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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스타트업열전] '다시 시작된 축제'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2를 가다

한국 기업도 160여 곳 참여…'피칭'에서 우승한 주목할 스타트업 셋

2022.09.06(Tue) 09:40:09

[비즈한국] 베를린은 축제 분위기다. 지난 2일(현지시각)부터 시작된 유럽 최대의 가전 전시회인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22 덕분이다. 2019년 이후 3년 만에 오프라인 전시장에서 박람회가 개최되면서 세계 각국의 소비자 및 가전 회사들이 참여하였다. 코로나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참여 업체의 수가 대폭 축소되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동시에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진행되어 현장의 열기를 느끼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올해는 46개국에서 1100개 이상의 기업과 브랜드가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한국 기업도 160여 개나 참여했다. 올해는 “제자리, 준비, 쇼! (ready, steady, show!)”라는 모토 아래 한껏 움츠렸던 팬데믹 상황을 벗어나보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 올해 주요 기술 트렌드는 연결성(connectivity), 지속 가능성(sustainablity), 스마트 생활(smart life)이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가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열렸다. 46개국 1100개 이상의 기업과 브랜드가 참여했으며 한국 기업도 160여 개나 참여했다. 사진=IFA 2022 인스타그램

 

IFA가 열리는 9월은 각 기업에게 매출과 연결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다. 유럽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직전, 그리고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의 광군절(11·11 쇼핑 축제)과 설날 전에 신제품을 선보이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IFA 기조연설에는 퀄컴의 CEO 크리스티아노 아몬, 그룬딕(Grundig)·베코(Beko) 등 중저가 가전으로 유명한 튀르키예(터키) 1위 가전 업체 아르첼릭(Arçelik)의 CEO 하칸 불구를루를 비롯해 화웨이, 슈나이더 일렉트릭 등이 참여해 지속 가능성과 미래의 연결성, 그리고 스마트홈에 대한 생각을 나눴다. 

 

무엇보다 흥미로운 곳은 20홀의 IFA넥스트(IFA Next) 전시장이었다.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 연구기관, 유망한 스타트업이 모인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가전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19개국에서 약 120개의 스타트업을 포함한 총 182개의 기업이 IFA넥스트 전시장에서 인공지능, 로보틱스, 몰입형 경험(Immersive experience), 스마트홈, 지속 가능성, 친환경 기술, 디지털 헬스케어를 주제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IFA넥스트의 주요 참여국은 독일, 한국, 프랑스, 이탈리아, 미국이었다. 한국에서는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가 함께 대규모 한국관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고, 코트라(Kotra), 한국투자공사(KIC),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등의 지원으로 많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참가했다. 오늘은 IFA 2022 스타트업 피칭에서 우승한 기업을 소개한다.

 

#인공지능 속도 높인 프로세서를 만들다

 

프랑스 파리를 기반으로 둔 AI SoC스타트업 그래이 매터 랩스(GML, GrAI Matter Labs)가 첫날 IFA스타트업 피칭의 우승을 차지했다. SoC(System on a Chip)는 완전 구동이 가능한 제품과 시스템이 한 개의 칩에 들어 있는 것으로, 그래이 매터 랩스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 희소성 SoC를 개발해 AI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는 짧은 시간과 낮은 전력으로 딥러닝 네트워크의 대기시간을 밀리초 단위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다. 그래이 매터 랩스는 뇌에서 영감을 받은 신경만 아키텍처를 활용해 기존 프로세서의 한계에 도전했다.  

 

IFA Next 스타트업 피칭 대회 첫째 날 우승을 차지한 그래이 매터 랩스. 사진=IFA 트위터


많은 연구자들이 인공지능 희소성(AI sparsity)을 이용해 AI의 속도를 높이는 연구를 수년간 진행해왔다. 인공지능 희소성이란, AI의 정확성을 흐트러뜨리지 않으면서 신경망에서 불필요한 변수를 최대한 제거해 속도를 높이고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다. 그래이 매터 랩스는 이러한 기술을 이용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엣지 AI 프로세서를 만들었다. 

 

그래이 매터 랩스의 제품 GrAI VIP. 사진=graimatterlabs.ai

 

그래이 매터 랩스는 프랑스 파리 소르본대학의 비전 인스티튜트(Institut de la Vision-Sorbonne Université)의 연구를 기반으로 2016년에 설립되었다. 비전 인스티튜트는 유럽에서 안과 질환에 관한 가장 중요한 연구소 중 하나이다. 2018년에 시리즈 A라운드에서 1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실리콘 밸리와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도 사무실이 있다. 2020년에 시리즈 A+라운드에서 총 14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해 총 누적 투자 금액 29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스스로 데워지는 도시락 개발

 

이름에서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스팀박스(Steambox)​는 자체 가열되는 도시락을 개발하고 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기반을 둔 스팀박스는 크라우드 펀딩을 받아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2020년에 시작한 개발을 성공리에 마치고 2022년 시장에 출시되었다. 스팀박스는 전자레인지가 없는 곳에서도 항상 음식을 따뜻하게 먹을 수 있도록 자체 가열이 되는 도시락을 만들었다. 이는 충전식으로 전기가 없는 곳에서 언제 어디서나 따뜻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게 한다. 휴대폰 앱을 이용해 블루투스를 연결하면 리모컨처럼 음식을 데울 수 있으며, 시간이나 조리 방식도 선택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둘째 날 피칭에서 우승한 스팀박스. 사진=IFA 트위터

 

자체 가열되는 도시락 스팀박스. 사진=steam-box.com

 

스팀박스의 CEO 아미트 자우라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에라스무스대학교에서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물류 분야의 사업 분석가와 컨설팅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직접 스팀박스를 창업하였다. 

 

#치매 환자를 위한 디지털 치료제 만든 한국 스타트업

 

셋째 날 스타트업 피칭의 우승자는 코크테라(Cogthera)​였다. 코크테라는 한국 스타트업 이모코그의 독일 법인이다. 이모코그는 한국의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들이 2021년 공동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설립 1년 만에 누적 펀딩 167억 원을 받고, 2022년에 독일 뮌헨에 별도 법인을 설립해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셋째 날 스타트업 피칭 우승을 차지한 코크테라. 사진=IFA 트위터

  

한국에서는 실제 병원에서 십수 년간 경력을 쌓은 정신의학과 의사와 임상심리전문가가 인지 훈련을 설계해 디지털 치료가 가능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치매를 예방하고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목적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서비스 되어 쉽게 활용하는 장점도 있다. AI 기술 기반으로 개인별 난이도가 조절되고, 콘텐츠의 양도 방대하다.

 

코크테라 독일 법인 설립 후 독일의 M&A 및 경제 전문가 요하네스 풍크를 CSO로 영입해서 본격적인 유럽시장 공략에 나섰다. 코크테라는 독일 연방경제및기후보호부의 디지털 허브 이니셔티브(De:HUB)의 화학 및 건강 분야 네트워크인 5-HT에 선정돼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코크테라는 한국의 기술이 독일의 영업력과 뒷심을 만나 어떤 성공을 이루어낼지 앞으로 가장 눈여겨볼 유럽의 스타트업 중 하나가 될 것이다.

 

필자 이은서는 한국에서 법학을 전공했고, 베를린에서 연극을 공부했다. 예술의 도시이자 유럽 스타트업 허브인 베를린에 자리 잡고, 도시와 함께 성장하며 한국과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를 잇는 123factory를 이끌고 있다.​​​​​​​​​​​​​​​​​​​​​​​​​

이은서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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