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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시장 뒤흔든 '레고랜드 디폴트', 김진태 강원지사 자충수 되나

재정특위로 검증하면 되는데 돌연 GJC 회생신청…"시장불안 확산에도 여전히 안일" 비판 제기

2022.10.20(Thu) 14:52:17

[비즈한국]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본인이 어떤 일을 벌였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자본시장에 대한 감을 ​완전히 잃었다.”​ ‘레고랜드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가 금융시장에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면서 김진태 강원도지사에 대한 비판이 제기된다. 전임 최문순 도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기 위한 ‘​정치적 계산’​으로 강원중도개발공사(GJC)의 회생 신청을 결정해 글로벌 긴축과 금리 인상 가속화로 가뜩이나 얼어붙은 채권시장을 패닉에 빠뜨렸다는 것이다. 

 

김진태 강원지사가 지난 7월 26일 오전 강원도청 브리핑룸에서 도청사 건립을 위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는 강원도가 레고랜드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설립한 강원중도개발공사에 대해 회생 신청을 결정하면서 발생했다. 강원중도개발공사는 레고랜드 테마파크 개발을 위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기반으로 2050억 원 규모의 유동화증권을 발행했고, 강원도는 이에 대한 지급보증을 섰다. 이 유동화증권은 신한투자증권(550억), IBK투자증권(250억) 등 증권사 10곳과 멀티에셋자산운용(100억)이 편입했다. 

 

그러나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부동산 매각에 차질을 빚으며 만기 상환을 하지 못하게 되자 지급보증을 섰던 강원도는 지급보증을 이행하는 대신 법원에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을 신청했다. 만기 하루 전인 지난달 28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중도공사가 빌린 2050억 원을 (강원도가) 대신 갚는 사태를 방지하겠다”며 강원중도개발공사의 회생 신청 계획을 밝혔다.  

 

결국 강원중도개발공사가 발행한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은 지난 4일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에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채권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고, 부동산 PF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 지난달 4%대였던 PF ABCP 금리는 레고랜드 사태 이후 8~10%대로 뛰었다. 

 

사태가 확산되면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중소 건설사와 증권사 등이 자금난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까지 제기된다. 실제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3일 리포트를 통해 “차환 여건이 비우호적인 현재 시장 상황에 대응해 단기 유동화의 상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며 증권사·건설사 연계 유동화증권 점검에 나섰다.

 

한국신용평가는 “A급 이하 건설사의 신용보강 딜과 자본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거나 계열 지원 가능성이 열위한 증권사의 신용도, BBB급 기업 신용도 연계 사모사채·대출채권 차환 딜 등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빠른 시일 내 강원도의 책임 있는 의무 이행과 정부 차원의 시장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코리아 리조트. 사진=연합뉴스


강원도는 뒤늦게 대응을 논의 중이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았다. 지난 19일 업계에서는 강원도가 채무 상환에 필요한 예산을 편성해 내년 초 이행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마저도 확인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채무보증 불이행이라는 초유의 충격을 경험한 시장이 회복되지 않는데도 강원도는 안일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강원도는 어떻게든 채무를 상환할 것이라고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 않았고, 현재까지도 채권단과 소통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강원도와 지자체를 넘어 정부를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며 “금융당국도 채권시장 안정펀드를 재가동했는데, 강원도가 너무 안일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전임 도정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책임 회피 등 정치적 계산에만 몰두해 이번 사태를 몰고 왔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차환(이미 발행된 채권을 새로 발행된 채권으로 상환)을 통해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는 상황에서 ABCP 발행 주관사인 BNK투자증권과 사전 교감도 없이 돌연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강원도의회는 지난 9월 27일 본회의를 통해 재정효율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결의안을 가결했다. 전·현임 도정 사업과 강원도 재정운용 감시 및 재정문제의 효율성을 조사하는 기구이지만, 그간 여러 문제가 불거졌던 전임 최문순 도정 사업인 레고랜드와 알펜시아 사업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레고랜드 검증을 위한 특별위원회가 구성됐음에도 다음날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을 신청, 디폴트를 선언한 셈이다.   

 

금융투자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과거 정무위원회 경험도 있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가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금융시장에는 심리적인 요소가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정치적으로만 접근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이제 와 예산편성 등의 대응책을 언급해도 약발이 먹히지 않는 분위기”라며 “여의도가 혼란에 빠졌는데 앞으로 강원도와 사업을 진행하려는 곳이 어디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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