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아들 재직 회사에 특혜를 몰아줬다는 의혹의 중심에 서면서 거센 사퇴 압박과 함께 차기 회장 논의까지 확산일로다.
이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지완 회장 아들과 관련한 특혜 의혹이 제기되자 금융감독원은 지난 18일 BNK금융지주와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에 대한 현장검사를 시작으로 BNK금융그룹 전반으로 검사를 확대했다.
지방 최대은행인 BNK부산은행을 거느린 BNK금융은 2011년 3월 설립된 국내 최초 지방은행 금융그룹으로 현 정부가 추진 중인 부산 국제금융도시의 구심점 역할로 기대를 모으는 곳이다. 하지만 3대 회장인 김지완 회장뿐만 아니라 초대인 이장호 회장과 2대인 성세환 회장도 불명예 퇴진하면서 3연속 최고경영자(CEO)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이장호 전 회장은 1973년 부산은행 행원으로 입행해 2006년 부산은행장을 거쳐 2011년에는 BS금융지주 초대 회장에 올랐다. 그러나 이 회장은 장기집권하면서 ‘측근 경영’ 논란에 휘말리면서 금융당국의 사퇴 압박을 받았고 결국 2013년 6월 중도 사퇴했다. 그 후 이 전 회장은 2017년 해운대 엘시티(LCT) 특혜 대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했다.
성세환 전 회장은 자사 주식을 대량 사들여 시세를 조정하고 부당 채용을 지시하는 등의 혐의로 2017년 4월 구속 기소돼 중도 하차했다. 성 전 회장은 2020년 5월 대법원으로부터 자본시장법 위반과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에 벌금 700만 원을 확정받았다.
이런 와중에 한 차례 연임하며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 김 회장이 전임 회장들의 불명예 퇴진이란 전철을 밟게 될지 여부에 BNK금융 안팎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달 11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감독원(금감원) 국정감사에서 김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BNK금융이 김 회장의 자녀가 이사로 있는 한양증권에 채권 발행 업무를 몰아줘 특혜를 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한양증권의 BNK금융 계열사 채권 인수 금액이 2019년 1000억 원에서 2022년 8월 1조 1900억 원으로 대폭 늘어나며 채권 몰아주기를 했다고 질타했다.
같은 당 윤한홍 의원은 회장 자녀 회사에 대한 특혜 의혹과 맞물린 BNK금융 계열사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윤 의원은 2018년 BNK자산운용이 사모펀드를 만들어 김 회장의 자녀가 재직하는 회사에 80억 원을 투자했다 발생한 현금흐름 문제로 BNK캐피탈이 특수목적법인(SPC)에 50억 원을 우회대출해 내부거래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지완 회장이 물러난다면 BNK금융 회장 후보에는 최고경영자 경영승계 규정에 따라 계열사 대표 9명이 오르게 된다. 그룹 회장 후보군을 내부 인사로 제한한 지배구조 문제 등도 금감원 검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국감장 현장에서 특혜 의혹과 관련 “특이 거래로 보인다. 잘 점검해 보겠다”고 했고, 지배구조에 대해선 “일반 시중은행 지배 임원 절차랑은 좀 차이가 있는 게 맞다”고 말했다.
금감원이 본격적인 검사에 나서면서 BNK금융은 향후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BNK금융 측은 “금감원 검사에 충실히 임할 뿐 공식 해명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BNK금융 지배구조 논란으로 차기 회장에 외부 인사 선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 노조와 시민단체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에는 단호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부산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계열사를 동원한 부당거래 의혹에 대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해야 한다”면서도 “정권이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친 정권 인사를 회장으로 꽂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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