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2년간 부동산 구입 자금으로만 100억 원을 조달한 놀라운 어린이가 등장했다. 1세대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기업 솔브레인 그룹의 오너 3세인 정 아무개 양이 최근 69억 원에 달하는 부동산 구입 자금을 한 부동산 임대업체에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만 9세인 정 양은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성남시에 있는 아파트를 29억 5000만 원에 현금 매수했다.
업계와 부동산등기부 등에 따르면 정 양은 지난 1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상가주택에 채권최고액 69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이 건물은 지하 1층~지상 3층(494㎡, 149평) 규모로 내부는 주거공간과 상업공간이 뒤섞였다. 정 양이 건물에 근저당권을 설정한 당일, 부동산임대업체가 이 건물을 69억 원에 사들인 것으로 미뤄 정 양이 이 업체에 건물 구매자금 전액을 빌려준 것으로 보인다.
정 양은 앞서 지난해 1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전용면적 208㎡(63평) 규모 산운마을아파트 한 세대를 29억 5000만 원에 매입했다. 이 부동산에는 근저당권이 설정되지 않은 것으로 미뤄 매매 대금은 모두 현금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아파트 구매자금과 이번 부동산임대업체 대여금을 합치면 미성년자인 정 양이 2년간 100억 원에 육박하는 부동산 구입 자금을 조달한 셈이다. 정 양과 앞선 부동산임대업체 대표는 현재 이곳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정 양은 정지완 솔브레인 회장(66)의 손녀다. 솔브레인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 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코스닥 상장 중견기업이다. 정지완 회장은 솔브레인 지주사인 솔브레인홀딩스 지분 55.8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정 양 아버지인 고 정석호 솔브레인 이사는 경영권 승계가 점쳐지던 2020년 6월 사고로 숨졌다. 정 이사가 가진 솔브레인 및 관계사 지분은 정 아무개 양에게 상속됐다. 이후 정 양은 상속 지분 상당수를 매각했다.
우리나라 미성년자의 부동산 구매는 늘어나는 추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부동산원으로부터 제출받은 ‘미성년자 주택 구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3월까지 19세 이하인 미성년자가 주택을 구입한 사례는 2719건이다. 총 매수 금액은 4749억 원 수준. 미성년자 주택 매수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9년 332건(638억 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 728건(1354억 원), 지난해 1410건(2345억 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민법에 따라 미성년자가 법률행위를 할 때는 법정대리인(친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미성년자는 법정대리인이 범위를 정해 처분을 허락한 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수 있다. 친권자 동의를 받지 않고 미성년자와 거래한 경우 법률상 대리인이나 미성년자가 직접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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