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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리스크만으로 복잡한데…" 빗썸이 하루 두 번 '강종현 회장' 부인한 까닭

의혹 제기된 비덴트는 '단일 최대주주'…국감 소환된 이정훈 전 의장이 현재 실소유주

2022.10.05(Wed) 15:01:40

[비즈한국] 빗썸이 또 다시 실소유주 논란에 휩싸였다.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 비덴트를 둘러싸고 강지연 이니셜 대표의 오빠 강종현 씨의 실소유 의혹이 불거진 것. 이에 빗썸은 하루 두 번의 입장문을 통해 강 씨와의 연관성을 강력 부인했다. 그러나 빗썸의 해명에도 불구, 오히려 복잡한 지배구조와 오너리스크가 재조명 됐다. 

 

10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소유주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빗썸은 강 씨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지 이틀이 지난 지난달 30일 오전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당사는 설립 이래 ‘회장’이라는 직함을 둔 적 없다”며 “강 씨는 당사에 임직원 등으로 재직하거나 경영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또 "빗썸의 거래소 및 플랫폼 운영을 비롯한 모든 사업은 빗썸코리아 경영진 책임 하에 운영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와 강 씨, 비덴트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제기되면서 거리두기에 나선 것.  

 

강종현 씨가 등장한 비덴트(버킷스튜디오그룹)는 엄밀히 따지면 과거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과 빗썸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벌였던 빗썸의 단일 최대주주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4.22%를 보유하고 있다. 

 

비덴트는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의 빗썸 인수 시도가 무산된 직후 빗썸 인수 주도권을 잡았다. 당시 김재욱 대표가 이끌던 비덴트는 아이오케이를 앞세운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의 지원을 받아 빗썸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 전 의장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사실상 패했다. 비덴트는 김재욱 전 대표의 사임을 끝으로 인수 시도를 중단했고, 이후 강지연 이니셜 대표가 김 전 대표가 넘긴 비덴트 지분을 인수했다. 

 

빗썸은 같은 날 오후 앞서 배포한 입장문의 일부 내용을 변경하며 “당사는 창사 이래 김 모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회장이라는 직함을 둔 적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빗썸이 언급한 ‘김 모 전 회장’은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이다. 김 회장은 빗썸 인수 시도 무산 이후 이 전 의장과 소송을 벌였으며, 현재 진행 중인 이 전 의장 재판의 핵심 증인이다. 

 

김 회장은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1월까지 빗썸 인수를 시도했다. 김 회장은 BTHMB홀딩스를 통해 비티씨홀딩컴퍼니 지분 51%를 인수할 계획이었다. ‘BTHMB홀딩스→비티씨홀딩컴퍼니→빗썸코리아’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만들겠다는 것. 그러나 두 차례 잔금 납입 연기 끝에 결국 인수가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이정훈 전 의장의 오너리스크가 불거졌다. 이 전 의장은 김 회장에게 빗썸 인수와 공동경영을 제안하고 이른바 ‘빗썸코인(BXA토큰)’을 빗썸에 상장하겠다고 속여 계약금 약 1억 달러를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겼다.

 

더불어 이 전 의장은 BXA토큰 투자자 60여 명으로부터 사기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300억 원 규모의 BXA토큰이 판매됐으나 빗썸에 상장되지 못하면서 가격이 급락한 탓. 다만 투자자들의 고발 건은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투자자들은 여전히 이 전 의장의 재판을 지켜보며 향후 대응을 논의 중이다. 

 

이 전 의장은 빗썸의 실질적 최대주주이자 실소유주로서 지난달 27일 국회 정무위원회로부터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받았다. 정무위는 아로와나토큰 시세 조작 의혹과 관련해 빗썸이 코인 상장 및 시세 변동에 관여했는지 여부를 질의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 전 의장이 지난달 30일 건강상의 이유로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로와나토큰은 지난해 4월 빗썸에 단독 상장돼 상장 직후 1000배 가까이 폭등했으나 현재 300원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이 전 의장의 사법리스크와 함께 빗썸은 그간 복잡한 지배구조 문제가 지적됐다. 실질적 최대주주와 단일 최대주주가 다른데다, 이 전 의장측 빗썸 지분을 보유한 이 전 의장 소유의 법인이 베일에 싸여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장은 현재 빗썸에서 어떠한 직책도 맡고있지 않다.   

 

이 전 의장은 비상장법인 디에이에이(DAA)와 싱가포르법인 BTHMB홀딩스를 통해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각 29.98%, 10.7% 보유 중이다. 두 법인의 지분구조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빗썸 측은 과거 경영권 분쟁 당시 앞서의 두 법인을 통해 이 전의장이 빗썸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빗썸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지만, 이 전 의장의 실질 지배력은 지난 5월 30일 빗썸의 인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빗썸은 지난 5월 30일 이 전 의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재원 이사와 김상흠 이사를 각각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업계에서는 두 사람이 이 전 의장이 설립한 아이템매니아 관계사 임원 출신인 만큼, 이 전 의장의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다만 강지연 대표의 비덴트와 이정훈 전 의장의 빗썸의 불편한 공존은 빗썸의 메타버스·NFT(대체불가능토큰) 신사업에서 드러난다. 비덴트(버킷스튜디오그룹)는 빗썸을 내세운 ‘빗썸라이브’, 초록뱀그룹과 함께 설립한 ‘메타커머스’의 시너지 통해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비덴트와 초록뱀그룹은 컨소시엄을 이뤄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고, 전환사채를 발행·인수하며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빗썸은 자체적으로 ‘빗썸메타’를 설립하고 NFT거래소 ‘네모월드’ 출시를 준비 중이다.

 

시장에서는 비덴트와 초록뱀그룹의 동행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낸다. 강 씨의 존재가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일각에서는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이 비덴트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이와 관련, 한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오너리스크로 부침을 겪은 빗썸 입장에서는 단일 최대주주 비덴트를 둘러싼 여러 논란이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비덴트는 빗썸 경영에 관여하지 않고, 양사가 각자 사업을 영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일부 세력이 빗썸을 주가 부양의 재료로 삼으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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