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한국] 광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가 발생한 올해 상반기에 우리나라 시공능력 상위 10개 건설사 중 8곳이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행정처분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수 건설사는 공사 서류를 작성하지 않거나 허위로 작성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에이치디씨현대산업개발과 지에스건설은 건설 현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우리나라 10대 건설사 중 삼성물산, 현대건설, 지에스건설, 포스코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디엘이앤씨, 현대산업개발 등 8개 건설사가 건설산업기본법을 위반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행정처분을 받았다. 처분 수위별로 영업정지 2건, 과징금 1건, 과태료 23건, 시정명령 5건 등이다. 현대엔지니어링과 에스케이에코플랜트는 행정처분 사례가 없었다.
현대산업개발과 지에스건설은 올해 상반기 인명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해 6월 광주 동구 학동에서 부실시공으로 철거건물 붕괴사고를 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올해 3월 영업 정지 8개월 처분을 내렸다. 당시 철거 중이던 건물이 무너져 시내버스를 덮치면서 시민 9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같은 달 서울시는 2019년 경북 안동시 환경에너지종합타운 공사장에서 발생한 중대재해 책임을 물어 지에스건설에 영업정지 2개월 처분을 내렸다. 당시 콘크리트 타설을 하던 하청업체 근로자 3명이 철물 거푸집 붕괴로 추락해 숨졌다.
지방자치단체는 관할 구역에 본사를 둔 건설사업자가 중대재해를 일으키거나 고의나 과실로 건설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한 경우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건설사는 기존에 수주 공사 시공을 제외한 영업활동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관련기사 '영업정지'에도 기존 공사는 허용…부실시공 행정처분 실효성 논란). 현재 지에스건설은 서울시의 영업정지 처분에 대해 집행정지 가처분을 내고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벌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광주 학동 철거건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과징금 처분도 받았다. 서울시는 4월 이 사고와 관련해 ‘하수급인(하도급을 받은 업체) 관리 의무 위반’ 혐의로 과징금 4억 623만 4000만 원을 부과했다. 당초 서울시는 학동 사고와 관련해 ‘부실시공’ 혐의와 ‘하수급인 관리 의무 위반’ 혐의로 각각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지만 현대산업개발 요청에 따라 하수급인 관리의무 위반 처분을 영업정지에서 과징금으로 변경했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에 따라 해당 혐의는 처분 대상자가 과징금 처분을 원하면 영업정지를 과징금으로 갈음할 수 있다.
10대 건설사 중 5곳은 건설공사대장을 통보하지 않거나 거짓으로 통보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대우건설 9건(1900만 원), 현대건설 8건(총 3100만 원), 롯데건설 2건(300만 원), 포스코건설 1건(320만 원), 삼성물산 1건(60만 원) 등이다. 현대건설은 하도급계약을 발주처에 통보하지 않아 지자체로부터 두 차례(총 200만 원) 과태료 처분을 받았고, 현대건설, 지에스건설, 디엘이앤씨는 도급계약에서 정한 하자보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은 건설공사대장을 통보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았다.
건설공사대장은 공사내용과 도급계약, 공사대금, 하수급인 현황, 공사참여자 현황 등 건설공사와 관련된 내용을 종합적으로 작성한 서류다. 건산법에 따라 건설공사 도급계약을 맺은 건설사는 건설공사대장 기재사항을 건설산업정보망을 이용해 통보해야 한다. 통보된 공사 정보는 발주처뿐만 아니라 정부가 도급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감시할 목적으로 관리한다.
한편 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월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행정처분도 기다리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3월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무단 공법 변경에 따른 구조물 안전성 문제, 콘크리트 품질 부실, 감리 부실 등을 발견하고 서울시에 ‘건설업 등록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처분을 내릴 것을 요청했다. 서울시는 4월 이 같은 내용의 처분을 내리겠다며 현대산업개발 측에 사전통보한 뒤 사측 의견을 수렴했다,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는 근로자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서울시 건설혁신과 관계자는 “국토부로부터 3월 처분 요청을 받았기 때문에 (법적 시한인) 6개월 안에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내부 전문가들이 전담 조직을 만들어서 관련 자료들을 분석하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라고 말했다.
서정관 국토교통부 건설안전과장은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사업 규모가 1억 원 이상인 건설 현장에 대해 인허가기관과 발주처가 현장 점검을 하도록 지시했다. 인허가권자이자 행정처분권자인 지방자치단체는 인력 등에 한계가 있지만 사고 이후 자체적으로도 공사 현장 관리 감독에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차형조 기자
cha6919@bizhankook.com[핫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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