지만 주가가 공모가조차 넘지 못하는 데다 지분 투자한 곳에서도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롯데렌탈은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냈지만 주가 부양에는 고전하고 있다. 사진=롯데렌탈


롯데렌탈은 국내 렌터카 시장 1위 사업자다. 사업 부문 중에서 자동차렌털 비중이 57.8%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 뒤를 중고차(28.0%), 일반렌털(8.4%), 모빌리티(5.8%)가 잇는다. 이번 3분기 롯데렌탈은 매출 7177억 원, 영업이익 940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4%, 28.9% 늘어난 수치다. 3분기까지의 누적 실적으로 보면 매출은 2조 원을 넘겼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3.2% 증가한 2439억 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영업이익이 증가한 이유로 △장기렌터카의 안정적인 성장 △중고차 대당 매각가 상승 △일반렌털 확대 등을 꼽았다. 사업부별로 실적을 보면 중고차 부문의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기 대비 30.5%(1529억 원→1996억 원)으로 가장 크게 늘었다. 같은 기간 B2C렌털 플랫폼 묘미 운영, OA 기기·측정기·AI 로봇 등 종합 렌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반렌털 부문의 매출도 24.3%(497억 원→618억 원) 증가했다. 특히 올해 일반렌털 매출 중 로봇·레저 서비스 매출이 99억 원(3분기 누적 기준)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앱 기반 무인 비대면 카셰어링 렌털 서비스인 모빌리티(그린카)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5%(428억 원→460억 원) 증가했다. 그린카 누적 회원 수는 꾸준히 증가해 올해 4000명을 넘어섰다.

 

롯데렌탈은 신사업인 B2C 중고차 판매 사업에 공들이고 있다. 4분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플랫폼 론칭에 나섰다. 수출용 플랫폼을 10월 중 먼저 오픈해 테스트 과정을 거쳐 12월 중 내수 플랫폼을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플랫폼을 성공적으로 공개한 후 2023~2024년에는 주차타워와 단독매장을 열어 시승 체험과 판매를 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B2C 판매를 시작하면서 중고차 판매 매출을 2022년 7000억 원에서 2025년에는 1조 3000억 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2025년에 B2C 판매 비중을 전체의 74%까지 높인다는 것. 

 

더불어 장기렌터카 사업은 전기차 수요 증가에 초점을 맞춰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롯데렌탈은 보유한 전기차 비율을 2018년 1.9%에서 이번 3분기 7.1%까지 늘렸다. 중장기적으로는 롯데그룹 계열사와 연계해 생활플랫폼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국내 렌터카 시장이 차량을 사는 대신 대여하는 분위기 속에 성장하고, 중고차 매매업이 생계형 업종에서 제외되면서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이 가능해져 중고차 시장도 커질 전망이라서다.  

 

하지만 호실적이나 청사진에도 불구하고 롯데렌탈을 향한 주주들의 원성은 높다. 주가가 상장 이후 공모가(5만 9000원)조차 넘지 못한 채 하락세를 타고 있어서다. 롯데렌탈 주가는 상장 당일(2021년 8월 19일) 장중 6만 900원으로 한 차례 공모가를 넘고는 종가 5만 5500원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4만 원대로 내려앉더니 시장 환경이 악화한 올해 10월에는 3만 원 선마저 깨졌다. 

 

현재(8일) 기준 주가는 2만 9700원으로 공모가 대비 반토막이 난 상황. 시간이 갈수록 손실이 커지면서 주주 사이에선 “사상 최대 실적이라면서 어떻게 실적 발표할 때마다 주가가 떨어지나” “강제로 반려주가 됐다”라는 아우성이 나온다.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개미 주주의 불안감을 키우는 상황.

 

롯데렌탈은 B2C 중고차 판매 플랫폼 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롯데렌탈

 

이처럼 실적이나 시장 전망과 상관없이 주가가 추락하다 보니 애초에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산정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롯데렌탈의 공모가는 희망 밴드 4만 7000원~5만 9000원의 최상단인 5만 9000원에 책정됐다. 공동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이었다.

 

롯데렌탈은 공모가 책정 당시 비교군으로 국내 동종업체이자 먼저 코스피 시장에 입성한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로 정하면서 보수적으로 평가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SK렌터카와 AJ네트웍스의 주가가 지난해 롯데렌탈 상장 즈음 5000~1만 원대에 그쳤다는 점, 이들의 주가 또한 현재까지 지지부진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공모가가 낮지 않았던 셈.

 

롯데렌탈은 별다른 주가 부양책을 내지 않은 상태다. 9일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개최하지만 주가 관련 논의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렌탈 관계자는 “주가 제고를 위한 주주 환원책으로 높은 배당을 하고 있다”라며 “지난해 주당 현금 배당금이 900원대로 전년(300원) 대비 높았는데,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사상 최대 실적에도 불구하고 목표가를 낮췄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8일 목표주가를 5만 5000원에서 5만 원으로 하향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단기 렌털 사업 성장성이 둔화하고, 금리 인상의 여파로 4분기에 중고차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며 “이자 비용과 중고차 플랫폼 사업비용을 반영해 주가를 하향한다”라고 설명했다. 

 

외부 요인에 대한 우려로 인해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경기 부진과 금리 인상에도 자동차렌털 사업의 안정성이 지속되고, 신차 공급이 더뎌 중고차 가격도 긍정적일 전망이다”이라며 “경기 둔화와 쏘카 주가 하락 등으로 현재 주가는 공모가 미만이지만 B2C 중고차 플랫폼 사업 등을 고려하면 저평가된 주가”라고 분석했다. 다만 장 애널리스트 또한 목표가를 공모가보다 낮은 5만 원으로 제시했다. 

 

이처럼 자사 주가 하락을 방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분 투자가 손실을 냈다는 점도 주주들의 우려를 키웠다. 롯데렌탈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66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385억 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모빌리티 플랫폼 쏘카에 지분 투자한 것이 평가손실 -529억 원을 냈기 때문. 롯데렌탈은 3월 쏘카 주식 약 387만 주를 주당 4만 5000원대에 매입했는데, 상장 이후 쏘카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손실 또한 커졌다. 아이러니하게도 쏘카의 주가도 상장 당일 종가 2만 6300원을 기록하며 공모가 2만 8000원를 밑돌았고, 이후 급락해 8일 1만 6350원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롯데렌탈 측은 쏘카 주가 하락으로 인한 손실폭이 커진다는 지적에 “쏘카 주가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라며 “3분기 평가손실은 9월 말 기준 주가로 산정됐는데, 쏘카가 실적 발표를 아직 하지 않은데다 카셰어링 등 투자를 늘리고 있어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번에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손실이 크게 나온 것”이라고 전했다. ​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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