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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포쉬마크' 인수 2.3조 베팅에 시장반응 냉랭한 까닭

투자유의 종목 지정 수모, 수익성 하락 만회 대안 필요성 대두

2022.10.14(Fri) 14:37:26

[비즈한국] 네이버가 최근 미국 ‘당근마켓’으로 불리는 포쉬마크 인수를 밝힌 가운데 고가 인수 논란과 주가 급락으로 투자유의 종목에 지정되는 등 냉담한 시장반응에 직면했다. 

 

네이버로서는 창사 이래 최대 인수합병(M&A)으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동시에 적자를 지속하는 포쉬마크로 인해 수익성 하락을 만회할 전략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 사진=임준선 기자


이달 4일 네이버는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업체인 포쉬마크를 16억 달러(약 2조 3000억 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포쉬마크는 지난 2011년 설립된 북미 최대 소비자간(C2C)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중고 의류와 신발에 특화돼 있고 총 회원 수 8000만 명, 월 활성 이용자 수는 4000만 명에 달한다. 

 

네이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북미지역 거점을 확보해 웹툰과 왓패드와의 연계로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포쉬마크와 국내 리셀 플랫폼인 크림, 일본 패션 플랫폼인 빈티지시티, 유럽 베스티에르 콜렉티브와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그간 네이버가 국내에서 성장이 둔화되는 포털과 쇼핑을 대체할 성장 동력을 찾기 어려운 점을 악재로 꼽아 왔다. 따라서 네이버로서는 글로벌 확장을 위해 해외 빅테크들이 선점한 검색과 기업간(B2B) 거래 분야의 제약을 감안해 C2C에서 대안을 찾던 중 포쉬마크 인수를 택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적자 상태인 포쉬마크 인수에 2조 3000억 원을 베팅한 네이버가 수익성 측면에서 상당 기간 시장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만만치 않다. 

 

비대면 거래로 특정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수혜를 입으며 포쉬마크는 빠르게 외형 성장을 거듭해왔지만 매해 ​한화 1000억 원 이상의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포쉬마크는 지난해 거래액 18억 달러, 매출 3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에 비해 27%, 24% 성장했다. 영업손실은 9800만 달러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뚜렷해진 엔데믹(풍토병화)으로 포쉬마크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억 8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9% 성장에 그쳤고 적자 경영은 이어졌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가격(16억 달러)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된 수준으로 인수 이후 경영 개선 여부, 네이버 기존 서비스와 시너지 여부가 인수 적정성 판단의 근거가 될 전망”이라며 “(네이버 재무제표에) 포쉬마크 연결 편입으로 내년 영업이익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포쉬마크의 올해 상반기 적자가 500억 원을 상회했다. 신사업 투자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불확실성에 대한 투자자 기피 성향이 강한 시기로 단기 실적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구성중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가 현재 해외에서 사업 중인 일본, 동남아시아 지역 커머스 기업이 아닌 미국 기업 인수로 단기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기 어렵다”며 “환율과 커머스의 성장 둔화를 고려하면 현재 시점에서 인수가격이 적절했는지는 추후에 평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네이버 주가는 포쉬마크 인수를 발표한 직후부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포쉬마크 인수 발표 전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지난달 30일 네이버는 19만 3500원으로 마감한 후 약세를 보이며 이달 13일 장중 15만 3000원으로 52주(1년) 최저가를 찍은 뒤 15만 8500원으로 마쳤다. 같은 기간 네이버 시가총액은 31조 7430억 원에서 26조 18억 원으로 5조 7400억 원 이상이나 증발했다. 네이버 주가는 유동성 장세가 극에 달했던 지난해 7월 30일 장중 46만 5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금리인상 등이 본격화된 9월 이후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긴축 기조가 급속히 진행되는 가운데 네이버가 기술주인 포쉬마크를 인수한 시기가 적절했냐는 지적도 나온다. 복수의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기술주는 사업 자금 등을 대출로 조달하는 경우가 많고 미래에 예상되는 기대 수익이 주가에 선 반영돼 금리 상승기에는 취약하다”며 “경기 둔화가 불가피한 시기에 기술주는 상승세가 나타나도 기술적(일시) 반등에 그치는 게 일반적이다”라고 진단했다. 

 

한국거래소는 네이버가 지난 4~5일 주가가 15% 이상 급락하자 지난 6일 거래집중 종목으로 선정,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당일을 포함한 최근 3거래일간 상위 10개 계좌의 매수 혹은 매도 관여율이 40% 이상인 경우가 포함된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3거래일 동안 외국계 계좌 10곳에서 전체 주식 매도의 46.65%가 이뤄졌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거래소 등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외국계 증권사 2곳은 지난 4일과 5일 이틀에 걸쳐 네이버 주식 271만 5279주를 순매도했는데 공매도 물량은 28만 1160주였다. 이들 외국계 증권사들은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전후 매도 보고서를 냈고 공매도에 나서면서 주가 하락을 부채질했다. 

 

네이버 일부 임원들이 포쉬마크 인수 발표 전후 보유 지분을 처분한 것도 주가 약세를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11일 네이버 공시에 따르면 임준현 책임리더는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7일까지 총 815주를 장내 매도했다. 강태은 책임리더도 지난달 23∼28일에 800주를 포함해 최근 1400주를 매도했다. 이들은 1주당 20만 원대 이상 가격에서 지분을 매도했다. 경영진의 주식 대량 매도 소식은 해당 회사의 주가 고점이자 당분간 주가 호재가 없다는 시그널로 읽혀 주가 약세 요인으로 시장에서는 바라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포쉬마크 인수와 관련한 간담회에서 “통상 이런 대형 M&A를 하면 인수하는 기업에서는 이게 어떻게 시너지가 날지 불확실성이 있어서 주가가 약세인 경우가 많다”면서 “중고 시장이 태동하는 시기이고 큰 가능성이 있는 만큼 우려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자신감을 피력했다. ​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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