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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인사이트] 용산개발, 실현 가능성과 좌초된 10년 전과 다른 점

민간 PFV 대신 SH·코레일이 공동사업자로 나서…2024년 기반시설 착공 예정

2022.08.01(Mon) 14:49:11

[비즈한국] 2022년 7월 26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용산정비창 일대 약 50만㎡에 대한 개발 청사진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을 발표했다. 용산정비창에 미래도시 키워드를 담아 글로벌 도시경쟁력과 기술혁신을 선도하는 미래 신(新) 중심지로서의 국제업무지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구상은 향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될 용산정비창 일대에 대한 개발 가이드라인을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제시한 것으로, 이번 발표를 시작으로 용산정비창 개발이 본격화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조감도. 사진=서울특별시 제공


용산정비창 부지는 서울 한복판에 여의도공원의 2배, 서울광장의 40배에 달하는 규모로 자리한 땅이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대규모 가용지이지만, 2013년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최종 무산된 이후 청사진 부재 등으로 10년째 방치돼 왔다. 

 

서울시의 구상에 따르면 용산정비창 일대는 초고층 마천루 사이에 넓은 공원과 녹지로 조성되는 등 글로벌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할 아시아의 실리콘밸리로 개발할 예정이다. 일자리, R&D,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를 통틀어 말하는 서비스 산업)부터 주거, 여가‧문화생활까지 도시의 모든 기능이 이 안에서 이뤄지는 ‘직주혼합’ 도시로 조성된다. 외국 기업과 인재의 유치‧정착을 위해 국제교육시설‧병원 같은 외국인 생활인프라도 들어선다.

 

이를 위해 서울시 최초의 입지규제최소구역을 지정해 법적 상한 용적률 1500%를 넘는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도록 할 계획이다. 전체 부지의 70% 이상을 업무‧상업 등 비주거 용도로 채우며, 고밀개발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해소하고 공공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체 부지 대비 기반시설율(도로‧공원‧학교 등)은 40% 수준으로 정한다고 발표했다.

 

입지규제최소구역은 주거‧상업‧업무 등 다양한 기능이 복합된 지역으로 개발하기 위해 용도지역 등에 따른 입지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건축물의 허용용도, 용적률, 건폐율, 높이를 별도로 정하는 규제특례다.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유사한 뉴욕 허드슨야드의 경우 최대 3300%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평균용적률은 1800% 이상이다. 국제업무지구로서의 상징성과 서울을 대표하는 경관 창출을 위해 높이 제한은 최소화하되, 통경축(조망확보공간), 보행축과 주변지역을 고려한 스카이라인이 형성될 수 있도록 지침을 제시할 예정이다. 

 

대규모 중앙공원과 철도부지 선형공원 등 녹지생태공간을 곳곳에 조성해 지상부의 50% 이상을 녹지로 확보하고, 차량은 지하로 달릴 수 있도록 지하교통체계를 구축하며 녹지와 보행공간은 용산역, 용산공원, 한강까지 연결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한, 교통부터 방재‧안전, 환경‧에너지까지 ICT 기반 도시인프라를 갖춘다. 지하도로는 물론 미래교통수단인 미래항공교통(UAM·Urban Air Mobility) 등과 GTX, 지하철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연계하는 복합환승센터 개념의 1호 ‘모빌리티 허브’가 들어선다. 이를 통해 용산은 서울도심과 강남으로, 인천공항과 수도권 전역으로 연결되는 신(新) 교통거점이 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사업을 추진하는 방법론에 있어 실현성을 높이는 데 방점을 두었다는 것이다. 10년 전 사업 자체가 완전히 엎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등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리스크가 커 과거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이 무산된 원인 중 하나였던 민간 PFV(프로젝트금융회사) 주도의 통개발 대신, 공공기관인 SH공사와 코레일이 ‘공동사업시행자(지분율 코레일 70%, SH공사 30%)’로서 사업을 추진하는 ‘단계적‧순차적’ 개발로 가기로 했다.

 

공공이 약 5조 원의 재원을 투자해 부지 조성과 인프라 구축을 선(先) 시행하고, 민간에서 개별 부지별로 하나씩 완성해가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SH공사와 코레일은 작년 5월 공동사업시행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으며, 안정적‧지속적인 사업추진을 위해 별도의 전담조직 ‘(가칭)용산개발청’을 구성할 예정이다. 용산역 인접 부지에 코레일이 건물을 지은 뒤 임대‧분양하는 선도사업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시개발구역 지정과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2024년 하반기 기반시설 착공, 2025년 앵커부지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뉴욕 맨해튼 허드슨야드 엣지 전망대에서의 조망. 사진=김학렬 제공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큰 이견이 없다. 다만 빨리 추진해주길 바란다. 지난 10년간  대한민국 최고의 입지를 미개발 나대지 상태로 방치한 것은 국가와 지자체로서는 직무유기다. 아무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았다. 10년 동안 아무 개발도 하지 못할 것 같았으면 차라리 공용주차장으로 활용하거나, 아예 주말농장으로 민간에게 사용하게 했으면 작은 수익이라고 생겼을 텐데 정말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국가적인 손실을 끼친 만큼 더 많은 부가가치를 생산해 낼 수 있도록 고밀도 개발을 했으면 좋겠다. 업무시설로도, 관광시설로도, 주거시설로도 모두 활용할 수 있다. 뉴욕의 정비사업, 재생사업들을 많이 벤치마킹했으면 좋겠다.

 

필명 빠숑으로 유명한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한국갤럽조사연구소 부동산조사본부 팀장을 역임했다. 네이버 블로그와 유튜브 ‘빠숑의 세상 답사기’를 운영·진행하고 있다. 저서로 ‘인천 부동산의 미래(2022), ​‘김학렬의 부동산 투자 절대 원칙’(2022), ‘대한민국 부동산 미래지도’(2021), ‘이제부터는 오를 곳만 오른다’(2020), ‘대한민국 부동산 사용설명서’(2020), ‘수도권 알짜 부동산 답사기’(2019), ‘서울이 아니어도 오를 곳은 오른다’(2018), ‘지금도 사야 할 아파트는 있다’(2018), ‘서울 부동산의 미래’(2017) 등이 있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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