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지난 7월, 1급수임을 자랑하던 서울 북부의 우이천이 3급수로 오염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최근 우이천의 수질측정값이 나쁘게 나오자, 서울시와 환경부가 자의적으로 측정값 공개를 늦춘 사실이 비즈한국 취재 결과 밝혀졌다.
우이천 오염 사실이 처음 알려진 것은 7월 공개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의 수질측정 결과 때문이다. 5월 12일 측정된 우이천 수질이 3급수 수준으로 나왔는데, 이 같은 사실을 환경부와 서울시, 관할 4개 구청(강북·노원·도봉·성북) 모두 인지하지 못했던 것(관련기사 [단독] 1급수 생태하천 우이천, 갑자기 3급수로 오염…무슨 일?).
뒤늦게 검사 결과를 확인한 서울시는 관할 구청들과 함께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후에도 별도의 안내 없이 6월에 측정한 우이천 수질 결과가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에는 6월 측정값을 제외한 7월까지의 우이천 수질측정 결과가 올라 있다.
#서울시 “특이 측정값 나와 공개 늦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질측정을 진행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수질측정망 특이 측정값 보고 서식’을 작성해 9월 19일 국립환경과학원에 발송했다. 최근 10년간 최대값을 초과하는 수준이 나온 사유를 적어서 보냈는데,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이를 접수해 다음 달에는 6월 측정값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6월 우이천 수질측정값이 지난 10년 내 최대값을 초과했고, 이를 측정한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원인 조사 후 결과를 국립환경과학원에 발송했다. 이로 인해 측정값 공개가 늦어졌고, 국립환경과학원에서 조사 결과를 검토한 후 다음 달 중에 ‘6월 측정 결과’를 공개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이천 수질측정은 서울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이 진행하고, 물환경정보시스템은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이 운영한다.
이 같은 늦장 공개는 환경부 ‘2022년 물환경측정망 설치·운영 계획’ 고시에 반한다. 환경부는 환경정책기본법·물환경보전법 등에 따라 매월 하천의 수질을 측정하고, 이를 물환경정보시스템에 공개한다. 환경부 고시에 따르면, 수질 조사기관은 전월 초일부터 말일까지의 수질 측정결과를 다음달 10일까지 환경부 전산망에 올려야 한다. 전산망 등록 후 국립환경과학원은 같은 달 20일 안에 물환경정보시스템을 통해 결과를 공개한다. 따라서 6월 측정한 결과는 8월까지 공개해야 한다.
특이 측정값이 나온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최근 10년간 측정자료의 최소 또는 최댓값을 벗어나거나 오염도 경향이 달라지는 등 ‘특이 측정값’에 해당하는 결과가 산출되면, 조사기관은 ‘수질측정망 특이 측정값 보고’를 환경부, 지자체, 국립환경과학원 등 관련 기관에 즉시 통보해야 한다. 그러나 특이 측정값이 나왔다고 해서 결과 공개를 생략하거나 늦출 수는 없다. 환경부 고시는 ‘전산입력 전 특이 측정값 재확인’이라고 명시할 뿐, 최초 측정값 생략을 허용하지는 않는다.
#10년 중 수질 오염 최대치…후속 조치는?
10년 내 최대치로 우이천 수질이 나빠진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시 관계자는 “수질 측정을 진행하는 우이천 하류 부분에서 인근 강북구의 공사 때문에 수질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우이천은 건천이라 정기적으로 상류에 유지용수를 공급하는데, 당시 공사로 인해 유지용수가 원활히 공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우이천 수질 오염에 대한 환경부나 서울시의 추가 조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개된 7월 7일 수질측정 결과에 따르면 우이천 수질은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가 3.2, COD(화학적 산소요구량)가 4.7로 BOD 기준 여전히 3급수에 해당한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7월 말에 다시 검사한 결과, 수질이 1.5등급 수준으로 나왔다. 이미 공사가 완료됐고,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더 이상 조치할 게 없다는 내용으로 전달 받았다”고 답했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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