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보증사고와 대위변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가운데, HUG가 임대 물건이 경매에 넘어간 다주택자의 다른 주택에 대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가입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보증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물건을 거르지 않는 현행 발급 기준에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HUG는 현재 임대 물건이 경매에 넘어간 다주택자의 다른 주택에 대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 가입을 허락하고 있다. 부동산 경매는 채무자가 약속한 날까지 빚을 갚지 못할 때, 채권자가 법원을 통해 채무자 부동산을 강제로 매각해 채권을 변제받는 절차를 말한다. 실제 이런 보증 사례는 지난 7월 HUG 개인보증 채권관리 업무 특정감사 과정에서 확인됐지만 보증사고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의 가입 거절 사유는 크게 네 가지다. △보증금이 집값보다 높은 경우 △선순위채권이 집값의 60%를 넘는 경우 △보증 신청 주택 소유권에 경매나 압류 등 권리침해사항이 있는 경우 △임대인이 보증사고를 내고 해소하지 않아 보증금지대상에 오른 경우다. HUG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설 때 보증 신청 대상 주택의 권리침해사항을 살피지만 주택 임대인이 소유한 다른 물건은 들여다보지 않는다.
HUG 감사실은 지난 9월 특정감사 결과보고서에서 “임대차목적물에 대한 경매·공매가 발생해 임대인의 지급능력 상실이 추정되는 경우에도 현행 규정상 신규 보증 발급이 가능해 공사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임대차 목적물에 대한 경매·공매 발생 시 임대인에 대한 신규 보증취급 제한(거절) 및 제한 금지 사유의 신속·정확한 전산시스템 반영을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와 대위변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올해 9월 전세보증금반환보증 보증사고 건수는 523건, 보증사고액은 1098억 원으로 2013년 9월 이 상품 출시 이후 건수와 금액 모두 최대치다. 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사고금액은 지난 8월 1089억 원으로 사상 처음 1000억 원을 넘어선 뒤 두 달째 1000억 원대를 기록했다. 보증사고 건수도 지난 8월 511건에 이어 두 달 연속 500건을 넘었다.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한 물건에서 경매가 진행됐다는 것은 다른 물건에서도 임차보증금과 같은 채권이 회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라며 “보증사고로 국민 세금이 들어간 공공기관의 자금을 낭비되지 않도록 HUG가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을 낼 때 임대 물건과 임대인에 대한 심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이에 대해 “다주택 임대인이 한 주택에서 경매나 공매가 발생해도 나머지 주택에서는 전세금 반환보증 발급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제도를 정비해서 경매나 공매가 발생한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신규 보증이 발급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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