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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플러스재단' 구조조정 방침…'오세훈 서울시'에서 중장년 지원 사업 축소되나

담당 부처 ‘인생이모작지원과’ 폐지·소관 부서 이관…술렁이는 50·60대 교육생들

2022.07.19(Tue) 17:19:14

[비즈한국] 오세훈 서울시장 4선 임기의 첫 조직개편안이 나왔다. 개편안은 오 시장의 역점 사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기존 조직 일부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짜였다. 이 중에는 복지정책실 내 ‘인생이모작지원과’를 폐지하고 소관 부서를 평생교육국으로 이관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탄생한 인생이모작지원과는 서울시 중·​장년 재취업 정책의 컨트롤타워 격인 ‘서울시50플러스 재단’의 관계 기관이다. 서울시는 “전체 정원을 늘리지 않고 새롭게 발생한 행정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나온 결정”이라는 설명이지만, 오 시장과 시의회 의장이 투자·​출연기관 통폐합을 예고한 만큼 서울시가 50플러스 재단 구조조정 초읽기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시각이 나온다.

 

오세훈 서울시장 4선 임기의 첫 조직개편안은 오세훈 역점 사업 운영에 방점을 찍었다. 중장년층 인생 재설계 사업을 주관하던 관할 부처는 유관부서로 통폐합이 결정됐다. 마포구 공덕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시50플러스 중부캠퍼스 전경. 사진=강은경 기자


#조직기반 조정…오세훈 역점 사업 힘 싣기

 

서울시가 최근 시의회에 제출한 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복지정책실 하위 부처 인생이모작지원과가 폐지되고 관련 사무는 평생교육국으로 이관된다. 이는 오세훈 시장의 시정 철학인 ‘약자와의 동행’을 실현하기 위해 조직기반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결정된 사안 중 하나다. 서울시는 사회적 약자 지원 전담조직인 ‘약자와의동향추진단’을 시장 직속 정규조직으로 신설하고 △안심소득추진과(복지정책실) △주거안심지원반(주택정책실) △교육지원정책과(평생교육국) △공공의료추진단(시민건강국) 등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분야 전담부서도 만든다.

 

은퇴 중·​장년 인생 재설계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기 위해 세워진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6년 4월 서울시가 출자해 설립했다. 재단은 만 50~64세 중·​장년층을 대상 재교육과 취업 지원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인생이모작지원과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 운영과 사업을 지원하고 노인복지시설 운영관리 등을 주관한다. 서울시는 이 부처를 평생교육국의 기능과 연계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생들 “중장년 위한 재설계 사업 뒷전 될 것” 우려

 

하지만 현장은 교육생들의 회의적인 반응으로 술렁였다. 오세훈 서울시에서는 은퇴 중·​장년의 재설계 지원 사업이 축소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18일 마포구 공덕동 서울시50플러스재단 중부캠퍼스에서 만난 교육생 A 씨는 “사회적기업 창업 교육을 수강했는데 교육뿐만 아니라 기수 모임 등에 참석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두 명의 시장이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지 않나. 교육생 대다수가 앞으로 강좌 폭이 줄고 사업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캠퍼스도 예전보다 가라앉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연계 사업을 통해 키움센터에서 방과 후 어린이 돌봄 업무를 하고 있는 B 씨는 현재 한 달에 40여 시간 정도 일하며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 B 씨는 “일자리 인터뷰에서 만난 중년들은 모두 일할 의욕이 있고 아직 사회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질 높은 강좌에는 대기 신청을 걸고 기다리는 경우도 많은데 최근 교육생들 사이에서 프로그램이 줄어든다거나 재단이 없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우려했다.

  

서울시50플러스캠퍼스는 시니어들에게 사회공헌일자리(보람일자리), 창업·재취업·인턴십 지원, 종합상담 및 교육 등을 제공한다. 100세 시대를 맞이하는 첫 세대인 베이비부머 세대의 재생산 및 노후준비를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인문학 강좌 교육생 C 씨는 “교육생 대상 지원금 혜택은 이미 많이 줄었다. 요새 50대, 60대는 퇴직을 했어도 생산 활동이나 사회생활을 그만두기에는 젊은 나이지 않나. 재취업부터 봉사활동까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줘 만족도가 컸다”고 밝혔다.

 

은평구 불광역 인근에 위치한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 전경. 사진=강은경 기자


서울시는 이 같은 우려를 인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무 관할이 변경될 뿐 사업 축소는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서울시 기획조정실 관계자는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지향하는 중앙정부 정책 기조를 고려해 조직개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기존 업무들을 분석해 기능적으로 유사성이 있는 업무들을 통·폐합한 것”이라며 “보람일자리 등 사업비도 그대로 이관되고 오히려 평생교육국 쪽에서 가지고 있는 상담·교육 역량과 통합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단 운영 사업은 상담·교육 범주 외에도 일자리 연계 등의 재생산 분야까지 포괄한다. 재단 관계자는 “중장년층이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종합지원서비스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상담과 교육 뿐만 아니라 일자리나 자원봉사 같은 실질적인 활동까지 연계하고 있다”며 “중·​장년 인구가 증가하는 만큼 정책 수요도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밝혔다.

 

‘서울시정 정상화’를 내세운 오세훈 시장은 ‘박원순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에 대한 통·​폐합 의지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12일 언론 인터뷰에서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된 곳을 중심으로 최소 3~4곳을 통·폐합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가운데, 김현기 시의회 의장 역시 최근 “전임 시장 당시 만들어진 불필요한 조직은 정비 내지 슬림화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하는 발언을 했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부터 경영효율화 용역을 진행 중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의 경우 평생교육진흥원으로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박원순 전 시장 재임 당시 만들어진 공공보건의료재단과 서울기술연구원도 각각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용역 결과가 나오는 10월 이후 구조조정의 윤곽이 구체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용역 중이며 해당 기관쪽으로 검토해온 것은 맞다”고 답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소관 부서가 이관된다는 것 외에 구조조정 가능성 등에 대한 내용은 정해지거나 전달 받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강은경 기자

gong@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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