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6일 SM엔터테인먼트(SM)가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 회사인 ‘라이크기획’과 결별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전일 대비 18.6% 급등했다. 과도한 인세 지급이라는 저평가 요인이 해소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SM에서 공식 직책을 맡지 않아 결별 이후 경쟁력 약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이 1997년 차린 개인 회사로 규모나 운영방식은 알려진 바가 없다. SM은 2000년부터 라이크기획과 프로듀싱 용역 계약을 맺고 매년 매출의 6%를 인세로 지급했다.
22년 동안 SM이 라이크기획에 지급한 인세는 1400억 원 규모다. 같은 기간 SM의 영업이익은 별도기준 4207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30% 이상이 라이크기획에 넘어간 것. SM의 지분 1.1%를 보유한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SM이 라이크기획에 과도한 인세를 지급해 주주가치가 훼손됐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얼라인파트너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114억 원의 인세가 라이크기획에 지급됐으며 이는 SM 상반기 영업이익의 30%에 달하는 금액이다.
주주가치 훼손이 언급되는 까닭은 SM이 지난해까지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SM이 배당을 하지 않아도 이수만 총괄은 라이크기획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주주들은 수익을 공유하지 못했다.
2019년 KB자산운용은 SM에 주가가 저평가됐다며 배당성향 30%의 주주정책 수립과 신규 사외이사 후보 추천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서한을 보냈다. 이에 SM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자 얼라인파트너스가 나선 것.
얼라인파트너스는 주주제안을 통해 곽준호 전 KCF테크놀로지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추천해 주주총회 의결을 통해 감사로 선임했다. 3월 2일에는 SM 이사회에 주주서한을 보내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서 용역 계약의 구조 문제를 지적하며 계약 종료와 합리적 대안을 제시해달라고 요구했다.
얼라인은 약 5개월 후 8월 17일 두 번째 주주서한을 통해 “라이크기획과의 계약 문제 개선 계획 및 현재까지의 진행상황에 대해 전 주주에게 서면으로 발표하라”고 요구하며 권리 행사와 법적 조치 등을 예고했다.
결국 이수만 총괄이 백기를 들었다. 지난 15일 SM은 공시를 통해 “이수만 총괄의 개인 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SM은 “이수만 총괄이 SM에 프로듀싱 계약을 금년 말 조기 종료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공시 다음 날 SM의 주가는 폭등했다. 15일 SM엔터테인먼트의 종가는 6만 4500원으로, 16일 18.6% 상승해 7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19일 3200원 하락 후 20일 3700원 상승해 7만 7000원에 마감한 상태다. 증권가에서는 ‘이수만 리스크’가 사라졌다며 긍정적인 반응이다. SM의 영업이익이 150억~300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만 총괄과 라이크기획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이수만 총괄은 SM에서 등기이사나 이사회 등에 공식적인 직책이 없다. 라이크기획 또한 SM으로부터 받는 인세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수익구조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SM이 라이크기획을 인수할 가능성도 높다. 2019년 KB자산운용이 주주가치 훼손 등을 언급하며 라이크기획을 합병하라 요구한 바 있다. 당시 SM은 “라이크기획과의 합병은 성립할 수 없는 방안이고, SM이 강요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계약종료가 예정된 이상 이수만 총괄이 경영진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SM 소속 아티스트에 대한 그의 영향력이 건재하기 때문이다. 라이크기획 또한 수익구조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매각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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