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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보령 외연도'에서 물멍, 별멍…나만의 휴가 즐기기

상록수림과 몽돌해수욕장, 둘레길에 아름다운 일몰과 밤하늘 가득한 별까지

2022.08.02(Tue) 16:20:15

[비즈한국] 동네 식당들도 문을 닫는 휴가철이다. 미리 숙소와 교통편 등을 잡아 놓았다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다면 평소보다 비싼 돈을 줘도 방 하나 구하기 어렵다. 휴가 준비도 안 했고 붐비는 관광객들 틈에 끼는 것도 싫다면 한적한 섬 여행은 어떨까. 충남 보령시에 속한 외연도는 휴가철에도 관광객이 붐비지 않는 한적한 곳이다. 

 

보령시에 속한 70여 개 섬 가운데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 외연도다. 외연도 항구는 봉화산(238m)와 망재산(171m) 사이의 분지에 위치해 있다. 사진=보령시청 제공

 

#해무에 가린 신비한 섬

 

대천해수욕장과 머드축제로 유명한 보령시에는 모두 70여 개의 섬이 있다. 그 중 육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 외연도다. 바깥 외(外)에 안개 연(煙)을 써서 ‘멀리 해무에 가린 신비한 섬’이란 뜻이란다. 실제로 외연도는 해무에 잠겨 있는 날이 많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절반 남짓한 섬 안에는 봉긋하게 솟아오른 봉화산을 중심으로 울창한 상록수림과 몽돌해수욕장 등 볼거리, 즐길 거리가 곳곳에 자리했다. 

 

외연도로 가는 연안여객선은 대천항에서 출발한다. 하루에 두 번, 오전과 오후 시간에 운행하는데, 가까운 호도와 녹도를 거쳐 외연도에 도착하는 데는 대략 1시간 40분쯤 걸린다. 연안을 벗어나면 먼 바다 파도가 제법 일렁이니, 평소 멀미가 심한 사람은 미리 멀미약을 챙겨 먹는 것이 좋다. 또한 해무가 심한 날에는 배가 뜨지 않으니 날씨도 미리 챙겨보자.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에 전화하면 선박 운행 여부를 알 수 있는데, 보통 오전 배가 뜨면 오후 배도 뜰 확률이 놓으니 참고하시길. 

 

외연도의 아담한 골목길에서 귀여운 벽화와 만났다. 사진=구완회 제공

 

파도를 헤치고 섬에 닿으면 자그마한 항구 가까이 해발 238m의 야트막한 봉화산이 눈에 들어온다. 외연도 항구는 봉화산(238m)와 망재산(171m) 사이의 분지에 위치해 있다. 이곳을 빼면 섬 전체가 산지라서 수백 명의 주민들은 모두 항구마을에 모여 산다. 원래는 낚시꾼들이 주로 찾았는데, 아름다운 섬 둘레길이 입소문을 타면서 관광객들이 늘어났다. 그 덕분에 민박집이 10여 곳으로 늘어나 하루이틀 묵어가는 데 불편이 없다. 아직 전국적으로 알려진 것도 아니어서 휴가철이라도 빈방은 있다. 다만 마을에 슈퍼마켓이 하나뿐인 데다 식료품이 많지 않으니 필요한 먹거리는 미리 준비해서 섬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 

 

#상록수림 걷고, 몽돌해수욕장 즐기기

 

숙소에 짐을 풀었다면 마을 산책을 나가자. 아담한 골목길을 누비다 보면 노란 벽이 예쁜 외연도교회가 나오고, 전교생 6명이 다닌다는 외연도초등학교도 만난다. 1943년에 문을 연 외연도초등학교는 올해로 개교 79주년을 맞았다. 학교 운동장에는 옛날 초등학교마다 있었던 ‘책 읽는 소녀상’과 ‘방공소년 이승복 어린이 동상’ 등이 보인다. 푸른 잔디가 깔린 운동장과 알록달록 원색으로 칠한 학교 건물도 예쁘다. 

 

외연도초등학교에서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외연도 상록수림이다. 야트막한 언덕 능선을 따라 형성된 상록수림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먼나무 등의 상록활엽수와 팽나무, 찰피나무, 푸조나무 같은 낙엽활엽수, 담쟁이덩굴, 칡, 새머루 등의 상록덩굴식물 등이 빽빽하다. 예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숲으로 보호받아 원형이 잘 보존되었는데, 나무 데크로 이루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아름드리 나무와 덩굴이 어우러져 마치 밀림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외연도 상록수림. 나무 데크로 이루어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아름드리 나무와 덩굴이 어우러져 마치 밀림 속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사진=구완회 제공

 

상록수림이 있는 야트막한 언덕을 넘으면 외연도 몽돌해수욕장이 나온다. 모래사장 대신 작고 동글동글한 몽돌이 가득한 해수욕장은 깊이가 얕고 파도가 잔잔해서 아이들도 해수욕을 즐기기 좋다. 여기서부터 외연도 둘레길을 따라 섬을 한 바퀴 돌 수도 있고, 봉화산 정상에 오를 수도 있다. 둘레길에서 만나는 해안 풍경도 아름답고, 봉화산 정상에서 바다와 함께 보이는 마을 풍경도 예술이다. 

 

항구마을에서 출발해 상록수림과 몽돌해수욕장을 지나 봉화산 정상까지 다녀오는 외연도 둘레길은 약 8km에 이른다. 쉬엄쉬엄 다녀도 3시간이면 충분하니 한 바퀴 둘러볼 만하다. 아침배를 타고 들어와서 둘레길을 걸은 후 오후 배를 타고 나갈 수도 있지만, 기왕이면 하룻밤 자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망재산 뒤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도 보고, 상록수림만큼이나 밤하늘을 빽빽하게 채우는 별들도 볼 수 있다. 

 

노란 벽이 예쁜 교회(위)와 전교생이 6명인 외연도초등학교. 사진=구완회 제공

 

<여행정보>


외연도

△위치: 충남 보령시 오천면 외연도리

△문의: 041-930-6565(보령시청 관광과)

△관람시간: 상시, 연중무휴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

△위치: 충남 보령시 대천항중앙길 30

△문의: 041-934-8772~4(신한해운)

△외연도행 여객선: 하루 2회(08:00, 14:00, 7월 29일~8월 3일, 8월 5일~7일은 07:00, 15:00) 운항, 약 1시간 40분 소요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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