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신선식품 판매 플랫폼 ‘마켓컬리’를 운영하는 컬리의 물류가 지속 감소하는 모양새다. 최근 몇 달간 물류 아르바이트 신청을 받아두고 ‘물류 급감’ 등의 이유로 신청자들을 예비 TO로 돌리는 일이 잦아진 것. 이뿐만 아니라 일용직 근무자의 임금까지 소폭 줄였다. 일각에서는 컬리가 상장 예비심사를 앞두고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기 위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것 아니냐고 입을 모은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7월 말에서 8월 초에 나올 컬리의 상반기 실적을 보고 상장 예비심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상장 예비심사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컬리는 유니콘 특례상장으로 증시 입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니콘 특례상장은 적자 기업이라도 1조 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고 성장성이 있으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컬리의 기업 가치는 현재 2조 원에서 3조 원 사이로 평가되어 상장 예비심사 통과는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컬리가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고, 공모시장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컬리는 상장 심사 청구 당시 기업가치를 5조~6조 원으로 적어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장에서 평가하는 금액보다 한참 높은 가격이다.
이런 상황에서 6월부터 컬리가 물류 급감 등으로 일용직 근무자들의 근무를 취소하는 상황이 잦아지고 있다. 그것도 빠르면 출근 전날, 늦으면 당일 오전에 통보하는 방식이다. 컬리에 일용직 근무자로 지원하던 A 씨는 “아르바이트 겸해서 컬리 물류센터 근무에 자주 지원했다. 한참 전인 6월에 근무를 지원했는데도 출근 전날 늦은 저녁이나 당일 오전에 연락이 와서 물류 급감으로 인해 명단에서 제외된 경우가 많아 다른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B 씨도 비슷한 상황이다. B 씨는 “연속해서 출근하지 않으면 예비 TO로 빠지는 경우가 잦아졌다. 컬리 물류센터에서 사용하는 앱에서 다음날 근무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다른 일정으로 근무를 하지 않으면 다시 근무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근무자들이 받은 문자에 따르면 ‘익일 예상 물량 감소로 인한 TO 조정으로 인한 예비 명단에 포함이 됐다’거나 ‘주문 물량 급감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명단에서 제외됐다’고 설명돼 있다.
컬리는 물류 감소 때문은 아니라고 밝혔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정확한 물류량에 대해 말할 순 없지만 현재 물류가 줄어든 상황은 아니다. 김포와 송파에 물류센터가 있는데, 김포와 송파의 물량이 균형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컬리가 고정비 비중을 줄여 그 이유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7월 1일 기준 컬리 일용직 노동자 일급이 1000원 삭감됐다. A 씨에 따르면 “임금 변동과 관련해 회사에서 정확한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았다. 오래 일한 근무자들은 벌써 두 번째 임금 삭감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임금 같은 고정비는 기업의 수익성과 연관이 깊다.
이에 대해 컬리 관계자는 “명절 등 물류가 급증하는 시기에는 프로모션을 통해 일용직 근무자들의 임금을 추가로 챙겨주는 편이다”라고 설명했지만, 기본급 삭감 관련해서는 “물류에 맞춰 일급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기본급이 다시 인상된 사례 등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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