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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공약 점검⑩] 지역균형발전 '초광역 메가시티' 만들겠다더니 '동상이몽'

'메가시티 조정' 정부서 적극 지원 약속했지만…부울경 지자체마다 득실 따지느라 제자리걸음

2022.09.14(Wed) 15:56:19

[비즈한국] 13일 정부는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을 마련해 10월 24일부터 40일간 입법예고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는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법률안으로 ‘기획발전특구’와 ‘교육자유특구’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했다. 

 

4월 19일 부울경(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와의 간담회가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인수위에서 열려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인수위사진기자단

 

정부는 비수도권에 대한 투자 촉진을 위해 지자체가 투자 기업과 협의해 정한 지역을 ‘기획발전특구’로 지정하고, 세제 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또 공교육 내에서 다양한 형태의 교육이 제공될 수 있도록 ‘교육자유특구’를 지정해 교과과정 개편 등 규제 완화 혜택을 제공한다. 정부는 “지역균형발전을 통해 국민 누구나 어디에 살든 공정한 기회를 누리고 골고루 잘 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역대 정부에서 다양한 지역균형발전 정책을 시행했음에도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이 지속되고, 지방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강소도시 집중 육성과, 메가시티 조성 등을 약속했다. 특히 과학기술을 통해 국토를 스마트화 하고, 특성에 따라 지역 주도형 과학기술 정책에 대해 과감히 예산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지방 소멸 위기’의 대표적 지표로 볼 수 있는 수도권 쏠림 현상은 현재 진행형이다. e-나라지표에 따르면 수도권(서울특별시, 인천광역시, 경기도)에 쏠린 인구 비율은 2021년 50.4%에 달한다. 2016년 49.5%였던 비율이 더 늘어난 것. ​수도권 면적은 국토의 11.8% 수준이지만,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거주하는 상황이다. 윤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당선 이후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 등 계획을 여러 차례 발표했다. 

 

#메가시티, 강소도시 육성해 인구 유입하겠다고? 

 

윤석열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관련 공약으로 △5대 광역 메가시티와 스마트 강소도시 연계해 육성 △권역별 글로벌 혁신특구 조성해 지역일자리 창출과 지역균형발전 △지방 과학기술 주권시대 개막으로 지역자생력 강화 등을 약속했다. 

 


‘지역자생력 강화’는 과학기술을 통해 지역균형발전을 이룬다는 내용이 골자로, 지역 특성에 따라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하고 테크노파크 등 기술혁신과 혁신창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5월 10일 국정과제에서 이 내용을 △성장·도약 지원체계 구축 △과학기술 문화의 장 확산으로 나눴다. 지역별 특성에 맞춰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지역별 과학 인프라 등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권역별 글로벌 혁신특구 조성’은 특정 지역을 글로벌 혁신특구로 지정하고, 기업 규제의 완화 및 감세 조치 등을 통해 기업 유치를 활성화하겠다는 내용이다. 지역대학과 기업, 정부가 협력해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 ‘혁신특구 펀드’ 등을 조성하겠다는 방안이 담겼다. 국정과제에서는 ‘광역특구, 강소특구 등 연구개발특구 확산과 신사업 창출을 촉진’하겠다는 내용 등으로 변화했다. 이 계획은 앞서 언급한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안’ 제정을 통해 실현될 것으로 보인다.

 

윤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공약의 핵심은 단연 ‘5대 광역 메가시티 조성’이다. 소외됐던 중소도시를 집중적으로 육성해 강소도시로 만들고, 초광역 메가시티 형성을 국가적으로 지원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또 과학기술을 이용해 국토를 스마트화 하고, 이를 통해 인접 도시 간의 네트워크 등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5대 광역 메가시티 조성은 이명박 정부 때부터 제시된 내용으로, 5대 광역경제권(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동남권, 대경권)과 2대 특별광역경제권(강원권, 제주권) 단위로 국토를 나눠 개발한다는 것이 요지다. 

 

이는 5월 10일 발표된 국정과제로 넘어오면서 세분화됐다. 메가시티 육성에 대한 내용은 △초광역 메가시티 △강소도시 육성 △국토 디지털화 등으로 변화했다.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을 국가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침은, ‘기업 투자’가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겠다는 내용이 중점이 됐다. 기업혁신파크, 도심융합 특구 등을 조성해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통해 기업이 스스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부산시와 세종시를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완성하겠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또 국토 디지털화를 통해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강소도시를 육성해 인구 유입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6월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도 이에 대한 방안을 제시했다.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지역 간 협력 확대를 늘리고, 지역 특성에 따라 차별화된 강소도시를 육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정부는 “지방 경쟁력 제고, 지방소멸 위기 지역 집중지원 등을 통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리는 지방시대’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부산 “부울경 메가시티 해야” 울산·경남 “우린 얻는 것 없어”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18일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 규약안이 행정안전부의 승인을 받으면서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부·울·경특별연합)이 출범했다. 대구·경북과 충청권, 광주·전남권에서도 부·울·경 벤치마킹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최근 상황을 보면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 과정이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정부의 방침과 관계없이 각 시·도​ 입장이 상이할뿐더러 메가시티에 대한 해석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부·울·경특별연합은 출범 이후 ​지방선거가 치러져 단체장이 바뀌면서 시·도 입장이 변한 곳도 있다. 

 

지난 8월 29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굿시티 포럼 2022 Next Normal 초광역 메가시티를 디자인하다’​ 행사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의 축하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임준선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광역 메가시티 정책수립에 참여했던 박형준 부산시장은 메가시티 조성에 적극 앞장서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4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부·울·경 메가시티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기대가 큰 만큼 새 정부에서도 부울경 메가시티 전략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바란다”고 요청했다. 최근에도 “부울경 메가시티는 안 하는 것보다는 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울산과 경남의 입장은 다르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당선 직후부터 “계획대로라면 울산 경제가 부산 등 대도시에 빨려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메가시티 추진을 통해 부산은 가덕도신공항, 경남은 진해신항을 얻었지만 울산은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비판했다. 경남 역시 사실상 부울경 메가시티 추진에 반대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7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부·울·경 특별연합이 경남도 발전에, 도민들 이익에 도움이 되느냐를 확실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제대로 된 검토와 준비 없이 특별연합이 출범한다면 인력 재정만 낭비하는 비효율적인 조직이 될 것"이라며 회의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울산과 경남 모두 부·울·경 메가시티가 부산을 중점으로만 강화될 것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이에 8월부터는 부·울·경 메가시티 논의가 ‘전면 중단’됐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부는 ‘초광역 메가시티’ 조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난 6월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 방향’ 이후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나 광역자치단체와의 협의 방식 등은 밝히지 않은 상태다.​ 

전다현 기자

allhyeon@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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