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1 국내 제약바이오회사 최대주주인 A 전 회장은 지난 8월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지하 1층~지상 2층(연면적 345㎡) 규모 단독주택을 119억 원에 매입했다. 이곳은 패션디자이너 조 아무개 씨가 50년 가까이 보유하던 집이다.
#2 주한프랑스대사관은 서울 한남동에 보유하던 지하 1층~지상 2층(294㎡) 규모 단독주택을 지난 6월 105억 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 집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 프랑스 정부가 사들여 대사관 직원 사택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3 한국계 호주인 B 씨는 지난 8월 문 아무개 씨가 21년간 보유하던 단독주택 부지를 54억 원에 사들였다. 문 씨는 2003년 5월 이 땅에 있던 단독주택을 부지와 함께 사들인 뒤 한 달 만에 집을 헐었다. 그는 현재 이 땅과 맞닿은 또 다른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올해 단독주택 매매거래 사례다. 전국적으로 부동산 열기가 주춤하는 가운데에도 한남동의 고가 단독주택 매매거래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현금으로 조달해야 하는 고가주택 거래 특성상 주택 수요가 금리 인상이나 대출 규제 등 외부 요인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서울 한남동에서 매매 거래된 12억 원 초과 고가 단독주택은 총 16채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한 채 늘었다. 가격대별로 12억~50억 원 미만이 9채, 50억~100억 원 미만이 2채, 100억 원 이상이 5채로 나타났다. 실제 주거 용도로 쓰이는 단독주택 중 가장 비싸게 팔린 집 가격은 140억 7600만 원에 거래된 지하1 층~지상 2층(281㎡) 규모였다.
서울 한남동은 우리나라 대표 부촌 중 하나로 꼽힌다. 남산을 등지고 한강을 낀 배산임수 입지와 사생활이 보장된 주거 환경으로 외국 대사관과 우리나라 재계 주요 인사들이 둥지를 틀었다.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최태원 에스케이 회장, 이명희 신세계 회장 자택과 이탈리아‧인도‧스페인‧이집트 대사관 등이 대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비싼 단독주택도 이곳에 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2년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이명희 신세계 회장이 한남동에 보유한 지하 2층~지상 1층(연면적 2862㎡) 규모 단독주택의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5.3% 오른 311억 원으로 표준단독주택 가운데 가장 가격이 높았다. 이 회장 자택은 7년 연속 최고가 표준단독주택 자리를 유지했다. 전국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 상위 10곳 중 7곳이 한남동과 바로 옆 이태원동에 있다.
우리나라 전체 주택 거래는 1년 전에 비해 반 토막이 난 상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주택 매매거래량은 3만 9600건으로 전년 동기 8만 8937건 대비 55.5% 감소했다. 올해 누계치는 전년 64만 8260건 대비 46.0% 줄어든 34만 9760건이다. 지역별로 수도권이 1만 6734건으로 한 달 새 22.9% 감소, 1년 전보다 60.2% 감소했고, 지방은 2만 2866건으로 전월 대비 20% 감소, 전년 동월 대비 51.2% 줄었다.
부동산중개업계 관계자는 “부촌에 위치한 단독주택은 애초에 은행권 대출이 불가능한 고가주택으로 대부분 매매대금을 현금으로 치른다. 수요가 시중 금리변동이나 대출 규제 등에 영향을 받는 일반 주택시장과는 다르다”며 “한남동과 이태원동에는 최근 재계 인사들이 새로 유입되면서 성북동 등 고급주택이 밀집한 다른 동네보다 부촌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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