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구본준 LX그룹 회장의 장남 구형모 전무가 LX홀딩스 지분 확보에 나서며 그룹 승계 움직임에 가속도가 붙었다. 구형모 전무는 올해 9월 들어 세 차례에 걸쳐 LX홀딩스의 지분을 매입했다. 앞으로 구 전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재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구 전무는 LX홀딩스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자사주 매입 적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X홀딩스의 주가는 지난해 6월 최고가인 1만 1800원을 찍은 후 최저가인 8140원까지 내려오기도 했다.
16일 구형모 전무는 LX홀딩스 주식 5만 1543주를 주당 8249원에 매입했다고 공시했다. 총 매입금액은 4억 2517만 원이다. 이로써 구 전무의 지분은 11.75%에서 11.81%로 높아졌다. 지분 매입을 통해 LX그룹에서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해 5월 LX그룹 출범 당시 구형모 전무의 지분은 0.59%였으나 지난해 말 구본준 회장이 구형모 전무와 장녀 구연제 씨에게 각각 850만 주, 650만 주를 증여했다. 40%에 달하던 구본준 회장의 지분은 20.37%로 하락했고, 구형모 전무 11.75%, 구연제 씨가 8.78%로 지분율이 크게 상승했다. 지분 증여를 통해 구 전무는 LX홀딩스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번 지분 매입으로 구 전문와 아버지 구본준 회장의 지분 차이는 8.56%로 줄어들었다. LX홀딩스 출범 당시 상무로 입사해 1년도 채 되지 않은 올해 3월 전무로 승진한 데다 지분율까지 상승하면서 구 전무의 그룹 승계가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평이다.
자연스럽게 승계 자금에 대한 관심도 집중된다. 구형모 전무는 지난 3월 LX홀딩스 주식 719만 6000주(9.43%)를 강남세무서에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구본준 회장에게 받은 주식의 증여세 연부연납을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승계를 위해 구본준 회장의 지분을 증여 받더라도 막대한 증여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구형모 전무에게는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몇 가지 가능성이 거론된다.
먼저, 구형모 전무가 2008년 설립했다 2018년 정리한 사업체 ‘지흥’의 매각대금이다. 구 전무는 2008년 4월 10억 원을 투자해 디스플레이용 광학필름 업체 ‘지흥’을 설립했다. 지흥은 2009년까지 자본잠식 상태였으나 LG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덩치를 키웠다. 2009년 1억 8000만 원 수준이던 내부거래액은 2012년 매출의 21.2%에 달하는 255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지속되자 2014년 내부거래 비중을 10.1%까지 낮추고 2018년 12월 지분 100%를 매각했다. 이 매각으로 구 전무는 현금 153억 900만 원을 손에 쥐었다.
구형모 전무가 보유한 (주)LG 주식 0.6%도 자금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구 전무가 가진 LG 주식의 가치는 760억 원 수준이다.
세 번째로는 LX홀딩스의 배당 가능성도 점쳐진다. LX홀딩스는 지난해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으나 여유 자금 확보를 위해 배당정책이 바뀔 수 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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