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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부장에 고함] '일'을 '꿈'이라 말하는 톰 크루즈의 프로페셔널리즘

스턴트를 쓰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 톰 크루즈 연기만큼 흥미로운 것은 '탑건: 매버릭' 제작 방식

2022.08.16(Tue) 10:44:13

[비즈한국] 최근 주변 지인들에게서 “이건 ‘찐’이니까 꼭 봐야해” 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던 작품이 있다. 톰 크루즈가 35년 만에 속편에 출연해 완성한 ‘탑건: 매버릭’이다. ‘찐’이라는 평가에 걸맞게 영화 ‘탑건: 매버릭’은 펜데믹 이후 국내에서만 70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모은 두 번째 극장 개봉작으로 절찬리 상영되고 있다. 전 세계 박스오피스 기록으로는 2022년 현재 최고 기록인 13억 5251만 달러(1조 7631억 원)의 수익을 낸 상태다. 

 

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흥행 보증을 받은 작품이기에 보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1986년 이 영화 전작이었던 ‘탑건’을 10대에 비디오테이프로 보며 톰 크루즈를 흠모했던 1인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간만에 극장에서 결과물을 살폈던 ‘탑건: 매버릭’. 영화는 인공지능으로 파일럿 없이 제트기를 모는 시대가 올 것이라 신뢰하는 해군 제독과 그에 맞서는 주인공 매버릭(톰 크루즈)의 멋진 비행에서 시작된다. 뒤이어 탑건 프로그램 교관이 된 매버릭이 파일럿이 없다면 수행해낼 수 없는 ‘미션 임파서블’ 급 작전을 수행하기까지의 과정을 그리는 것이 영화 줄거리다.

35년 전 눈이 시릴 정도의 꽃미남이었던 톰 크루즈는 ‘탑건: 매버릭’에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주름진 얼굴이 됐지만, 그 때 못지않은 멋스러움을 보여준다. 전작에서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손꼽혔던 오토바이 라이딩 모습도 그대로고, 실제 미군에서 쓰는 제트기를 직접 조종하는 상상할 수 없는 연기 방식도 이번 영화 촬영에서 전작과 마찬가지로 그대로 수행했다.

 

스턴트를 쓰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 톰 크루즈의 연기만큼 ‘탑건: 매버릭’이 흥미로웠던 건 이 영화의 제작방식이다.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내는 캐릭터가 사람보다 더 소름끼치는 연기를 해내고, 웬만한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이 가능한 시대이지만 톰 크루즈는 항공액션처럼 CG로 연출이 가능한 장면까지 본인이 실제 제트기를 운전하며 ‘탑건: 매버릭’을 완성해 냈다. 심지어 그의 주장으로 영화 속 탑건 멤버로 출연하는 젊은 배우 모두가 항공 촬영을 훈련받았고, 실제 제트기를 타고 직접 상공에서 이 영화를 촬영해야 했다. 

 

영화 초반 해군 제독이 “곧 무인 항공기 시대가 도래할 것이고 파일럿 따윈 필요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영화 속 대사를 한 마디로 깡그리 무시하는 듯한 제작방식이다. 아무리 컴퓨터 그래픽으로 구현 가능한 기술력이 생겨도 사람이 보여주는 진짜 연기,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로 촬영하는 장면의 무게감이 무엇인지 탑건: 매버릭’은 배우 톰 크루즈를 통해 보여준다. 

 

영화 ‘탑건: 매버릭’ 스틸컷

 

컴퓨터그래픽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땀내 나는 실사 연기와 촬영의 묘미. 이걸 지켜내는 할리우드 내 유일한 현역 배우는 톰 크루즈다. 환갑의 나이에도 현장에서 모든 액션을 다 해내는 그에게 한 기자가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한 적 있다. “왜 목숨을 걸고 매번 직접 스턴트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톰 크루즈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다.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 켈리에게는 ‘왜 직접 춤을 추는가’ 라고 묻지 않지 않는가?” 

 

순간, 그의 대답에 말문이 턱 막히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다. 이건 정말 영화를 사랑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발언이기 때문이다. 이런 그의 대답을 듣고 나니 정말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그것을 즐겁게 생각하는 사람을 이길 재간은 없겠구나 싶었다. 장인처럼 한 분야의 길을 오래도록 걸어온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크루즈처럼 그냥 내가 하는 일 그 자체를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번 ‘탑건: 매버릭’ 내한 인터뷰에서 크루즈는 “영화는 일이 아니라, 꿈 자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일이 아니라 꿈이기 때문에 그는 그렇게 오래도록 영화 속에서 연기하고, 영화를 만드는 일에 진심으로 매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은 어떤가.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임하며, 어떤 애정을 품고 있는지 한 번쯤 되새김질하는 기회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우리의 톰 아저씨만큼은 아니지만 적어도 내가 하는 일이 ‘꿈’이 될 만한 일인지는 한 번쯤 자문해 보는 건 꽤나 스스로에게 중요한 질문이 되지 않을까.

 

필자 김수연은?

영화전문지, 패션지, 라이프스타일지 등, 다양한 매거진에서 취재하고 인터뷰하며 글밥 먹고 살았다. 지금은 친환경 코스메틱&세제 브랜드 ‘베베스킨’ ‘뷰가닉’ ‘바즐’의 홍보 마케팅을 하며 생전 생각도 못했던 ‘에코 클린 라이프’ 마케팅을 하며 산다.​​ 

김수연 대중문화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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