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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의 '이스타항공 특별감사' 바라보는 엇갈린 시선

정치적 이슈로 인한 과도하게 엄격한 잣대 지적…"변경면허 발급 전 유착 가능성 따져봐야" 반론

2022.07.20(Wed) 15:09:23

[비즈한국] 국토교통부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특별조사와 감사를 실시한 지 보름, 운항 재개를 기다리는 이스타항공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성정을 새주인으로 맞이하며 기업회생절차를 13개월 만에 졸업한 이스타항공은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2년여 만에 재운항을 준비했으나 여름 여행성수기까지 놓치게 됐다. 이에 이스타항공은 “국토부에 충분히 소명해 조속히 오해를 해소하도록 하겠다”며 “회생절차 종결 이후 당사의 정상화를 바라는 임직원, 관계사 등 모든 분들께 우려를 드리게 된 점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 강서구 이스타항공 본사. 사진=연합뉴스


국토부는 지난 5일 ‘원희룡 장관, 이스타항공 회계자료 허위제출에 대한 특별조사와 감사 지시’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12월 15일 이스타항공이 국제항공운송사업 변경면허를 발급받는 과정에 제출한 회계자료에 허위내용이 있던 것을 확인하고 특별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이 자본잠식 사실이 반영되지 않은 회계자료를 국토부에 제출하고 변경면허를 발급 받았으나, 지난 5월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면허 신청 및 발급 과정에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사를 하면)오히려 문제가 밝혀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결과가 나오게 되면 그 이후에 분쟁까지도 불가피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장관이 직접 문제를 지적하며 강력한 조사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이스타항공은 경영난으로 회계시스템 등 전산이 폐쇄됐던 상황에서 정상적인 회계결산을 진행하기 어려워 당시 최선의 자료를 제출했다는 입장이다. 서울회생법원에 의해 인가된 회생계획에 따라 특정할 수 있는 수치는 제출자료에 반영했으나, 결산을 거치지 않고서는 산출할 수 없고 변동의 여지가 큰 결손금의 경우 이용 가능한 가장 최근 자료인 2020년 5월 말 기준의 수치를 반영했다는 것.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2020년 3월 말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있었고, 같은 해 6~7월에 시스템이 폐쇄됐다”며 “당시 인수를 추진한 제주항공이 실사를 진행하며 회계법인으로부터 받은 공신력있는 가장 최신의 회계자료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만약 결손금 등에 대해 추정치를 제출하거나 엉뚱한 자료를 제출했더라면 그것이야말로 ‘허위 자료’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이 같은 내용을 충분히 소명했고, 자료를 전부 제출해 결론을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스타항공의 소명에도 원 장관이 직접 나서 이스타항공 문제를 들여다보겠다고 밝히면서 이번 ‘특별감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두가지로 나뉜다. 재운항이 절실한 상황인 이스타항공에 대해 국토부가 타이이스타젯 등 정치적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데에 따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시선과 국토부가 실제로 과거 이스타항공과 국토부간 석연찮은 커넥션을 발견한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앞서 항공업계에서는 항공운항증명(AOC)이 정지된 이스타항공이 지난 4월 국토부로부터 청주~마닐라 운수권(주 760석)을 배분받은 것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온 바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한국철도공사 등 산하 공공기관으로부터 자체 혁신안을 제출받아 민관합동으로 철저한 검증을 하기로 했다며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먼저, 국토부가 과거 이스타항공이 정치적 이슈에 연루된 데 따라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시각의 배경에는 최근 보석 석방된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발언이 있다. 이스타항공의 창업주이자 전 오너인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횡령·배임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가 지난달 30일 보석 석방됐다. 출소 당시 이 전 의원은 취재진에게 “이스타항공이 좋은 회사가 되게 하겠다”며 “(해고된 직원들이)다시 취업할 수 있도록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성정에 인수된 이스타항공과 자신이 여전히 연관성이 있다는 뉘앙스의 발언이다. 

 

이스타항공은 강경하게 대응하고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3일 설명자료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막대한 손해를 입힌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의원이 이 같은 발언을 하는 것은 단순히 부적절한 정도를 넘어 새롭게 탈바꿈 하고 재운항을 준비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의 진정성있는 노력에 대내외적 불신을 야기 시킬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이 전 의원측은 회생계획에 따른 구주 전체의 무상소각 이후 이스타항공 주식을 단 1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스타항공의 새 주인이 된 성정의 형남순 회장 또한 다수 언론인터뷰를 통해 이 전 의원의 횡령 사건을 지적하며 이 전 의원과 선을 그어왔다. 정권이 교체된 상황에서 국토부로부터 사업 면허를 부여받고 감독을 받아야하는 이스타항공에 전 오너와 관련된 정치적 이슈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앞서의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과거의 이슈 때문에 (이스타항공을)조금 더 꼼꼼히 살펴볼 수는 있겠으나, 이미 검찰조사가 이뤄진 전 오너 관련 정치적 이슈는 현재 이스타항공의 경영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전했다.

 

반면 국토부가 과거 이스타항공과 국토부 담당자의 유착을 의심하는 것 아니냐는 또 다른 시선도 있다. 원희룡 장관이 “(조사를 하면)오히려 문제가 밝혀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향후 분쟁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에 대해 주목한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에 문제가 제기된 변경면허 발급 과정 이전인 지난 4월 AOC가 정지된 상태인 이스타항공이 신규 운수권을 배분받은 과정도 석연찮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토부 감사실은 이번 특별감사에서 이스타항공 본사를 방문해 자료조사를 진행하며 그간 국토부 담당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이스타항공이 운수권을 배분받을 당시 업계에서는 전례가 없는 결정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AOC를 취득해 항공운항능력을 입증하기도 전에 운수권부터 따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또다른 LCC(저비용항공사)인 진에어는 한 개의 운수권도 배분받지 못했다. 이에 진에어 노조는 지난달 7일 원희룡 장관에게  국토부 항공조직의 개혁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운수권 배분에 따른 진에어 노조의 호소문이 이스타항공 특별감사로 이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라 본다”면서도 “국토부 감사실이 현장 조사를 통해 과거 국토부 담당자와 이스타항공 재무담당자간 주고받은 이메일까지 확인한 것은 변경면허 발급 이전부터 수상한 조짐을 발견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어 “국토부가 산하 공공기관 혁신 이후 본부도 들여다본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국토부 내부에서도 피감기관·기업에 대한 유착 의혹 등이 만연해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28개 산하 공공기관에 대한 혁신방안을 마련 중인 국토부는 오는 8월 중간 결과를 발표하고, 이후 국토부 내부도 강도 높게 들여다볼 예정이다. 원희룡 장관은 지난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산하기관이 제출한 자체 혁신방안을 지적하고 공공기관 개혁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원 장관은 “국토부도 관리·감독 책임이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국토부 본부가 모범을 보인다는 차원으로 엄격히 처분하겠다”며 “본부에 대한 책임을 물을 때는 최소한 산하 기관보다 약하지 않게 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 

여다정 기자 yeopo@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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