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전체메뉴
HOME > Target@Biz > 이슈

윤석열 정부 '공공기관 밀착관리' 예고에 기관들 혁신안 마련 '끙끙'

정부 개선안에 넣을 자구책 정리…1인당 근무 면적·성과급 등 문제 드러나지 않게 '저자세'

2022.07.04(Mon) 13:59:01

[비즈한국] 한국전력, 코레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 윤석열 정부가 재무 상태를 문제 삼은 14개 공기업들 중 일부다.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재무위험기관’을 선정하고 공공기관 혁신을 추진 중이다. 호화청사 및 과다한 인력·성과금·복리후생 등에 대한 개선안을 손봐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각 기관에 내려보냈다. 

 

금융공기업들도 비상이 걸렸다. 다른 공공기관들에 비해 재정 상황이 나쁘지는 않지만, 직원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곳들도 다수인 탓에 눈치를 보고 있다. 기관마다 1인당 평균 사무공간 확인 등 윤석열 정부발(發) 공공기관 개혁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을 마련하고 혁신을 추진하면서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들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1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공공기관 혁신을 천명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370여 공공기관들, 운영실태 전반 조사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이달 중하순 공공기관 효율화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한 신호탄으로 한전과 발전 5사, 코레일, LH 등 재무 상태가 엉망인 14개 공기업을 ‘재무위험기관’으로 선정하고 밀착관리를 예고했다.

 

한전의 경우 고유가 흐름이 지속되면서 지난해에만 5조 9000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LH는 부동산 경기 호황 덕분에 당기순이익은 기록했지만, 대규모 사업 추진에 따른 부채 증가로 인해 금리 인상 등 향후 여건 변화에 취약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정부는 공공기관마다 불필요한 기능 및 부처가 있는지, 과다한 인력 채용이나 복리후생이 과다한 부분을 찾아내 손을 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취임 직후 예정된 흐름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열다섯 번째 과제가 공공기관 혁신이었다. “공공기관을 효율화하고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설명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말 열린 국무회의에서 “과하게 넓은 사무공간을 축소하고 호화로운 청사도 과감하게 매각하고 임대로 돌려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며 공공기관의 불필요한 자산 매각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지시 이후 370여 곳의 공공기관 모두가 발빠르게 운영 실태 전반 조사에 나섰다. 8월 초쯤 공공기관 관리체계 개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데, 이에 포함시키기 위한 자구책을 기관마다 정리 중인 것이다.

 

#금융공기업도 불똥 튈까 걱정 

 

수익성(실적)은 다른 공공기관에 비해 건전하지만, 1인당 연봉 및 근무 환경이 좋은 편에 속하는 금융 공기업들도 분위기를 살피느라 여념이 없다. 지난해 일반정규직 평균 연봉이 1억 원이 넘는 공공기관 20곳 중에 한국투자공사(1억 1592만 원), 한국산업은행(1억 1370만 원), 중소기업은행(1억 772만 원), 한국수출입은행(1억 523만 원) 등 4곳이 이름을 올렸다.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초봉이 5200만 원 수준으로 다른 공공기관들과 비교했을 때 최고 수준이다. 

 

직원들뿐만 아니라 기관장 연봉도 상당하다. 한국산업은행·중소기업은행·한국투자공사 3곳의 기관장 연봉은 4억 원이 넘는다. 장관급 공무원이 연간 받는 1억 3000여 만 원보다 3배, 대통령 연봉 2억 3000여 만 원보다 1.5배 많다. 

 

정부가 재무 상태를 문제 삼은 한국전력. 사진=한국전력 페이스북

 

금융공기업들도 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공공기관 청사와 보유자산에 대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기관 규모에 비해 청사가 과도한 수준은 아닌지, 토지·건물 등 자산 규모가 어떻게 되는지, 복리후생 및 성과급 여부 등을 파악해 혁신안을 만드는 중이다. 특히 1인당 근무 사무면적 등을 파악해 호화청사 논란을 해결하는 ‘효율성 재고 방안’도 고심 중이라는 후문이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공기업 관계자는 “다른 기관들과 비교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어떻게 효율성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검토 중”이라며 “정부 기조에 맞춰 각 조직마다 개혁안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직원들 사이에선 급여 및 복리후생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금융공기업 재직자는 “다른 금융 기업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봐줘야 하는 부분도 있는데, 단순히 국민 눈높이로만 접근하게 되면 뛰어난 인재들이 오려고 하겠냐”며 “벌써부터 전문 자격증이 있는 회계사나 변호사들이 대거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 재정 상태가 양호하지만 급여나 복리후생을 정부가 문제 삼으면 직원들 사기가 많이 떨어질 것”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차해인 저널리스트

writer@bizhankook.com

[핫클릭]

· [단독] 한국은행, 무보증금 특혜 논란 직원 임차사택 제도 '찔금' 손질 왜?
· 대통령은 중소·벤처기업 강조, 공공금융기관은 안정성 위주 지원 '엇박자'
· 물가 오르는데 전기료만 그대로…한전, 사상 최대 적자와 민영화 논란 뜯어보기
· '민영화 논란' 속 공공기관 수 줄어들까
· '文 장학생' 낙제할까…6월 경영평가 발표 앞두고 공공기관들 긴장


<저작권자 ⓒ 비즈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