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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통의 투자] '리오프닝주' 투자가 생각보다 재미없는 까닭

높아진 물가에 소비심리 위축으로 상승세 제한적…주식보다는 채권이 '쏠쏠'

2022.07.11(Mon) 21:26:06

[비즈한국] 직장인 A씨는 신혼여행으로 하와이를 계획하고 있다. 간만의 해외여행이라 설레는 마음을 안고 여행 준비를 하고 있지만, 1000만 원 가까이 소요되는 비용에 고민이 많다. 항공료만 해도 200만 원 가까이 들었다. 항공료가 과거 코로나19 이전보다 더 높게 뛰어버린 탓이다. 한 여행사에 따르면 하와이 가는 비행기값이 크게 상승한 이유는 환율과 유가가 최고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또 100%였던 탑승률도 다 채워지지 않아 하와이로 가는 승객들이 운임을 나눠 부담할 수밖에 없다. 한 승무원은 “코로나19 때 화물 수요가 많아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해서 사용하기도 했다”​며 “​정상화되고 있지만, 항공료도 정상화되기까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급감했던 여행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공항 국제선 여객은 전년 대비 418% 증가한 128만7000명을 기록했다. 국내선 여객은 323만 명으로 전년 대비 6% 증가했다. 전체 여객 수송량은 2019년 평균 대비 17%까지 회복했다. 노선별로는 미주 63%, 유럽 31%, 동남아 21% 수준까지 회복했다. 이처럼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면서 리오프닝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여행주와 항공주로 꼽히는 리오프닝주를 투자하고 휴가를 떠나도 될까.

 

리오프닝이란 상점 등 업소들이 다시 문을 연다는 뜻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된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영업이 급감했던 여행사나 항공사, 호텔, 면세점, 영화관, 화장품 등이 대표적인 리오프닝주다. 이 가운데 여행주와 항공주는 최근 수익률이 좋지 못하다. 대표적인 여행주인 하나투어 주가는 11일 장중 5만 원까지 빠지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만해도 4.91% 급락해 마감했다. 국내 여행사들의 매출비중은 패키지 상품이 큰데, 젊은 층들은 패키지여행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여행주는 공매도의 타깃이 되면서 주가가 속절없이 떨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 1위에는 롯데관광개발이 차지했다. 모두투어는 지난달에만 24.35%, 노랑풍선 27.83%, 참좋은여행 24.20%, 롯데관광개발이 26.06% 등 모두 20%대 하락했다. 항공주도 마찬가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번지며 11일 신저가를 기록했다.

 

리오프닝주는 그동안 하반기 수혜주로 제시돼왔지만, 여러 가지 변수에 맞물려 상승세가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 지속되고 있는 물가 상승 압력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고공행진 하는 물가로 소비 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리오프닝 소비는 일시적 소득이 아니라 고정 소득이 증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 주가 하락은 여객 수요 회복과 양호한 운임을 바탕으로 여객 부분의 영업적자 축소에도 화물 피크아웃과 소비 침체로 중장기 여객 수요가 기대치를 하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한 결과”​라고 짚었다. 정 연구원은 “​높은 운임과 수송량 증가로 단기 실적 개선은 명확하지만, 중장기 수요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고, 코로나 재확산 우려도 수요 회복 기대감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히려 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잇따라 긴축 경쟁을 펼치는 현 상황에서는 변동성이 클 수 있어 주식대신 채권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한 증권사에서는 글로벌 호텔 채권을 추천했다. 유승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의 관심이 경기침체로 이동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정점을 지표로 확인하기까지 금리의 방향성은 일정치 않을 것”​이라며 “​달러 가치는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상승했지만 당분간 강달러 흐름이 꺾이긴 어렵다”​고 밝혔다. 유 연구원은 “​크레딧 스프레드는 경기둔화와 긴축 리스크로 그 레벨이 매우 높아져 있다”​​며 “​극단적인 위기로 치닫지 않은 이상 추가적인 약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확실성의 시기에 미국 회사채 중 퀄리티가 높은 종목을 추천한다”​​며 “​팬데믹에서 빠르게 회복 중인 글로벌 호텔 채권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언급했다.

 

유 연구원이 추천한 채권은 세계 1위 메리어트 인터내셔널, 세계 2위 힐튼 월드와이드 홀딩스, 6위의 하얏트 호텔 코퍼레이션 발행한 채권이다. 이들 채권은 5년 이내 길지 않은 만기에도 4.5~6.0%의 높은 금리를 준다. 그는 “​아직 객실점유율과 가용객실당 매출, 객실단가는 2019년 수준에 못 미치고 있지만, 내년에는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며 “​인건비 상승 부담이 있지만, 고급호텔은 중저가호텔에 비해 높은 가격 전가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 연구원은 이어 “​장기적으로 글로벌 여행수요 성장의 수혜가 기대된다”​​며 “​인플레이션과 불황에 강한 사업구조를 보유하고 있고, 신용등급도 상향 추세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세아 금융 칼럼니스트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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