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마케팅 원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많은 분이 익히 알고 있는 마케팅 믹스일 것이다. 4Ps로도 불리는데 상품을 뜻하는 Product의 P, 가격 Price의 P, 유통 Place의 P, 끝으로 홍보 Promotion의 P다. 이 네 가지 재료를 적절히 버무려서 멋진 음식을 만드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 개념을 조직에 소속된 우리 개인에게도 적용해보면 어떨까? 매우 흥미로운 질문과 답이 나올 수 있겠다. 가장 좋은 펜을 준비해서 답을 적어보시기 바란다.
Product Q. 나는 어떤 상품인가? 매력적인 상품인가 아니면 구매하고 싶지 않은 상품인가? 타 부서에서도 탐내는 상품인가? 나를 사고 싶어서 여기저기서 구매의향을 비추나? 그 이유는 무엇인가?
Price Q. 나의 가격을 매겨본다면 얼마인가? 나를 시장에 내놓는다면 몸값은 얼마일까? 내가 경매에 나온다면 얼마를 쓰겠는가? 실제 금액을 적어보라. 그 이유는 무엇인가?
Place Q. 나는 현재 일하는 곳에서 최고의 역량을 보이고 있는가? 나의 역량을 최고로 보일 수 있는 곳은 어디인가? 그곳으로 갈 방법은 무엇인가?
Promotion Q. 나의 매력을 어떻게 홍보하고 있는가? 사내에서 이뤄지는 회의, 프레젠테이션에서 나를 적극적으로 어필하는가 아니면 조용히 자리만 지키다가 나오는가? 하루 종일 모니터만 보고 일만 열심히 하고 있는가?
나는 매 학기 마케팅 원론 수업의 첫 과제로 학생들에게 ‘sell yourself’를 제시한다. 즉 ‘당신을 팔아보시오’다. 이 과제의 목적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자신을 이해하고 분석해본다.
둘째, 자신을 남들에게 흥미롭고 가치 있게 소개해본다.
셋째, 자신을 좀 더 객관화해본다.
넷째, 자신감을 배양하고 나의 가치를 극대화한다.
나를 계속해서 객관화하고 평가해보는 과정을 통해서 내가 꿈꾸는 미래와 현재의 간극을 좀 더 명확히 볼 수 있게 된다. 내가 그리는 미래와 현재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이걸 정확히 그리고 미리 알 수 있다면 간극을 메우는 속도도 남들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다.
나를 객관화했다면 나를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 중요하다. 즉 나의 상품성을 높이는 것인데, 좋은 방법은 바로 질문하기다. 내가 진행하는 모든 수업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부분이 바로 질문이다. 질문하지 않는 학생은 아무리 시험을 잘 치고 발표를 잘해도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고 마지막 수업까지 강조한다. 왜 질문을 이토록 비중 있게 생각하는 것일까?
과거 글로벌 기업을 다니면서 경험한 것이 있다. 글로벌 미팅을 150번 정도 다녔는데, 지독히도 질문하지 않는 두 나라가 있었다. 짐작이 가는가? 하나는 한국이고, 다른 하나는 가깝고도 먼 이웃 일본이다. 한 나라는 질문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서, 그리고 한 나라는 언어 장벽이 이유였다. 그래서 어떤 문제가 있었냐고? 한국이나 일본 지사가 올리는 매출이나 직원 개개인의 역량에 비해 적절한 대우를 받지 못했다. 본사로 진출하는 경우가 다른 나라에 비해 턱없이 적었다. 질문하지 않았기에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이다.
질문은 궁금한 것을 묻는 것이지만 날카로운 이해와 정리를 통해 나의 존재감도 드러낼 수 있다. 질문을 통한 참여는 본사 중역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는 기회가 된다. 이런 좋은 기회를 우리는 너무나 쉽게 포기해버린다. 질문이 아니더라도 발표에 대한 총평, 공감, 감사를 표현하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질문을 통해 존재감을 키우고 나의 가치를 올리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것이다. 특히 타인에게 통찰력을 주는 질문은 상당히 강력하다.
당신의 ‘외모’는 이미 충분하다. 자신의 상품 가치를 올리는 비결은 외모가 아니라 ‘내모’다. 내적 역량을 키우는 데 더 시간을 할애하고 모두가 탐내는 높은 시장가의 인재가 되길 응원한다.
필자 박중근은 조직 관리 전문가로 2018년 캠프코리아를 설립해 기업 교육 및 코칭을 하고 있다. 나이키코리아, 한국코카콜라, 아디다스코리아에서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하고 닥터마틴 한국 지사장을 역임했다. 부산외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비즈니스 기획,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70년대생이 운다’ ‘오직 90년대생을 위한 이기적인 팀장 사용 설명서’가 있다.
박중근 캠프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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