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암은 전 세계적으로 인류의 생명을 빼앗는 최악의 질병 중 하나로 암 발생률과 사망률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행복한 삶을 앗아갈 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또 사회경제적으로도 상당히 부담되는 질환이다.
현대의학에서 암 치료 방법은 수술,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요법 등 공격적이고 독성이 강한 치료가 주를 이룬다. 이러한 치료가 암의 표준치료로 자리 잡아 독선적이고 배타적 강령이 되고 있다. 이 방법으로는 종양은 제거할 수 있지만, 위장 기능, 골수‧조혈 기능, 면역 기능 등 신체 기능까지 심각히 손상돼 암의 전이와 재발을 막지 못한다. 치료 과정 자체도 무척 고통스럽다. 공격적 암 치료로 인해 극심한 피로(60~90%), 식욕부진(85%), 통증(50~70%), 불면(30~50%), 오심구토(40~80%), 말초신경병증(6%), 구강 건조(19%) 등이 암 종류와 관계없이 나타나는데, 대부분 환자는 이러한 고통을 당연시하며 견딘다.
그런데도 초기 암을 제외하곤 근원 치료가 힘들고, 기껏 5년 생존을 목표로 삼는 실정이다. 현대의학의 암 치료의 고통과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없을까?
#환자 위해 편견과 아집 버려야
그동안 국내 한의계에서, 그리고 미국이나 독일 등 선진 의료국가에서 이러한 공격적 암 치료를 극복해서 항암의 고통을 줄이고 전이와 재발을 최소화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버드와 존스홉킨스, 스탠퍼드 등 주요 대학병원도 한의학을 중심으로 각종 보완·대체의학의 자연적 치료법을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침, 뜸, 한약, 명상, 약침, 온열요법 등 매우 다양한 치료법이 포함되어 있다.
실제 미국과 독일 등 의료 선진국은 대체로 한의학에 우호적이다. 자기네 의학의 한계를 인식하고 더 나은 치료법을 찾아 아집을 버렸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종양의학자들이나 통합의학자들이 주축이 되어 한의학 및 보완·대체요법에 대한 과학적 임상 근거를 선별해 통합종양학을 구축했고, 암 환자뿐 아니라 종양의학자들에게 과학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아직 미흡한 점은 있지만, 이들의 편견 없는 연구와 노력이 암 치료의학의 새로운 장을 열어 암 환자의 고통을 최소화하는 결실을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
#인체를 통합적으로 보는 한의학으로 치료법 단점 보완할 수 있어
필자는 “양의학과 한의학을 융합하면 기존 의학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의 시너지 의학을 창출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1991년부터 두 의학의 융합연구에 매진해왔다. 지난 반세기 서양의학이 눈부시게 발전해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 같지만 완전하지 않기에 이러한 발상이 가능한 것이다. 서양의학으론 진단이 안 되는 위장병이 많고, 암 치료도 암과 함께 몸도 죽이며, 당뇨도 혈당은 내리지만 혈당 조절 능력을 훼손한다. 이는 서양의학이 주로 조직 세포 문제만을 다루는 생물학적 의학, 즉 인간을 물질개념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영과 혼과 육이라는 통전적 인간 생명을 일부만 다루는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인체를 현미경적 시각에서만 파악하다 보니 인간 생명의 비가시적 상황을 인식하지 못하고 몸과 정신세계의 관계(심신의학)를 이해하지 못한다.
이러한 한계와 단점을 가장 잘 보완할 수 있는 것이 한의학이다. 한의학은 인체를 소우주로 보고 몸에서 진행되는 일체의 생·병리 현상을 자연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를 경험적으로 세운 의학이다. 서양의학과 달리 몸의 문제를 전체의 시각에서 인식하기 때문에 병의 현상과 더불어 병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다. 기(氣) 이론에 능해 보이지 않는 문제를 볼 수 있어 서양의학에서 검사로 나타나지 않는 문제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염증이나 궤양 같은 조직 세포 문제보다 균형과 질서라는 관점에서 병을 인식해서 치료하다 몸이 망가지는 서양의학 치료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다. 서양의학에서 쓰는 화학약품은 어느 정도의 독성과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한의학은 자연에서 생산되는 천연재를 사용하기에 약이지만 고급 음식과 같은 것이어서 약재 관리만 잘하고 병에 맞는 정확한 처방만 하면 큰 문제를 유발하지 않는다.
그런 면에서 한약이 암이나 간장 등 질환에 독이 된다는 지독한 오해가 정설처럼 된 것은 심히 안타깝고 억울하다. 이런 오해를 받게 된 원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40여 년 전 한방 수요가 급증할 때, 관리되지 않은 한약이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어와 많은 부작용이 발생한 게 불신의 시작이었다. 또 간염에 걸려도 피곤 외에는 외견상 이상이 없는 환자에게, 혈액검사를 할 수 없는 한의사가 보약을 사용하면서 순간적으로 간 수치가 더 나빠진 일도 있었다. 이런 실수로 불신의 폭이 더 커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부와 한의사 협회가 한약재를 철저히 관리해 안전성이 보장되었다. 또 간이나 암, 신장의 질환에 쓰는 천연 전문 치료제가 개발되어 한의사에게 검사할 수 있는 길만 열어주면 엉뚱한 부작용 사례는 없어질 것이다.
실제 암이나 간장 질환, 신장 질환자들을 포함해서 서양의학에서 치료가 안 되는 중증 내과 환자를 주로 보는 필자의 병원에서는 약 30년 동안 50만 명 이상의 환자를 보면서 독성 부작용이 발생한 예는 극히 드물다. 알려고 하지 않아 묻혀서 그렇지, 한약이 간장 질환과 암 치료에 안전하고 유효함을 증명한 논문도 다수 있다. 필자는 한의학을 자랑하려고 이 글을 쓰는 게 아니다. 한의학을 올바로 이해해 암 등 악성 질환자들이 조금이라도 치료에 도움을 받아 건강이 회복되고 고통에서 벗어나길 바라는 의학자로서의 간절함 때문이다.
필자 최서형 박사는 양의학과 한의학을 융합하여 최고의 미래 의학을 구현하기 위해 1992년 양·한방 협진병원을 설립하고 두 의학 융합 방법론을 창안했다. 이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의 신지식인 의료계 1호로 선정됐다. 현재 담적 전문병원인 위담한방병원과 암, 치매, 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한 충주위담통합병원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최서형 위담한방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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