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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회사생활] 구글에게 배운 '90년대생과 최고의 성과를 내는 법'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 결과 "심리적 안전감 주는 리더가 이끄는 팀이 성과 높고 이직률 낮아"

2022.07.28(Thu) 10:59:54

[비즈한국] 대한상공회의소는 2016년부터 조직 내 세대 갈등과 문화에 대한 연구자료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는데, 최근 자료를 보면 70년대생과 90년대생이 조직 안에서 서로를 가장 불편해한다고 지목했다. 뭐 그리 놀랄 내용은 아니다. 리더와 그 지시를 받는 팔로어 간에 갈등이 없는 곳은 어디 있겠는가.

 

2018년에 출간된 ‘90년생이 온다’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도대체 90년대생은 누굴까? 왜 이렇게 행동할까? 도무지 그들을 종잡을 수가 없다는 리더들의 볼멘소리에 임홍택 작가가 화답을 한 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직원들에게 선물했을 정도다. 90년대생들도 도대체 자신들에 대해 뭐라고 썼길래 이렇게 화제일까 하며 관심을 보이면서 무려 40만 권 가까이 팔렸다. 책 출간 후 4년이 지난 지금, 90년대생 상당수가 조직에 들어왔다. 그리고 갈등의 증가세가 가파르다.

 

구글은 어떤 팀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지를 알아보는 일명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리더가 이끄는 팀이 최고의 성과와 낮은 이직률을 보인다는 결과를 얻었다. 사진=구글 제공

 

세대 갈등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기원전부터 자식에게 철 좀 들라며 훈계한 내용이 전해지고, 대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요즘 젊은이들이 아무 데서나 먹을 것을 씹고 다닌다”라며 개탄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그런데 갈등이 있으면 그걸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기 마련이다. 특히 하나의 목적을 향해 각양각색의 사람과 세대가 모인 조직에서는 갈등이 최소화되어야 생산성이 올라가고 더 창의적인 집단이 될 수 있다.

 

글로벌 기업 구글은 2012년에서 2013년까지 2년간 어떤 팀이 최고의 성과를 내는지를 알아보는 일명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가 참으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계에서 가장 똑똑한 인재들이 모인 거대 조직에서 찾아낸 결론은 심리적 안전감을 주는 리더가 이끄는 팀이 최고의 성과와 낮은 이직률을 보인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리더가 보호막이 되어 주는 팀이 가장 큰 성과를 낸다는 것은 다소 의외로 보이지만, 리더가 팔로어와 제대로 관계를 맺어야 팀이 좋은 성과를 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제대로 관계 맺기는 어디에서 시작될까. 타인과 충돌하게 되는 지점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나는 요즘 젊은 세대의 자기실현 욕구가 갈등의 시발점이자 갈등 해결의 실마리가 된다고 본다. 

 

내가 대학에서 수업할 때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발표와 질문이다. 글로벌 기업에서 23년간 근무하는 동안 한국 지사가 탁월한 성과를 내면서도 본사로부터 그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이 두 가지 때문임을 보았기에 대학에서 반드시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강의 첫해에 누구도 입을 쉽게 열지 않는 것을 목격했다. 질문을 하지 않으면 절대 높은 점수를 줄 수 없다, 어떤 질문이라도 좋다는 말을 매 강의에서 거듭하자 학생들이 결국 말문을 열었다. ‘정답’을 말해야 한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고 있는지를 절감했다. 이 고정관념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막았던 것인데, 수업이 점차 진행되면서 학생들은 말문이 트였고 점점 더 신나게 발표하게 됐다.

 

사실 누구든 자기 생각과 욕구를 표현하고 싶지만 비난 받거나 무시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주저하게 만든다. 그런데 젊은 세대는 구세대와 달리 인터넷과 디지털의 여러 수단을 통해 자기를 표현하는 것이 익숙하다. 그런 그들이 꼰대니 라떼니 말하는 것은 단순히 선배들이 틀렸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후배보다 본인의 경험과 지식이 더 탁월하다고 말하는 선배들에게 짜증이 나며, 자기도 말하고 싶지만 안전한 느낌이 들지 못해서 안 한다는 표현이다. 

 

워라밸, 복지, 급여는 직장생활에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지만 소수의 잘나가는 기업을 제외하면 직원 모두가 만족하는 회사는 거의 없다. 회사로선 엄청난 재원을 투자해야 하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리더가 자신이 옳다는 판단을 버리고 후배의 말에 귀 기울이는 것은 돈 들이지 않고도 조직생활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리더에게 경청의 기술이 더 중요한 이유다. 보석 같은 아이디어를 품고도 상사에게 안전감을 느끼지 못해 말하지 못하는 후배가 많다. 

 

아리스토텔레스 프로젝트를 통해 다른 세대와의 멋진 파트너십의 도구, 심리적 안전감을 찾아낸 구글은 2021년 매출 2576억 달러(약 334조 원)라는 놀라운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가 자랑하는 삼성전자보다 무려 55조 원이나 많다. 

 

젊은 세대가 숨긴 보석 같은 생각을 효과적으로 뽑아내는 리더와 조직은 갈등을 해결하고 국면을 새롭게 전환할 수 있다. 당신이 리더라면 “앞으로 회의에서 틀린 의견은 없다”고 먼저 후배들 앞에서 선언해보라. 물론 처음에는 좀 부실한 의견이 나와도 표정 관리가 필수다. 

 

필자 박중근은 조직 관리 전문가로 2018년 캠프코리아를 설립해 기업 교육 및 코칭을 하고 있​다. 나이키코리아, 한국코카콜라, 아디다스코리아에서 상품기획과 마케팅을 하고 닥터마틴 한국 지사장을 역임했다. 부산외대에서 커뮤니케이션과 비즈니스 기획, 마케팅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70년대생이 운다’ ‘오직 90년대생을 위한 이기적인 팀장 사용 설명서’가 있다.​

박중근 캠프코리아 대표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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