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식비 줄고 교육비 늘었다' 고물가에 줄어든 소비지출 살펴보니

수도·전기 요금 올랐는데도 지출은 줄어…10월 소비자물가 상승,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2022.11.04(Fri) 14:37:44

[비즈한국]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7%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5%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9월(5.6%)과 비교하면 소폭 오른 수치이긴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에 따른 것인 만큼 정부는 고물가 정점은 지났다고 본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시민들이 가공식품을 고르고 있다. 사진=박정훈 기자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물가는 제대로 잡히지 않아 우려가 커진다. 고물가가 계속되고 있지만 직장인의 월급은 제자리걸음이다. 각 가정은 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생활 물품 구입을 줄이거나 식비를 아끼며 고군분투 중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5.7% 올랐다. 물가상승률은 지난 1월 3.6%였으나 이후 점점 올라 6월에는 6.0%로 올라섰고, 7월에는 6.3%를 기록했다. 외환위기를 겪던 1998년 11월(6.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8월 5.7%, 9월 5.6%로 둔화하는 듯싶었으나 다시 석 달 만에 오름세로 돌아섰다. 그동안 물가를 끌어올리던 석유류의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공공요금 인상 여파에 전기·가스·수도의 오름폭이 커지며 전체 물가가 올랐다. 

 

소비자물가는 하반기 상승 폭이 커지며 올해 들어서만 5.0%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요금 인상으로 수도·전기 및 연료 물가는 2022년에만 7.1% 뛰었고, 각종 원자재 가격 인상에 음식·숙박 물가는 7.3% 상승했다. 식료품 물가는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은 6.4%, 교통 물가 역시 5.3% 상승했다. 

 

소비자물가는 급등했지만 직장인의 월급은 그대로다. 국내 전체 가구의 올 2분기 근로소득은 284만 4191원으로 1년 전(284만 3501원)보다 690원 올랐다. 인상률로 따지면 0.02%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물가가 뜀박질하고 있는 점을 감안했을 때는 실질소득이 오히려 감소했다고 볼 수 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전체 가구의 올 2분기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50만 150원으로 1년 전(250만 1094원)보다 944원(0.04%) 줄었다. 특히 가사용품이나 실내장식, 조명, 가구, 가전 등을 의미하는 가정용품·가사서비스에 대한 지출 비용이 1년 전과 비교하면 19.3%나 감소했다. 가구나 가전 교체를 미루는 것은 물론 각종 가사용품도 아껴 사용하는 모습이다. 

 

식료품 소비 역시 감소했다. 올 2분기 가계의 월평균 식료품 지출 비용은 32만 9721원으로 1년 전(35만 6525원)과 비교해 7.5% 감소했다. 주류·담배 소비도 2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고물가 속에서 식비를 아끼기 위해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고르고 있음을 의미한다. 

 

가계 소비 지출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수도·광열 지출 비용의 감소다. 올 2분기 수도·광열 지출 비용은 월평균 28만 4426원으로 작년 동기(31만 2818원)와 비교해 9.1% 줄었다. 한국전력 등 공공기관 적자 해소를 위해 정부가 올해 들어 수도·전기 등의 공공물가를 연이어 올렸음에도 수도·광열 지출 비용이 줄어든 양상이다. 그만큼 가계가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늘어난 소비도 있다. 자녀를 위한 교육비 지출이 대표적이다. 올 2분기 교육비 지출 비용은 월평균 17만 7663원으로 1년 전(16만 391원)보다 10.8%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주춤하며 해외여행이 급증했고 국외 지출 비용도 커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 거주자의 국외소비지출은 3조 165억 원으로 1년 전(2조 6111억 원)보다 15.5% 급증했다. 하지만 아직 코로나19 이전의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2018년 2분기(9조 1659억 원)와 비교하면 아직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이태원 참사 유가족 금융 지원, 과연 실효성 있나
· 사상 최대 적자, 한전채 과다, 한전공대 출연…한전 '동네북' 된 속사정
· [현장] 2년 연속 이자수익 82% 감소…우량하던 서인천새마을금고에 무슨 일이
· '리츠 1위 도약 원년' 강조한 대신증권, 상장 연기 리츠 들여다보니
· 우후죽순 구독 서비스, 고물가에 해지 봇물…'옥석 가리기' 시작됐다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