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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주도 성장' 강조하니 세수 매년 줄어…'복지 구조조정' 강화되나

소득세·법인세·종부세 등 내년 세수 6.4조 원 줄어…5년간 60조 원 감소

2022.09.16(Fri) 16:00:49

[비즈한국]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소외 계층과 사회적 약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도록 하는 ‘약자 복지’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긴축 재정을 하더라도 취약 계층에게만은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뜻이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가 현금 복지 지원을 취약계층 위주로 바꾸는 등 복지제도를 개편하겠다고 밝힌 것은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안상훈 사회수석이 복지정책 방향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는 정부의 씀씀이를 줄이는 긴축 재정과 함께 민간 주도 성장을 위한 세금 인하를 약속했다. 이로 인해 세입이 줄어들 것이 명확해지면서 현재와 같은 복지제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각종 세법 개정안이 실제로 입법될 경우 향후 5년 간 총 60조 원 이상의 세입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건전성을 위해서는 허리띠를 정말로 꽉 졸라맬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안상훈 사회수석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약자에 대한 집중 지원보다는 득표에 유리한 포퓰리즘적 복지 사업들이 더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며 “현금 복지는 일을 할 수 없거나, 일을 해도 소득이 불충분한 취약계층 위주로 내실화 하겠다”고 밝혔다. 현금 복지는 자립준비청년·장애인·저소득 노인 등 취약계층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다.

 

안 수석은 민주당이 최근 기초연금 40만 원으로의 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큰 틀에서 한국 청년들의 미래까지 생각하는, 제대로 된 연금 구조개혁 아이디어 속에서 나온 것이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부정적 뜻을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이처럼 복지 예산의 타깃을 취약계층으로 좁히기로 한 것은 민간 주도 성장을 위해 기업이나 가계의 세금 부담을 줄이기로 하면서 세입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급격히 늘어난 정부 지출을 손보는 것에 더해 세입 감소까지 예상되는 상황인만큼 국고 부담이 큰 복지 정책의 타깃을 좁힐 수밖에 없다. 

 

국회에 따르면 정부는 1일 ‘경제활력 제고와 민생 안정 및 조세인프라 확충 등을 통한 재정 지속가능성 마련’을 기본방향으로 한 세법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경제활력 제고 차원으로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25%→22%), 현행 5개인 고용지원 관련 세액 공제 제도 통합 및 공제 한도 상향, 기업상속공제 적용대상 확대(매출액 4000만 원 미만→1조 원 미만) 및 공제한도 2배 상향, 금융투자소득세·가상자산소득 과세 시행시기 2년 유예(2023년→2025년) 등이 개정안에 담겼다.

 

또 민생 안정 차원에서 소득세 하위 2개 과세표준 구간 상향 조정(1200만 원→1400만 원, 4600만 원→5000만 원), 영유아 기저귀·분유 부가가치세 영구 면제, 신용카드 공제 대상 확대 및 적용기간 3년 연장(2022년 말→2025년 말), 월세 세율공제율 상향(12%→15%), 1세대 1주택 고령자·장기보유자 납부유예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이러한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세입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당장 내년에 소득세는 3조 5000억 원, 법인세는 6000억 원, 증권거래세는 7000억 원, 종합부동산세는 1조3000억 원 등 총 6조 4000억 원의 세수가 줄게 된다. 2024년에는 법인세와 종부세 등의 세입 감소가 7조 3000억 원으로 더욱 확대된다. 이러한 세입 감소는 5년 뒤인 2027년까지 총 60조 2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올해 예산이 607조 7000억 원임을 감안하면 전체 예산의 10%에 해당하는 세수가 감소하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맨다고는 하지만 매해 지출 규모가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5.2% 늘어난 639조 원으로 잡았다. 중장기 지출 전망에 따르면 예산은 2024년에는 전년 대비 4.8% 증가한 669조 7000억 원, 2025년에는 4.4% 늘어난 699조 2000억 원, 2026년에는 4.2% 증가한 728조 6000억 원까지 늘어나게 된다. 증가율은 낮춘 것이지만 4년 뒤에는 정부 예산이 700조 원을 넘어서게 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올해 GDP대비 50.0%인 국가채무 규모는 2026년에는 52.2%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윤석열 정부의 민간주도 성장에는 세입 감소라는 부작용이 따르게 된다”며 “이런 상황에 재정건전성을 지켜내려면 복지도 취약계층에 집중하는 ‘약자 복지’를 추진할 수밖에 없다. 다만 민주당이 기초 연금 인상 등 복지 확대를 주장하는 상황이어서 재정건전성과 세입 감소 등을 고려한 약자 복지가 제대로 추진될 지는 미지수다”고 말했다.​

이승현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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