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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격 하락세에도 국내 식용유 일부 품목 급등 속사정

7월 유지류 전월비 19.2% 하락, 편의점 일부 식용유 값 20% 급등

2022.08.11(Thu) 08:42:26

[비즈한국]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세로 접어들며 폭등 양상을 보이던 국제 식용유 가격이 안정세로 돌아선 추세다. 하지만 최근 일부 품목들을 중심으로 식용유 판매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와 괴리 양상이 심화되고 있다. 사조대림, CJ제일제당, 오뚜기 등 식용유 업계는 3개월에서 6개월 전 원료가격을 현 시점에서 반영해 제조하고 있고 가격을 인상한 일부 품목들의 경우 원가 상승 요인이 컸다는 입장이다. 

 

한 대형마트 식용유·유지류 코너. 사진=박정훈 기자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9포인트를 기록했다. 1년 전에 비해 16.4포인트(13.1%) 높지만 한 달 전에 비해 13.3포인트(8.6%) 하락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항만을 통한 곡물 수출에 합의하고 식량 수입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FAO가 지난 1996년부터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을 분석해 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 등 5개 품목군에 대해 매월 집계해 발표한다. 

 

7월 지수 급락을 견인한 것은 단연 유지류였다. 7월 유지류는 171.1포인트로 지난 6월(211.8포인트) 대비 19.2%나 급락했다. 구체적으로 팜유는 최대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의 수출 여력이 충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 대두유는 지속적인 수요 저조로, 유채씨유는 신규 수확량의 충분한 공급 예상으로, 해바라기씨유는 흑해 지역 물류 여건의 불확실성에도 세계적인 수입 수요 감소로 가격이 내려갔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주요 수출국 작황 개선, 미국 금리 인상 등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저하 가능성, 유가 하락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국제 곡물 가격은 6월 이후 안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상반기 대비 가격이 하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업계와 시장동향을 점검하고 국내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식용유 가격은 들썩이는 식품 가격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감자 중 하나다. 통계청의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달 식용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55.6%나 폭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식용유 업계는 최근 일부 품목들을 중심으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CJ제일제당은 500 밀리리터(ml​)를 기준으로 이달부터 편의점 가격을 카놀라유 29.1%, 포도씨유19.3%, 올리브유 12.7%씩 각각 인상했다. 지난 3월의 가격 인상에 이은 추가 조정이다. 

 

사조대림은 지난 달 해표 카놀라유와 압착올리브유 편의점 판매가격을 각각 20.8%, 17.7% 올렸다. 앞서 사조대림은 올 2월 해표 식용유 마트 판매가격을 17.6% 올렸었다. 오뚜기는 지난 6월 업소용 18 리터(l) 식용유 가격을 20% 인상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원가 상승을 감내하기 어려운 고급 식용유 품목들을 중심으로 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업계는 B2B(기업간)거래의 경우 국제 원료가격을 유기적으로 반영해 공급하지만 B2C(기업·소비자간)거래의 경우 협의를 거쳐도 유통채널이 최종 소비자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라고 강조한다. 따라서 B2C의 경우 소비자 가격 인상 후 원료 하락 요인에도 유통업체들의 판매가격 인하로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2C의 경우 유통채널별로 상대적으로 가격 결정이 빠른 대형마트 등이 앞서 인상한 후 최근 편의점 가격이 올라간 것”이라며 “유통업체들은 한 번 가격을 올린 후에는 식용유 업계가 공급하는 가격이 인하돼도 소비자 가격을 내리지 않는 대신 일정기간 할인행사를 하는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국제지수 하락 현상은 가격 급등에 따른 반작용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고 향후 전망을 예측하는 것은 쉽지 않다. 원료 가격 하향세가 보다 장기화 된다면 가격 인하 요소가 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익창 기자

sanbada@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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