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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 된 주휴수당…'주 15시간 미만 근무' 구인공고에 알바생들 운다

1953년 근로기준법과 함께 도입…내년 최저시급 9620원이지만 주휴수당 포함 시 1만 1500원

2022.08.25(Thu) 11:16:34

[비즈한국] 구인난을 호소하는 자영업자가 늘고 있다. 일하려는 사람이 없어 가게 운영이 힘들다는 푸념이다. 하지만 구직자들도 답답한 심정은 마찬가지. 고용주가 근무시간을 세세하게 쪼개 놓고 채용을 하다 보니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며 한숨짓고 있다. 

 

최근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서는 ‘풀타임’ 근무를 찾아보기 힘들다. 주 2회 근무가 상당수이며 근무시간도 짧다. 사진=박정훈 기자

 

#알바 모집 공고에서 사라진 ‘풀타임’ 근무, 주 2·3회 15시간 미만 일자리만 가득 

 

대학생 박 아무개 씨(24)​는 일주일 중 이틀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한다. 월요일과 화요일에 근무하는데, 일하는 시간은 하루 4시간이다. 최저 시급 9160원을 받으며 한 달을 근무하면 버는 돈은 30만 원 남짓. 박 씨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자리를 알아봤는데 이틀 이상 근무하는 곳이 거의 없다. 주휴수당을 주지 않으려는 꼼수인 것 같다”며 “그마저도 3개월은 수습 기간이라고 해서 시급도 제대로 받지 못한다.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데 교통비를 빼면 남는 돈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에서는 ‘풀타임’ 근무를 찾아보기 힘들다. 주 2회 근무가 상당수이며 근무시간도 짧다. A 샌드위치 전문점은 이달 중에만 3개의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냈다. 8~15시 주 2회 근무자, 15~22시 주 2회 근무자, 10~22시 주 1회 근무자를 채용하는 내용이다. 3건의 공고 모두 아르바이트생 1명의 근무시간이 주 15시간을 넘지 않는다. 

 

A 샌드위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윤 아무개 씨는 “다른 요일은 직접 출근하기 때문에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지 않는다. 근무하지 않는 화요일과 목요일, 금요일에만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인건비 부담이 커 근무시간을 쪼갰다”고 말했다. 

 

B 파스타 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이곳도 평일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면서 총 3건의 구인 공고를 올렸다. 10시 30분부터 15시까지 일할 점심 파트타이머를 채용하는데 한 명은 월·수·금요일, 다른 한 명은 화·목요일 근무한다. 저녁 타임 역시 요일을 주 3회, 주 2회로 나눴다. 이곳 역시 아르바이트생 1명의 근무시간이 주 15시간 미만이다.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이 주 15시간을 넘지 않도록 조정하는 것은 ‘주휴수당’ 때문이다. 근로기준법상 주 15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는 일주일마다 하루 유급휴일을 받을 수 있고, 이때 지급 받는 것이 주휴수당이다. 5일을 일해도 6일 치 임금을 받는 셈이다. 아르바이트생의 근무시간이 15시간을 넘길 경우에도 주휴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주휴수당 지급을 피하기 위해 자영업자들은 초단기 알바 고용을 하고 있다. 한 채용 포털 관계자는 “주 15시간 미만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분위기다. 주휴수당에 부담을 느낀 고용주들이 근무시간을 쪼개 15시간 미만으로 채용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근무시간이 쪼개지다 보니 구직자들은 제대로 된 일자리를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적정 수준의 수입을 위해서는 여러 개의 아르바이트를 옮겨 다녀야 하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예 구직을 포기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대학생 박 씨는 “일주일에 이틀만 근무하니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 일이 더욱 힘들게 느껴진다. 다른 알바를 추가로 하려니 시간 맞추기가 어렵다”며 “수입이 너무 적어 계속 알바를 해야 할지 고민 된다”고 말했다. 

 

2023년 최저임금 시급은 9620원이지만 주휴수당이 포함되면 실질 시급이 1만 1500원을 넘어선다. 사진=고용노동부 홈페이지

 

#주휴수당 폐지 요구 커지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이해 상충, 현실적 어려움”

 

주휴수당은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과 함께 도입됐다. 50년 넘게 주휴수당 지급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 존재감이 커졌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최저임금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계기로 최근 들어 주휴수당 문제가 불거졌다”고 전했다. 

 

2018년 최저임금이 급격히 상승하며 편의점협회, 중소기업계를 중심으로 주휴수당 폐지 요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여기에 주 52시간 근무제까지 도입되며 휴무일을 제대로 보장 받지 못해 만들어진 주휴수당이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면서 주휴수당 폐지에 대한 목소리는 더욱 커지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은 주휴수당을 포함해 실질 최저임금을 산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지난 7월 고용노동부에 ‘2023년 적용 최저임금안에 대한 이의제기서’를 제출하면서 2023년 최저임금 시급은 9620원이지만 주휴수당이 포함되면 실질 시급이 1만 1500원을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고용주는 주휴수당을 포함하면 실질적으로는 최저임금보다 더 많은 돈을 지급하는 셈이라 인건비 부담이 크다. 때문에 시급을 올려주는 것이 어렵다”며 “하지만 아르바이트생은 단순히 시급만 보고 ‘최저임금만 주는 일자리’라며 거부한다. 점점 더 고용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생은 시급과 별도로 주휴수당이 책정돼 본인이 정확히 얼마를 받아야 하는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휴수당을 폐지하고 임금 체계를 보다 명확하고 분명하게 하는 것이 고용주와 구직자 모두를 위해 좋은 방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주휴수당 폐지는 어려울 것이란 견해가 크다. 고용부도 주휴수당 폐지 목소리가 커지며 2019년 주휴수당 실태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 밝혔지만 이후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세돈 명예교수는 “주휴수당 폐지를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쉽지 않다. 단기간 해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사용자와 근로자의 이해가 상충하다 보니 문제 해결이 어렵다.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박해나 기자

phn0905@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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