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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좋은데 주가는 반토막" 게임사들, 주식시장서 맥 못추는 속사정

뒷광고 논란, 유저 차별, 신작 혹평 속에 주가 하향세…"이용자 마음 달래야 반등 가능"

2022.08.25(Thu) 17:50:52

[비즈한국] 게임업체들이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장 환경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지만 외부 요인이 다는 아니다. 게임사들이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켜 이용자들의 신뢰를 잃은 것이 더 큰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엔씨소프트는 최근 리니지2M의 BJ 프로모션으로 인해 유저들의 비난을 받았다. 사진=엔씨소프트 블로그


한때 1주에 100만 원이 넘어 게임업계 대장주로 꼽혔던 엔씨소프트는 현재 주가가 40만 원을 밑도는 상황이다. 7월 1일 장중 34만 7500원까지 하락했다가 지난 9일 신작 MMORPG ‘TL’과 아마존게임즈의 협업 가능성 소식에 종가 41만 2000원을 기록하며 반짝 올랐지만, 다음날 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엔씨소프트의 주가 부진 배경에는 유저의 불신을 빼놓을 수 없다. 8월 초 엔씨소프트의 모바일 게임인 리니지2M의 프로모션을 두고 ‘뒷광고’ 논란이 터졌다. 게임 방송하는 BJ에게 광고비를 지급하고, 이를 받아 아이템을 구매한 유튜버가 방송을 통해 이용자들이 현금 결제하도록 부추겼다는 의혹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이용자는 엔씨소프트 사옥 앞을 찾아 “일반 유저를 조롱하고 기만했다”며 트럭 시위를 벌였다. 지난 5일 백승욱 엔씨소프트 본부장 등이 이를 해명하면서 “리니지2M 유저를 위한 방송이었다”는 변명을 늘어놔 유저의 분노를 오히려 부채질했다.

 

논란 속에 나온 실적 발표와 신작 출시 지연 소식도 영향을 미쳤다. 엔씨소프트는 2분기 매출 6293억 원, 영업이익 12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17%, 9% 증가했지만 매출 7903억 원, 영업이익 2442억 원을 냈던 1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20%, 50%나 감소한 수치다. 또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올해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던 기대작 TL을 내년 상반기에 출시하겠다고 밝혀 아쉬움을 낳았다.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진 주가에도 투자자나 유저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운영 문제로 유저의 민심을 잃고 주가마저 꺾인 곳은 또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게임인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를 출시한 지 두 달 만에 거센 비판을 마주했다. 25일 정오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우마무스메 리뷰는 3만 8000개가 넘지만 별점은 고작 1.2(5점 만점)에 그친다. 1점 리뷰 대다수가 지난 일주일 사이 올라온 것으로, “게임은 재밌지만 운영이 엉망이다”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운영팀이 게임 공식 커뮤니티에 올린 사과문에 따르면, 비판의 이유는 크게 △이벤트 공지 지연과 불충분한 설명 △게임 내 재화 지급 지연 △짧은 아이템 수령·이벤트 진행 기간 △계정 생성, 플레이 시 오류 등이다. 무엇보다 일 매출 10억 원을 기록할 만큼 게임에 돈을 쓰는 이용자가 많은데도 일본 서버와 다르게 운영했다는 점이 분노를 일으켰다. 운영팀이 21일, 24일 두 차례에 걸쳐 사과했지만 소용없었다.

 

신작 우마무스메의 인기 덕에 카카오게임즈는 2분기 매출 3388억 원, 영업이익은 역대 최대치인 810억 원을 기록하며 호실적을 냈다. 실적을 발표한 지난 3일 주가는 종가 5만 7900원으로 올라 11일에는 장중 6만 900원까지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세를 탔다. 공교롭게도 주가 하락 시기가 17~24일로 논란이 일어난 기간과 겹친다. 

 

넥슨게임즈가 8일 25일 정식 출시한 신작 HIT2가 전작에 비해 혹평을 받고 있다. 이날 넥슨게임즈의 주가도 약 17% 하락했다.


호실적을 냈지만 성난 유저를 달래는 데 실패한다면 주가는 장담하기 어렵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 IPO라는 부정적인 소재가 남은 상황에서도 최근 증권가에서 “우마무스메 진성 유저풀 확보와 서포트 카드를 활용한 차별화로 매출의 급격한 하향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김동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라며 긍정적인 전망을 낸 만큼, 향후 실적이나 주가 상승을 위해 진성 유저의 이탈을 막는 것이 관건이다.

 

야심 차게 내놓은 신작이 유저의 기대에 못 미쳐 주가 하락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25일 넥슨게임즈는 신작 MMORPG 게임 ‘HIT 2(히트 2)’를 정식 출시했다. 두 달 전(6월 24일)만 해도 장중 최저가 1만 4100원을 기록하던 주가는 히트 2를 향한 기대감에 상승세를 탔다. 지난 19일에는 종가 2만 2350원을 기록했고, 잠시 주춤하다 출시 전날 2만 1350원을 지켰다. 

 

그러나 뚜껑을 열자 주가는 폭락했다. 25일 오후 3시 기준 주가는 17% 떨어진 1만 7750원까지 내려앉았다. 넥슨게임즈 주가가 급락한 건 신작 출시라는 소재가 빠진 탓도 있지만, 히트 2가 혹평을 받는 것도 문제다. 출시 첫날 구글 플레이스토어 별점은 2.6에 그쳤고, 게임 커뮤니티에선 “과금 유도가 리니지와 비슷하다” “속도가 너무 느리다” “원작 HIT(히트)에 비해 아쉽다” 등의 부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2015년에 나온 히트가 큰 성공을 거둔 효자 작품이었던 만큼 유저의 실망감이 큰 것. 여기에 넥슨게임즈가 출시 전 ‘히트 2는 과금 유도를 하지 않는다’고 밝힌 것이 역풍으로 돌아오고 있다. 

 

다만 게임사의 행보에 따라 주가 부양의 기회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한국게임학회장을 맡고 있는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실 주가에는 유저 반응보다 신작 출시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동안 주가가 부진한 건 신작이 잘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출시 초반에 성적이 부진하더라도 이용자 반응에 따라 업데이트를 잘하면 주가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위드 코로나로 가면서 신작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영 기자 jyshim@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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