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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황'에 보너스 기대했건만…3분기 실적 급감에 '정유 4사' 불안감 커져

정제마진 하락과 고환율 영향 등으로 3분기 영업이익 급감…2분기보다 영업이익 60% 하락

2022.11.01(Tue) 17:07:11

[비즈한국] 올해 상반기 12조 3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해 지난 한 해 거둔 영업이익 7조 2000억 원을 훌쩍 넘긴 정유 4사(SK이노베이션·에쓰오일(S-Oil)·GS칼텍스·현대오일뱅크)가 3분기 들어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원·달러 환율 급등과 정제마진 하락,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부진까지 겹치며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한 주유소 입구에 휘발유와 경유 등 유가정보가 표시가 되어있다. 사진=박은숙 기자

 

유가 고공행진과 정제마진 강세로 초호황을 겪었던 정유4사의 실적 흐름이 신통치 않다. 먼저 실적 발표한 에쓰오일과 현대오일뱅크의 3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70.3%, 49% 감소했다.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도 영업이익이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 11조 1226억 원, 영업이익 5116억 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2분기 대비 매출 2.8%, 영업이익 70.3% 급감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 비교해도 매출만 56.3% 증가했을 뿐 영업이익은 6.9%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96억 원으로 적자전환 했다. 

 

현대오일뱅크 또한 연결기준 매출액은 17% 증가한 10조 283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오일뱅크의 영업이익은 7022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49% 감소했다. 순이익은 2분기(8180억 원) 대비 79% 낮아진 1781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도 실적이 급감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69.4% 감소한 7120억 원, GS칼텍스는, 74% 감소한 5491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유4사의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 7조 5540억 원 대비 60% 넘게 감소한 2조 5000억 원 대로 추정된다. 정유사들의 영업이익이 급감한 이유는 정제마진 하락이 주요 원인이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 수송·운영 등 비용을 제외한 가격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핵심지표다. 

 

원·달러의 환율은 1410원대로 원유 수입 비용을 달러로 결제하는 정유사에게 가파른 환율 상승도 악재로 작용한다. 특히 원유 매입 대금을 유예했다가 지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면 손해는 증가한다. 

 

경기 부진까지 이어지며 정유사들이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유업계는 오히려 선방했다고 입을 모은다. 

 

실적 발표 당시 현대오일뱅크는 “영업이익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중국 제품 수출 확대 소식에 따른 유가 및 마진 약세로 전 분기보다 하락했지만 평년과 비교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도 “정제마진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윤활 및 석유화학 부문의 실적 상승으로 영업이익 5117억 원을 기록하며 선방했다”고 말했다. 

 

다만 2분기보다 급감한 성적표를 받은 정유4사가 재무건전성을 위해 수익성 위주의 영업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계절적인 요인과 증권가의 4분기 정제마진 반등 예측 등으로 4분기 실적이 나아질 수 있겠으나, 국·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맞물려 있어 내년까지 바라본다면 정유사들이 투자보다는 수익성 위주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workhard@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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