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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천만시대'에 적응 못 한 통신3사를 위협하는 것들

어설픈 '5G 중간요금제' 공개했다 뭇매…'메기' 토스 등장에 점유율 규제까지

2022.07.28(Thu) 17:13:59

[비즈한국] “2021년 11월 MVNO 가입자수 1000만 명 돌파, MNO→MVNO 유입률이 지속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MVNO 일반후불 비중도 지속 증가 추세. MVNO 가입자 확대로 인해 MNO 시장 성장세가 둔화될 수 있음. 20대의 MVNO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핵심 고객층 이탈이 우려됨.”

 

KT는 지난 24일 발간한 ‘2022년 KT ESG 보고서’에서 주요 리스크로 ‘MVNO(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알뜰폰) 시장 성장’을 꼽았다. 자급제 단말과 저렴한 요금제의 조합으로 실용성을 중시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알뜰폰 시장이 고성장 하면서 향후 고객층 이탈이 우려된다는 것. 이에 KT는 대응 방안으로 “MVNO 시장에 저가로 대응하기보다는 MNO(이동통신사업자)만의 서비스 차별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24일 서울 종로구 알뜰폰스퀘어에서 열린 ‘알뜰폰 1000만 가입자 달성 기념식’에서 임혜숙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격려사를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알뜰폰으로 알려진 MVNO는 이동통신망이 없는 사업자가 이통망을 보유한 MNO로부터 통신망을 빌려 무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2010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3사 위주의 통신시장에서 경쟁을 활성화하고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을 위해 도입했다. MVNO 사업자는 통신사로부터 망을 임대해 자체 브랜드의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알뜰폰 가입자는 통신 3사 가입자와 동일한 서비스 품질을 제공 받으면서 기존보다 훨씬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 

 

알뜰폰 가입 추세는 5G 가입 추세와 반비례하며 성장 중이다. 통신사들이 고가의 5G 요금제를 내놓으면서 알뜰폰으로 ‘갈아타는’ 가입자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현재 통신 3사의 5G 요금제는 대부분 10GB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와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로 양극화돼 있다. 

 

KT와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3사의 5G요금제를 살펴보면 한 달에 6~12GB가량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슬림, 라이트 요금제는 5만 원대 설계되어 있지만 110~150GB를 제공하는 레귤러, 스탠다드 요금제는 7만 원대 이상으로 설계됐다.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하는 플레티넘, 프리미어 요금제의 경우 10만 원~13만 원대(KT의 경우 베이직 8만 원)다. 

 

5G 요금제가 논란이 되자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1일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5G 중간요금제’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3사가 내놓은 5G 요금제들의 데이터 제공량이 극단적으로 설계됐다는 지적에 따라 합리적인 수준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저가 요금제를 새롭게 출시하라는 요구다. 

 

이에 통신사들은 내달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가장 먼저 신규 요금제를 내놓은 통신사는 SK텔레콤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1일 과기정통부에 5G 중간요금제 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요금제 출시 전부터 신규 요금제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생색내기식’, ‘꼼수’라는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SK텔레콤의 신규 요금제는 월 5만 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지만,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 월 평균 5G 데이터 사용량이 26.8GB로 평균 사용량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지난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SKT의 중간요금제는 10GB가 24GB로 바뀌었을 뿐, 양극화된 요금체계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구간별 요금제 출시를 바라는 소비자의 목소리를 외면한 생색내기 중간요금제 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선통신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T의 중간요금제는 KT와 LG유플러스에도 막대한 영향을 준다”며 “SKT는 생색내기 요금제가 아닌 데이터 구간별 중저가 요금제 출시와 소비자 선택권 보호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11일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통신 3사 CEO의 간담회. 사진=연합뉴스


한때 업계에서는 5G 중간요금제가 알뜰폰의 가격 경쟁력을 위협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통신사로서는 알뜰폰 사업자와의 경쟁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었던 셈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경기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저렴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알뜰폰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수요는 향후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요금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통신 3사가 합리적인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다면 알뜰폰 시장으로 넘어가는 가입자들의 발걸음을 되돌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 3사가 5G 중간요금제 논의로 헤매는 동안, 알뜰폰 시장에는 새로운 ‘메기’가 속속 등장했다. 모바일 금융 서비스 플랫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지난 21일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토스는 토스앱을 통해 알뜰폰에 가입하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4월 기준 토스의 전체 가입자수는 2200만 명이며, 토스가 인수하는 머천드코리아 또한 10만 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의 움직임도 심상찮다. 앞서 KB국민은행이 선보인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이 시장에 안착하면서 다른 금융사들 또한 알뜰폰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 신한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인 ‘쏠’을 통해 KT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 네 곳과 손잡고 알뜰폰 요금제를 운영 중이다. 하나은행은 SK텔레콤 자회사 SK텔링크와 협업해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농협중앙회도 지난해 9월 모바일뱅크 ‘NH콕뱅크’ 전용 알뜰폰 요금제를 출시했다.

 

알뜰폰 시장이 확대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통신 3사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정부와 국회에서 통신 3사 자회사의 알뜰폰 시장 점유율을 50% 이내로 제한하는 점유율 규제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 앞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등 업계에서 통신 3사가 자회사 알뜰폰 사업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조성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이에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 11일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알뜰폰에 대한 MZ세대의 수요와 온라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통신에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변화하고 있는데 인위적으로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작심발언을 하기도 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합산 점유율은 50%를 넘어섰다. KT는 자회사 M모바일과 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는 LG헬로비전과 미디어로그, SKT(9.6%)는 SK텔링크를 통해 알뜰폰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들 자회사의 시장점유율은 KT 계열 19.3%, LG유플러스 계열 22.1%, SK텔레콤 계열 9.6%다. 

 

이와 관련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은 “통신 자회사들의 경우 모기업으로부터 부당 지원과 불법 보조금 위주의 시장 경쟁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휴대폰회선 가입자 유치에 열을 올려 점유율이 51%를 넘어섰다”며 “기존 통신사의 시장지배력이 알뜰폰 시장으로 그대로 전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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