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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응커피' 상륙에 줄서기 진풍경…쉐이크쉑·블루보틀과 다를까

11일 삼성동에 국내 1호점 오픈…다소 비싼 가격에 지속적인 흥행 여부는 지켜봐야

2022.09.16(Fri) 11:25:00

[비즈한국]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별마당 도서관 1층. 문을 열고 나오면 커피 볶는 냄새가 코를 먼저 자극한다. 뒤이어 시선을 끄는 것은 길게 늘어선 수십 명의 사람들. 가게의 심볼인 % 모양이 한글 ‘응’과 닮아 일명 ‘응커피’로 불리는 일본 ‘아라비카 커피’를 맛보려고 기다리는 것이다.

 

커피 브랜드 ‘아라비카 커피(% coffee)’가 11일 서울 삼성동에 국내 1호점을 열었다. 사진=박해나 기자

 

#6500원짜리 라테 사러 30분 이상 대기 

 

커피 브랜드 ‘아라비카 커피(% coffee)’가 11일 국내에 1호점을 냈다. 일본에서 시작한 아라비카 커피는 홍콩, 싱가포르, 태국 등 전 세계 18개국에서 124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제 막 국내에 들어선 브랜드지만 이미 젊은 고객 사이에서는 인기가 높다. 일본 교토의 아라비카 커피 매장은 국내 젊은층 사이에서 일본 여행 코스 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여행지에서나 맛볼 수 있던 아라비카 커피의 국내 상륙 소식에 커피 마니아들이 서울 삼성동에 몰려들었다. 11일 개점 때부터 오픈런이 시작된 아라비카 커피는 대기 없이는 마실 수 없는 지경이다. 

 

14일 오후에도 아라비카 커피 매장 앞에는 80여 명의 손님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30분 이상의 대기시간이 필수지만 고객들은 긴 기다림도 상관없는 모습이었다. 여행지에서 맛봤던 아라비카 커피를 추억하며 반가운 마음에 달려온 사람도 있었지만, 호기심에 찾아온 사람도 상당했다.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한 손님은 “사람들이 줄을 하도 길게 서길래 ‘도대체 어떤 커피일까’ 싶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고, 다른 손님도 “회사 동료들이 일본이나 홍콩에서 먹어봤다고 하더라. 궁금증이 생겨 점심시간에 와봤다”고 전했다. 

 

커피를 주문하기 위해 매장 앞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아라비카 커피 관계자는 매장 개점 후 매일같이 대기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박해나 기자

 

커피 맛보다도 매장 앞 길게 줄을 선 고객이 더 화젯거리가 될 정도다. 주변을 지나던 직장인들은 커피 주문을 위해 모여든 인파를 신기한 듯 바라보며 사진을 촬영했다. 카페 앞을 서성이던 한 여성은 “커피집 앞에 줄이 길어서 공짜 커피를 나눠주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아라비카 커피의 가격대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확연히 비싸다. 스타벅스는 아메리카노 한 잔이 4500원, 커피빈도 5000원인 데 비해 아라비카 커피는 아메리카노 5500원, 카페라테는 6500원에 판매한다. 인기 메뉴 중 하나인 교토라테와 스페니쉬 라테는 7300원이다.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매장을 찾는 고객은 끊이지 않는다. 아라비카 커피 관계자는 “개점일부터 연일 고객이 대기하는 상황이라 대기 줄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확한 방문객 숫자를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매일 1000명 이상이 방문하고 있다”며 “추후 매장 확대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한산한 쉐이크쉑 코엑스점​. 2016년 국내에 들어올 당시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예전만 못하다. 사진=박해나 기자

 

#‘오픈빨’로 끝나지 않으려면

 

최근 아라비카 커피처럼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이는 해외 식음료 브랜드가 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접하기 힘들었던 새로운 맛을 강점으로 내세운 브랜드가 인기를 끌었다면, 이제는 고급화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브랜드가 많다. 

 

2019년 1호점을 연 미국 커피 브랜드 ‘블루보틀’이나 지난해 연말 뜨거운 관심 속에 문을 연 ‘고든램지버거’ 등이 대표적이다. 블루보틀은 미국, 일본, 한국 등 3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인데, 한국 판매 가격이 일본이나 미국보다도 비싸게 책정됐다. 그럼에도 몰려드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고든램지버거의 인기도 대단했다. 영국 유명 셰프 고든 램지가 만든 고든램지버거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영국 런던에 이어 세 번째 매장을 서울에 열었다. 고든램지버거는 버거 1개의 가격이 3만 원대 수준이고, 최고가 버거가 14만 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임에도 오픈 후 문전성시를 이뤘다. 오픈 전 사전예약에만 2000여 명이 몰렸다.

 

지난 4월에는 샌드위치 전문점 ‘렌위치’가 서울 여의도에 1호점을 열었다. 미국 뉴욕이 아닌 다른 지역에 연 첫 매장이다. 렌위치 샌드위치는 개당 가격이 1만 원대로 다른 샌드위치 브랜드에 비교해 높은 편이다. 5월 문을 연 미국 프리미엄 셰프 버거 ‘굿스터프이터리’도 ‘오바마 버거’로 인기를 끄는데, 햄버거 한 개의 판매가가 1만 원이 넘는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은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유독 크다. 먹방 콘텐츠가 일상적으로 나오고, 여행을 가서도 먹거리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정도”라며 “먹는 것에 관한 관심이 높다 보니 점점 새로운 것, 고급스러운 것, 다양한 것을 찾게 된다. 그 과정에서 차별화된 프리미엄에 대한 열망도 커져 해외 브랜드가 한국 시장에 관심을 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스몰 럭셔리’가 최근 소비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더더욱 국내 시장이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해외 브랜드에게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많아져 희소성이 떨어지고,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초반에만 ‘반짝 인기’를 누릴 뿐 지속적 소비가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년 국내 상륙한 ‘쉐이크쉑’은 프리미엄 버거 열풍을 주도하며 높은 인기를 누렸지만, 프리미엄 버거 시장이 확대된 지금은 그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 

 

고든램지버거도 몇 달 치 예약이 순식간에 마감되던 초반에 비해 지금은 당일도 예약이 가능할 정도로 방문객이 줄었다. 블루보틀 역시 국내에 첫선을 보일 때만 해도 커피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커피 맛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며 인기가 다소 누그러졌다.

 

이 교수는 “프리미엄 소비는 대부분 경험 소비와 상통한다. 한 번 경험해봤다는 것에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지속적으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만큼 만족도가 나와야 한다. 최근 불경기가 이어지는 만큼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되기엔 여건이 좋지 않다. 고객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금세 경쟁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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