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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카톡 먹통 사태로 치명타, 악재 잇단 카카오그룹 주 전망

성장에 치중해 기본 소홀 "화장발에 속았다" 투자심리 회복 쉽지 않을 듯

2022.10.20(Thu) 10:17:50

[비즈한국]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사진 한 장이 돌았다. ‘​카카오 주주 정모 사진’​이라며 카카오 초콜릿의 제품 사진이 회자됐다. 카카오 초콜릿 제품 겉면에 쓰여 있는 카카오 함유량을 두고 “서로 손실률율을 자랑하고 있다”고 적혀 있는데, 이는 카카오 투자자들의 씁쓸함을 자아냈다.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왼쪽부터)가 지난 19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이용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이종현 기자


지난해 6월부터 꾸준히 하락한 카카오그룹 주식(카카오·카카오게임즈·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이 이렇다 할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우하향 중이었는데, 최근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까지 일어나 악재로 작용했다. 그동안 상장한 자회사들의 일부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 사건 등으로 카카오를 둘러싼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이번 사고는 기름을 들이부은 격이었다. 

 

화재로 인한 카카오톡 먹통은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준 것은 물론이고, 개인 투자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카카오그룹에 대한 투자보다 오히려 카카오뱅크에서 돈을 인출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하게 여겨졌다. 직장인 A 씨는 “신생 기업이어도 미래가 유망하다는 전망에 투자했는데, 주가는 오를 기미도 없고 카카오뱅크에 있는 돈도 기존 은행으로 옮겨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4차 산업의 미래로 여겨졌던 ‘국민주’ 카카오는 어디서부터 무너져버린 걸까. 

 

시장에서는 카카오그룹 주 투자에 대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카카오 먹통 피해 보상안 규모보다 리스크가 부각됐다는 점, 규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더욱 부담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라는 혁신적인 브랜드가 어쩌면 단순한 화재 사고에 속절없이 무너져버렸다는 것, 카카오톡 개편 과정에서 성장동력 확보에도 차질이 생겼다는 것이 이유다. 

 

기업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피해 보상범위에 따라 카카오 실적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됐다. 아직 정확한 규모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카카오의 서비스가 ​대부분 멈췄다는 점에서 수백억 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18년 KT 아현국사 화재로 발생한 통신 장애에 대해 KT가 보상규모를 합의하는 데까지 약 4개월 소요됐다. 이번에도 보상금 산정까지 수개월이 소요될 전망이기 때문에 투자심리는 당분간 부정적일 것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피해보상보다 혁신적으로 보였던 브랜드의 이미지가 무너졌다는 점이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는 19일 데이터센터 화재 관련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사업을 책임지던 대표로 매출이나 영업이익을 중시했다”며 “시스템은 물이나 공기 같은 것인데 살면서 이들의 중요함을 모르다가 없어지면 깨닫는 것처럼 IT 회사 운영에 있어 (시스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관심과 투자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하겠다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기초를 탄탄히 세우기보다는 ‘혁신’이라는 깔끔해 보이는 이미지에만 갇혀버린 것이다. 

 

허지수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카카오 서비스 장애와 재난방지시스템 미비는 그동안 기초 인프라에 투자하기보다는 성장에만 집중한 사업 운영의 단면을 드러냈다”고 말했다. 한 투자자도 “화장발에 속아 돈이 털렸다”고 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의 유저들이 이탈하고, 브랜드 이미지는 하락하며, 각종 서비스와 게임의 매출 감소가 불 보듯 뻔한 상황이 돼버렸다.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카카오를 대체할 서비스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복구가 잘 마무리된다면 다시 한 번 리바운드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놨지만, 투자심리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자는 ‘심리’이자 ‘신뢰’이기 때문이다. 

 

보잉의 차세대 주력 기종이었던 ‘737 맥스’는 2018년 10월과 2019년 3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에서 추락해 승객과 승무원 346명이 전원 숨지는 참사를 초래했다. 시장에서는 사고 이후 보잉의 신뢰도가 추락한 것은 회사 경영진이 무책임하고 오만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보잉의 주가는 사고 이후부터 하락세를 걷기 시작한다. 이후 코로나19와 불확실한 매크로 환경을 거치며 악재와 이별하고 있지만, 당장 주가 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나 이 사람, 보통 사람입니다. 믿어주세요.”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이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데에는 국민들의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신뢰도 목숨과 같다. 신뢰를 잃어버린 기업이라면 소비자들이나 고객도 결국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신들의 문제를 인정하고 앞으로 잘하겠다고 다짐하는 기업이라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시장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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