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022년 1월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34평형 아파트가 46억 6000만 원에 거래됐다. 2022년 5월에는 반포자이 25평형 아파트가 28억 2000만 원에 거래됐다. 대형 평형도 아니고 초고가 하이엔드급 명품 주거상품이 아닌 일반 아파트로서 34평형과 25평형 가격으로는 대한민국 최고가였다.
4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평일 아침 8시마다 ‘스마트튜브TV’ 유튜브에서 부동산 뉴스 브리핑을 생방송으로 진행해오고 있다. 이런 신고가 경신 뉴스를 전할 때마다 조금은 씁쓸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이, 거짓말! 김학렬 소장님은 아파트 시세가 올라가는 거 좋아하시잖아요!”
절대 아니다. 시세가 올라가기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진심으로 많은 분이 주택 때문에 고생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그래서 부동산 전문가로서 대중적인 활동을 하는 것이다.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서 내 집 마련조차 못하는 사람들을 한 명이라도 더 구하고자 매주 부동산 인사이트 칼럼을 쓰고 매일 유튜브 생방송을 하고 책도 출간하고 강의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파트 가격이 물가 인상률보다 더 크게 상승하고,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적다는 소식을 전할 수밖에 없을 때마다 속상하기도 하고 좌절하기도 한다.
이전 정부의 잘못된 부동산 정책 때문에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졌다. 수요는 큰 폭으로 증가했지만, 공급은 크게 줄었다. 시장의 기대와 거꾸로 가는 정책이 나올 때마다 여러 콘텐츠를 통해 정책을 비판할 수밖에 없었다. 젊은 후배들은, 내 자녀 세대들은 내 집 마련이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 분야를 20년 이상 연구 해온 전문가로서 알리고 싶었다.
칼럼, 책, 팟캐스트, 유튜브 등 많은 활동을 해왔고, 세상은 ‘빠숑 김학렬’이라는 존재를 알게 되었다. 주요 공공기관에서도 자문 역할도 하고 있고, 주요 건설사들과 공동 캠페인을 해오고 있으며, 지방 자치 단체에서도 다양한 형태로 스마트튜브의 의견을 반영해주고 있다.
노력의 일환으로 매주 꾸준히 지자체 답사를 다니고 있다. 직접 가보면 통계 수치로 보거나 뉴스로 접하는 지역이 일반인의 생각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대로 리서치해 알기 쉽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내용을 제공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돈이 부족해서 내 집 마련을 포기하고 살아가는 2030세대에 희망의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 서울의 아파트 시세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내 집 마련이 아닌 엉뚱한 곳에 경제력을 소진해버리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 그들에게 제대로 된 경제생활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역의 변화를 자주 설명하고 있다. 단순히 지금의 모습이 아닌 과거부터 미래까지 부동산의 역사와 방향들을 보여주면 부동산 관련 인식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알고 있으니까. 서울의 경우 대표적인 것이 뉴타운 지역이다. 과거에는 혐오시설이 많아 관심도 없던 입지들이 뉴타운 개발 완료 후 최고 선호 입지로 바뀌는 과정을 생생하게 전달만 해도 이전과는 다른 인사이트가 생기는 것을 보았다. 영등포구 신길뉴타운이나 마포구 아현뉴타운 등이 대표적인 지역이 될 것이다.
서울뿐만 아니다. 경기도에서는 1기 신도시의 발전 과정을 설명하면 몇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 모두 신도시 출범 후 10년은 지나서야 제대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2기 신도시도 마찬가지다. 분당의 후광 효과를 받으면서 탄생한 판교를 제외하면 2기 신도시들은 꽤 오랜 기간 푸대접 신세였다. 김포 한강, 파주 운정, 양주 옥정 등은 존재 자체를 부정받기도 했다.
서울과 경기도의 주요 지역들은 이제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 수요도 많고, 점점 더 발전해가는 모습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다.
같은 수도권임에도 불구하고 인천광역시는 찬밥 신세였다. 인천의 10개 구군 지역 중 인기가 있는 지역이 한 곳도 없었다. 인천 토박이 사이에서만 회자될 뿐, 서울시민이나 경기도민에게는 외지였을 뿐이다. 인천 입장에서 그런 평가가 가장 안타까운 일이었다.
기존 도심으로 한계를 느꼈던 인천은 새로운 도시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인천의 신도시 삼총사인 송도, 청라, 영종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꽤 오랜 기간 인정을 받지 못했다. 송도, 청라, 영종은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수도권의 신도시 중 하나로 취급받을 뿐이었다. 인천의 구도심은 관심 대상이 아니었다.
최근 몇 년 동안 인천의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 3대 신도시도 어느 정도 활성화되고, 구도심에도 꽤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그 결과 2021년 전국 17개 광역 지자체 중 가장 높은 시세 상승을 경험했다. 인천 역사상 최초의 1위가 아니었을까.
1위에 오르는 것은 의미가 있다. 외부에서 관심을 갖고, 관심을 가지면 수요가 증가한다. 그렇게 되면 서울과 경기 일부 지역으로만 몰리는 수요를 인천이 어느 정도 해소해주게 된다. 수도권 부동산에 있어 선순환 효과가 생기는 것이다. 자연스럽게 서울의 부동산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 서울에 차고 넘치는 수요를 받아줄 여지가 커지는 것이니까.
하지만 인천은 아직 외지인들게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라 안정적인 수요를 갖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늘 불안하고 어떻게 인천 부동산을 활용해야 할지 의문점이 생길 수밖에 없다. 10여 년 전 한때 인천에 투자 광풍이 분 적이 있었다. 송도, 청라, 영종 개발 초기였다. 아울러 검단이라는 개발 호재도 있었고, 구도심 정비사업 이슈가 연일 화제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화려했던 스포트라이트는 모두 꺼져버리고 꽤 오랜 기간 암흑 속에서 존재할 뿐이었다. 그 과정에서 인천은 많은 사람의 관심 속에 사라져버리게 된다.
2021년 인천 부동산의 부각은 10여 년 전 상황을 다시 떠올리게 한다. 한 순간의 관심으로 그치는 것은 아닌가 하고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때와는 다른 조건이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취해야 할 부동산이 많아졌다. 물론 피해야 할 부동산도 여전히 존재한다.
2022~2023년 인천의 입주 물량이 상당히 많다. 인구는 서울의 3분의 1도 안 되는데 입주 물량은 서울보다 두 배가 더 많다. 우려되는 수준이다. 많은 전문가가 인천은 또 한동안 어려운 시장을 겪을 것이라 경고한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인천을 인천만의 시장이 아닌 서울의 시장으로, 그리고 경기도의 시장으로도 본다면 인천의 역할이 달라질 수 있다.
인천은 이제 인천만의 지역이 아니다. 서울과 같은 생활권이고, 경기도와 함께 해야 할 일이 많다. 아울러 대한민국의 메인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과거의 한정된 수요를 넘어 광역화, 세계화되는 수요층이 생활할 터전이 될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인천이라는 지역을 제대로 파악하고 활용하기를 기대한다. 철부지 어린아이처럼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의사결정 말고, 완성도 높은 최상급 꿀단지를 소유하기 위해 어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며 인천이라는 지역을 활용했으면 한다.
인천 부동산의 미래는 서울과 함께해야 할 미래이고, 대한민국 부동산의 미래이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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