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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랑] 조선 시대 감영에서 근대 문화유산 성당까지, 원주 시간 여행

관찰사 된 듯 감영 걸어보고, 고판화박물관선 판화 체험, 용소막성당에선 느티나무 그늘 즐기기

2022.07.05(Tue) 14:52:32

[비즈한국] 예로부터 강원도의 중심도시로 손꼽히는 원주는 옛 흔적이 켜켜이 쌓여 있다. 조선 500년 강원도의 으뜸 관청이었던 강원감영에서 100여 년 전 근대문화유산인 용소막성당까지, 서울에서 KTX로 한 시간도 안 걸리는 원주에서 시간 여행을 떠나 보자. 

 

강원도 원주에 자리한 용소막성당은 1915년에 세운 근대 문화유산이다. 본당 건물 주위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다섯 그루가 성당을 수호하듯 늘어서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조선 500년 강원도의 으뜸 관청, 강원감영

 

감영이란 조선 시대 지방 장관인 관찰사가 머물며 업무를 보던 곳이다. 조선은 전국을 8도로 나누고 중심 도시에 감영을 설치했는데, 다른 지역의 감영들이 여러 곳으로 이전했던 것과 달리 강원도 감영은 조선 시대 내내 원주에 있었다. 1395년 강릉과 원주의 앞글자를 따서 강원도를 만들었을 때부터 1895년 갑오개혁으로 조선의 행정 체계가 8도에서 23부로 바뀔 때까지 원주는 강원도의 중심이었던 것이다. 

 

이 기간에 모두 512명의 관찰사가 원주의 강원감영에서 업무를 보았는데, 그 중에는 황희와 정철 같은 유명 인사도 있었다. 정철의 대표작인 ‘관동별곡’도 강원도 관찰사로 원주에 부임한 뒤에 쓴 작품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강원도의 중심 관청이었던 강원감영에는 관찰사의 업무 공간인 선화당을 비롯해 포정루, 보선고, 호적청 등 40여 동의 건물이 있었다. 하지만 갑오개혁으로 감영의 기능이 사라지면서 지방군인 원주 진위대 본부로 사용되다가, 1907년 군대마저 해산되자 군청으로 이용되었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건물이 사라졌는데, 2000년대 들어 일부 건물을 복원했다. 

 

강원감영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원주에 있었다. 감영이란 조선 시대 지방 장관인 관찰사가 머물며 업무를 보던 곳이다.

 

관찰사의 업무 공간인 선화당. 강원감영의 중심 건물로 조선 시대 모습 그대로 서 있는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다. 사진=구완회 제공

 

강원감영의 중심 건물인 선화당은 조선 시대 모습 그대로 서 있는 몇 안 되는 건물 중 하나다. 처음 건물은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으나, 현종 6년(1665)에 다시 짓고, 이후 증축과 보수 과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선화당 주변에는 또 다른 조선 시대 건물인 포정루와 중삼문이 이웃한 현대식 건물들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동아시아 옛 판화 기행, 고판화박물관

 

원주시 외곽에 있는 고판화박물관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로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곳이다. 치악산 자락에 자리한 아담한 건물에 한국과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등지에서 온 고판화와 관련 자료를 4000여 점이나 소장하고 있다. 작은 박물관이지만, 고판화에 관한 한 우리나라에서 손꼽히는 전문성을 자랑한다. 

 

이를 바탕으로 열리는 다양한 기획전이 고판화박물관의 자랑이다. 작년에는 아시아 각국에서 역병을 막기 위해 사용한 목판화 100여 점을 모아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특별전: 마음의 백신, 아시아 다라니와 부적’을 열었고, 올해 초에는 호랑이해를 맞아 옛 호랑이 판화를 전시했다. 지금은 한중일과 베트남, 티베트에서 제작된 불교의 이상향인 극락정토 고판화만을 모아 ‘동아시아 정토판화 특별전’을 진행 중이다. 

 

원주시 외곽에 있는 고판화박물관은 한국과 중국, 일본, 티베트, 몽골 등지에서 온 고판화와 관련 자료를 4000여 점이나 소장하고 있다. 사진=구완회 제공

 

아이와 함께라면 판화 체험도 빼놓을 수 없다. 호랑이 그림을 새긴 원판에 붓으로 먹을 바르고 종이를 덮은 뒤 바렌(판화용 문지르개)으로 문지르면 판화가 완성된다. 기본 판화 체험은 관람료만 내면 할 수 있는데, 별도로 비용을 내면 더 많은 판화 체험도 가능하다. 고판화박물관과 이웃한 숲속판화학교에서 목판 제작, 전통 책 만들기, 능화판(다양한 문양을 새긴 목판) 문양 찍기 등 여러 가지 판화 체험을 진행한다.​

 

고판화박물관에서는 판화 체험도 할 수 있다. 기본 판화 체험은 관람료만 내면 된다. 사진=구완회 제공

 

#100여 년 전 근대 문화유산 산책, 용소막성당

 

고판화박물관에서 가까운 용소막성당은 1915년에 세운 근대 문화유산이다. 강원도에서 가장 오래된 횡성 풍수원성당의 전교회장이던 최석완이 공소(본당에 딸린 작은 성당)로 초가집을 지었는데, 나중에 독립 성당이 되면서 붉은 벽돌 건물로 다시 지었단다. 일제강점기 말에는 일본이 성당의 종까지 공출을 요구해 수난을 겪었으나, 지금도 옛 모습 그대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본당 건물 주위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다섯 그루가 성당을 수호하듯 늘어서 있다. 성당 뒤편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가면 아담한 사제관이 있고, 그 옆에는 용소막성당 출신으로 가톨릭과 개신교가 함께한 공동번역 성경 작업에 참여했던 선종완 신부의 동상과 유물관이 보인다. 

 

용소막성당이 자리 잡은 용소막 마을은 풍수지리상 용의 형상을 닮아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지금 성당이 있는 곳은 용의 발부분에 해당하며 뒤로 보이는 산은 용 머리 형상이란다. 풍수지리까지는 몰라도 아늑한 마을에 뾰족 지붕 성당이 포근히 안겨 있는 느낌이다. 성당 앞을 흐르는 주포천 너머로 멀리 보이는 감악산 풍경 또한 그림이다. 

 

<여행정보>


강원감영

△주소: 원주시 원일로 77

△문의: 033-737-4767

△이용시간: 09:00~22:00, 연중무휴

 

고판화박물관

△주소: 원주시 신림면 물안길 62

△문의: 033-761-7885

△이용시간: 10:00~18:00, 월요일 휴관

 

용소막성당

△주소: 원주시 신림면 구학산로 1857

△문의: 033-763-2343

△이용시간: 상시, 연중무휴(성당 내부는 관람불가)

 

필자 구완회는 대학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여성중앙’, ‘프라이데이’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랜덤하우스코리아 여행출판팀장으로 ‘세계를 간다’, ‘100배 즐기기’ 등의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를 총괄했다. 지금은 두 아이를 키우며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역사와 여행 이야기를 쓰고 있다.​​​​​​​​​​​​​​​​​​​​​​​​​​

구완회 여행작가 writer@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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