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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 면한 신라젠-코오롱티슈진, 거래 재개 계기로 위기 극복 가능할까

펙사벡-인보사 여전한 임상 진행, 법적 공방 등 미해결 과제도 산적

2022.11.04(Fri) 16:24:18

[비즈한국] 코스닥 상장 바이오 대어들인 신라젠과 코오롱티슈진이 장기간 주식 거래 정지라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 거래 재개를 계기로 위기를 완전히 극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각각 신라젠은 경영진의 배임·횡령 혐의로 2년 5개월 만에,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사태’ 이후 3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두 회사 모두 거래 재개 초기 일시적 주가 강세 후 약세로 돌아서 이달 현재 보합 국면에 접어든 양상이다. 글로벌 긴축 기조에 따른 증시 침체와 남은 악재들로 인해 두 회사 앞날이 낙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신라젠 내부. 사진=신라젠


지난달 1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고, 이튿날인 13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재개 시초가는 2020년 5월 거래정지 직전 종가 1만 2100원에 비해 크게 낮아진 8380원으로 결정됐다. 장기간 매매가 정지됐던 종목의 시초가는 정규장 시작 전 동시호가 시간에 직전 최종 거래가의 50~200% 사이에서 정해지는데 신라젠은 그 하단에서 결정됐다. 

 

신라젠은 지난달 17일 장중 1만 6550원을 기록하며 재개 후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주춤하면서 이달 현재 1만 1000원 아래에서 주가가 형성 중이다. 거래 재개로 신라젠 소액주주들은 보유 주식의 휴지조각화라는 최악의 상황은 벗어날 수 있게 됐다. 올 6월말 기준 신라젠 소액주주는 16만 5483명으로 지분율이 61%에 달한다. 

 

신라젠은 표적항암제 ‘펙사벡’이 임상1상과 임상2상을 통과한 후 2016년 12월 기술 특례로 코스닥시장에 상장됐다. 상장 직후 1만 3500원이었던 신라젠 주가는 2017년 하반기 들어 펙사벡 임상 3상 착수 관련 소식에 연일 급등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사상 최고가인 15만 2300원을 찍었고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신라젠은 2019년 8월 펙사벡 임상3상을 중단하며 사실상 통과에 실패했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끝을 모를 정도로 하락했다. 더욱이 거래소는 2020년 5월 문은상 당시 신라젠 대표 등 경영진이 배임과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자 주식 거래를 정지시켰다. 문은상 대표는 같은 달 구속돼 한 달 후 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문 전 대표는 현재 페이퍼컴퍼니를 이용해 350억 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해 1917억 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로 파기환송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대법원 1부는 올 6월 문 전 대표의 배임액을 다시 산정해야 한다는 취지로 징역 5년, 벌금 10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20년 11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신라젠에 경영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다. 신라젠은 2021년 7월 신주 1875만주 인수에 600억 원을 투자한 엠투엔을 최대주주로 맞았다. 서홍민 엠투엔 회장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처남이다. 엠투엔과 서 회장은 코스닥상장 대부업체인 리드코프의 1대, 2대 대주주다.  

 

하지만 기업심사위는 2022년 1월 신라젠이 이익 실현 차원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기업심사위의 결정에 신라젠이 이의를 제기하자 올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신라젠에 개선기간 6개월을 다시 부여했다. 신라젠은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는 등 개선계획을 제출했고 코스닥시장위는 자금 유보량과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능력 등을 종합 검토해 상장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거래 재개가 이뤄졌다. 

 

신라젠은 현재 글로벌 제약사 리제네론과 함께 펙사벡의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며 결과를 내년 안에 공개할 계획이다. 신규 항암물질 BAL0891은 미국 현지에서 임상 개시할 예정이다. 다만 펙사벡이 임상 2상이고 신규 항암물질도 본격적인 임상 단계 전이어서 신라젠의 앞길이 밝지만은 않다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거래 재개와 관련해 “당사는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최대주주 엠투엔 및 관계사들과 긴밀하게 협력해 연구 개발에 매진할 것”이라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내 오랫동안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인보사 케이주. 사진=코오롱티슈진


지난달 24일 거래소 코스닥시장위는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고, 이튿날인 25일부터 거래가 재개됐다. 코오롱티슈진 거래 재개 시초가는 거래 정지 직전 종가 8010원 대비 두 배 증가한 1만 6050원으로 출발했다. 시초가가 거래 정지 직전 종가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으로 시작한 신라젠과는 다른 양상이다. 올 상반기 기준 코오롱티슈진 소액주주는 6만 1638명으로 이들이 가진 지분율은 35.02%에 달한다. 거래 재개로 소액주주들의 불안도 해소됐다. 

 

재개 당일 코오롱티슈진의 주가는 시초가(1만 6050원) 대비 약 29.91% 상승한 2만 850원까지 올랐다. 다음 날인 10월 26일 장중 2만 4500원을 기록하며 거래 재개 후 최고가도 찍었다. 하지만 이후 약세로 반전하며 이달 3일 장중 1만 2900원을 기록하며 거래 재개 후 최저가를 기록하는 등 재개 시초가에 못 미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미국에서 생명공학 연구·개발(R&D)을 위해 설립한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이 ‘네번째 자식’이라며 강한 애착을 보여 온 인보사는 1년에 한 번 맞는 주사로 골관절염을 수술 없이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을 제시하며 ‘​기적의 신약’​으로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기대를 모았다.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에 힘입어 2017년 11월 24일 장중 15만 461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찍었다. 

 

하지만  2019년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악처)는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식약처는 허가 취소 사유로 코오롱 측에서 제출했던 서류와 달리 인보사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종양을 유발할 수 있는 신장세포라며 안전성 문제를 제기했다.

 

같은 달 코오롱티슈진은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지정돼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거래소는 같은 해 8월 코오롱티슈진에 대해 상장 폐지를 결정했고 이의 신청을 받은 후 총 2년의 개선 기간을 부여했다. 2020년 7월 코오롱티슈진은 주요 주주인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에 대한 27억 원 규모의 횡령·배임 혐의를 공시하면서 또 다른 악재를 맞았다. 

 

개선 기간 중 코오롱티슈진은 인보사 사태로 임상을 보류한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20년 4월 이를 해제했고 지난해 12월부터 미국에서 임상 3상 환자 투약이 재개됐다. 코오롱티슈진은 2023년까지 인보사의 임상 3상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는 코오롱생명과학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를 싱가포르 바이오기업에 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성수 코오롱티슈진 대표는 거래 재개와 관련 “오랜 시간 회사를 믿고 기다려준 주주들에게 반드시 보답할 것”이라며 “인보사 임상 3상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은 사법적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진 못했다. 코오롱은 식약처를 상대로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벌이고 있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연구지원금 환수 취소 소송을 진행 중이다. 

 

코오롱티슈진은 거래 재개 후 주주 보호 조치를 위해 최대주주인 코오롱과 2대 주주인 이웅열 명예회장이 2025년 10월 24일까지 3년간 보유 지분을 의무보유 한다고 밝혔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최대주주와 주요 주주는 투자자보호를 목적으로 보유주식 전량에 대해 자발적 의무보유를 결정했다”며 “인보사의 미국 임상개발 관련 자금조달계획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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